합천 쪽으로 나들이를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자주 봤던 옛집이 있었어요.
33번 국도 옆에 있는 건물인데 스쳐 지나가면서 봐도 정말 아름답고 멋스러운 집이었지요. 몇 번이고 그냥 지나쳤는데 꼭 한 번 가보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아예 작정을 하고 찾아가기로 했답니다.
합천군 대양면 양산리 573번지가 정확한 주소랍니다. 저도 지도를 보고 찾은 거랍니다. 신거 마을회관 옆 빈 터에다가 차를 대놓고 걸어서 갑니다. 저 앞에 보이는 굴다리를 지나가서 오른쪽으로 돌면 된답니다. 저 굴다리 위가 바로 33번 국도입니다.
굴다리를 지나 모퉁이를 돌자 바로 이런 모습이랍니다. 우와~! 딱 봐도 참 멋지네요.
앗! 여기도 육우정이다!
앞에 서서 보니 찻길에서 내다보던 모습 보다도 훨씬 더 멋스럽고 아름다운 건물입니다.
ㄱ자형 건물이네요. 앞쪽에는 기둥을 놓고 그 위에다가 누마루로 되어있어 더욱 멋집니다. 처마는 위로 치켜올라 가 있어 참 아름답습니다.
담장이 없이 탁 트여있는 집이라 어느 쪽으로 들어가도 상관없지만 출입문으로 들어갑니다.
앗~! 여기도 <육우정>입니다.
얼마 앞서 소개한 합천 묘산 마을에서 본 서당이 바로 <육우당>이었지요. 여섯 형제들의 우애를 기리는 곳이라 했는데 그렇다면 여기도? 아니면 여기는 여섯 동무들인가?
육우당 이야기는 맨 아래에다가 링크를 걸어놓을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어디에서도 이 건물이 어떤 곳인지 알려주는 안내판이 없어서 전혀 모르겠더군요.
육우정 옆으로도 가봤어요. 쪽마루를 덧대어 놓고 여기로도 드나들 수 있도록 했네요.
뒤쪽에는 벽장이 바깥으로 튀어나오도록 만들었네요.
육우정 대청에 올라갔는데 어머나~! 웬 센서등이?
옛집과는 정말 안 어울리지만 재밌군요.
육우정에도 현판이 무척 많았답니다.
[육우정기 六友亭記], [육우정이건기 六友亭移建記], [육우정이건상량문 六友亭移建上樑文], [육우정명 六友亭銘], [근차육우정원운謹次六友亭原韻], [육우정이건운 六友亭移建韻], [차육우정원운 次六友亭原韻], [존경실 尊敬室] 이렇게 현판만 여덟 개더군요.
그런데 현판 이름을 보니, 아마도 육우정이 그 옛날에는 여기에 있었던 게 아닌 가 봅니다. 이건(移建)을 했다는 기록을 남긴 걸 봐서 말이에요.
벽에 그린 낙서
누가 그린 걸까?
육우정 바로 앞으로 저렇게나 큰 길이 났으니 쉴 새 없이 차들이 지나가는데 엄청 시끄럽더군요.
기둥마다 주련이 다 걸려있어요.
마치 날개를 펼친 큰 봉황처럼 보이지 않나요? 참 예쁘게 지은 집입니다.
집만 따로 따내어봤는데 진짜 멋스럽네요.
육우정이 매우 아름답고 예쁜 집인데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답니다. 바로 지붕 처마 밑으로 함석을 덧대었더군요. 저 방법 말고도 있었을 텐데 무척 아쉬운 부분이었답니다.
청송 심씨 묘원 <육우원>
육우정 바로 위에는 이런 빗돌이 나란히 있더군요. 가만히 살펴보니, '청송 심씨' 문중의 묘원이더군요. 그렇다면 육우정도 틀림없이 청송 심씨 문중과 관련되어 있겠군요.
청송 심씨 묘원에는 굉장히 많은 묘표석이 있더군요.
또 한쪽에는 19세손과 20세손의 묘표석이 따로 있는데 19세손이 1710년에 태어나서 1771년에 돌아가신 분이더군요.
한 문중의 묘원을 따로 만들고 이렇게 모신 것을 보니 놀랍네요.
그리고 이 묘원을 <육우원>이라고 하네요. 소나무를 심어놓았는데 그 앞에다가 쓴 글이 말해주는군요.
육우원에서 본 육우정
나중에 집에 돌아와서 이 육우정(六友亭) 자료들을 찾아봤는데 거의 없더군요. 겨우 하나 찾아냈는데 그걸로 알 수 있었답니다.
합천군 대양면 덕정리 마을에 살던 청송 심씨인 심동호(沈東灝), 동찬(東燦), 동현(東顯), 동즙(東楫), 동주(東柱), 동립(東立) 여섯 형제가 학문을 익히던 곳이라고 합니다.
1811년 2월에 세웠으며 ‘ㄱ’ 자형 정각으로 정면 3칸, 옆면 2칸인 옛집입니다. 여러 번 고쳐 지었고 1980년대에 중수를 하였다고 하네요. 문화재로 지정된 건물은 아닙니다.
역시 생각대로였네요. 여섯 형제가 매우 우애 있게 지내며 학문을 배우던 곳이었네요. 지금은 재실로 쓰는 듯합니다.
오늘은 나들이길에 오가며 눈여겨봤던 곳!
합천군 대양면 양산리에 있는 <육우정>과 청송 심씨 묘원인 <육우원>을 구경했습니다. 오가며 무척이나 궁금했던 곳인데 와서 보니, 정말 오길 잘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참 예쁘고 아름다운 집이었답니다.
합천에 있는 또 다른 여섯 형제의 우애가 깃든 집 <합천 육우당>도 함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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