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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과 나들이

3대가 덕을 쌓은 게 틀림없다고요? 사성암 운해를 만났으니까요!<구례 사성암>

by 한빛(hanbit) 2022. 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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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성암 구름바다

구례 연곡사 이야기를 쓰다 보니, 오래 앞서 구례 여행 때 정말 진귀한 풍경을 봤던 생각이 납니다. 그래서 오늘은 구례 이야기 한 꼭지 더 소개합니다. 오산 꼭대기에 있는 명승 제111호인 <구례 사성암>입니다. 제가 다녀왔을 때엔 문화재자료 제33호였지요.

 

2013년 사성암 가는 길은 한창 공사중!

2013년 추석 연휴였던 9월에 처음으로 구례 땅을 밟았지요. 그때 사성암 가는 길은 이렇게 한창 공사 중이었답니다. 택시를 타고 올라갔지요. 올라가는 길이 그리 만만치는 않았던 기억이 납니다.

사성암 유리광전(2013)

사성암은 절벽에 기댄채 잘 어우러지도록 지은 절집입니다. 그 풍경이 매우 신비롭고 아름다웠지요. 누군가는 그러더군요.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곳'이라고요. 이런 곳을 구경했다는 것만으로도 참 행복한 일이지요.

구례 사성암도 앞서 소개했던 <연곡사>와 마찬가지로 연기조사가 세운 절집이라고 합니다. 이름난 고승인 원효, 도선국사, 진각, 의상 스님, 이렇게 네 분이 여기서 수도했다고 해서 '사성암(四聖庵)'이라고 한답니다. 그 이전에는 오산(鰲山) 꼭대기에 있다고 해서 '오산암(鰲山庵)'이라고 했었다고 하네요.

 

지금 현재(2022년 1월)는 아마도 조금씩 달라진 모습이 많이 있을 겁니다. 그때만해도 그리 널리 알려지지 않은 곳이었거든요. 하지만 오늘 저는 오래 앞서 갔던 그날, 구례 사람도 잘 보기 힘들었다는 아주 멋진 풍경을 함께 나누려고 합니다. 당시 구례 여행 때 우연히 타게 된 택시 기사님이 훗날 제가 쓴 기사를 보고 저한테 이렇게 말하더군요.

 

"구례에서 꽤 오랫동안 살았는데 저도 아직 못본 풍경을 보셨으니 3대가 덕을 쌓은 게 틀림없습니다."

 

라고요. 이쯤되면 어떤 풍경인지 궁금하지 않으세요.

바로 구례 사성암에서 만난 '운해'입니다.

발아래 온통 구름바다가 펼쳐집니다.

가까이 보이는 나무들과 산등성이를 빼고 온통 구름에 휩싸여있네요. 정말 아름답지 않나요?

사성암(四聖庵) 글자를 지붕에다가 썼네요.

사성암 아래쪽에는 섬진강이 흐르고 있답니다. 이 운해는 바로 섬진강이 만들어낸 작품이지요. 전날 한낮에 따뜻한 공기가 밤 사이에 기온이 내려가면 안개가 피어오릅니다.

그야말로 날씨와 온도, 그리고 강이 만들어낸 작품이지요.

사성암 유리광전

사성암은 약사유리광여래불을 모시는 절집입니다. 흔히 약사여래불이라고 하지요.

 

'약사여래'는 중생의 모든 질병을 치료해주고, 여러 고통을 없애주는 동방 유리광 세계의 부처님이라고 합니다.

유리광전 앞에 운해를 등지고 서서~

참 멋진 풍경입니다. 언제 또 이런 풍경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볼까요? 하하하!!!

배롱나무꽃도 구름바다를 배경삼아 더욱 예쁘네요.

오오~ 역시!

사진가들은 정말 부지런하지요? 이분들이 실제로 이 신비로운 '사성암 운해'를 널리 알린 사람들이지요. 새벽부터 올라와서 운해가 피어오르기를 기다리고 있었답니다.

켜켜이 쌓은 기왓장 사잇구멍으로 봐도 멋진 배경이 되네요.

많은 사람의 간절한 소망이 담긴 기왓장도 풍경이 되고.

 

그 소원을 하나 하나 읽는 이도 작은 소원 하나 빌어봅니다.

