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산군 연풍면에 있는 풍락헌은 옛 연풍현의 동헌이랍니다.
조선시대 관아의 건물이지요.
원래는 연풍 순교성지 안에 있는 향청이 있던 곳에 함께 있었답니다.
연풍이 옛날에는 제법 큰 마을이었나 봅니다.
연풍현이 있었으니까요.
연풍 동헌은 향청이 있던 이 자리에 있다가 1766년(영조 42)에 현감 이덕부가