온통 구름바다에 갇혔던 세상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하네요.

온통 하얗기만 하던 세상이 다리도 보이고 섬진강도 보이고 논밭도 보입니다.

저 멀리 구례 읍내도 보이네요.

안개구름이 걷히자 세상이 드러나며 사성암에서 보는 풍경들이 매우 멋지네요.

이 아름다운 섬진강이 그 많은 안개구름을 만들었네요. 역시 강은 섬진강이 무척 아름답더라고요. 사실 이때부터 섬진강에 홀딱 반했답니다.

한창 가을이 익어가는 들판입니다.

안개구름이 걷히고도 한참 동안 섬진강과 그 둘레 풍경들을 구경하고 다시 내려갑니다.

 

부처님 얼굴도 찾고 떠난 남편을 기다리며 소원을 빌던 아내의 사연도...

 

오산 사성암 둘레엔 이렇게 큰 바위들이 많습니다.

또 바위가 만들어낸 작품도 많지요.

이 바위는 산왕전에 이마를 기댄 채 서있는데 자세히 보세요 누군가 닮지 않았나요?

네. 맞습니다. 부처님 얼굴이랍니다.

사성암 소원바위 옆에는 청동으로 만든 판이 있어요.

자세히 살펴보면 사성암 유리광전을 조각한 것도 보이고요. 부처님도 보이네요. 또 그 아래로는 연꽃과 연잎도 보여요. 맨 밑에는 뗏목을 타고 노를 젓는 사내와 오른쪽엔 소원을 비는 여인이 있습니다.

섬진강에 뗏목을 띄워 하동 쪽으로 내려갔던 남편이 돌아오지 않자 여기 사성암 소원바위에 올라 날마다 기도를 드리는 아내의 슬픈 사연이 깃든 전설을 조각해놓은 것이랍니다. 

소원바위 앞에는 나무토막으로 만든 소원지가 있어요. 이것도 매우 남다르더군요.

유리광전은 지금 사진으로 봐도 참 멋스러운 전각입니다. 이 법당 안에는 작은 불상 네 개가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굉장히 소박하지요. 대신에 법당 안쪽 바위벽에 마애여래입상이 서 있습니다. 원효대사가 손톱으로 새겼다는 전설도 있는데 바로 이 마애여래입상이 사성암 유리광전의 본존불이더군요. 이때에도 저희는 법당 안쪽 사진은 찍지 않았더라고요.

 

'부처님은 사진 찍는 것을 싫어하신답니다'

 

라는 글귀를 많이 봐왔답니다. 절집 구경을 할 때에도 지켜야 할 건 마땅히 지켜야하니까요. 그 옛날에도 그랬고 지금도 절집 구경하는 걸 무척 좋아하지만 법당 안쪽 사진은 단 한 장도 찍지 않는답니다. 다만 허락을 받았을 때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찍기도 합니다.
 

층층이 날개를 편 큰 새 같기도 하네요. 매우 아름답습니다.

절집 구경을 마치고 내려왔어요. 우리가 내려왔던 길도 매우 남다르지요? 크고 작은 수없이 많은 돌로 담장을 쌓아 둘렀네요. 그 길로 스님 한 분이 내려오시네요.

스님 뒷모습을 한참 동안 바라봤습니다.

사성암 강아지들

사성암에서 가장 처음 봤던 건 바로 이 녀석들이었어요. 한 녀석은 중요한 곳마다 따라다니며 마치 길잡이라도 되는 양 있더라고요. 지금도 이 아이들이 있을까 모르겠네요. 처음엔 큰 개들이라서 무척 겁도 났었거든요. 하하하

 

오늘은 구례 이야기를 하면서 오산 사성암 이야기를 들려드렸는데요. 많은 이야기와 볼거리들이 있는 절집이지만 무엇보다도 저한테 3대가 덕을 쌓았다고 덕담을 들을 만큼 운이 좋았던, 그래서 그 아름답고 신비로운 '사성암 운해' 풍경을 여러분과 함께 나누려고 이 글을 썼네요.^^ 

 

★ 사성암에 올라 이 멋진 운해를 만났을 때 찍은 영상도 함께 소개합니다. ★

 

https://youtu.be/UOdZgH-mz6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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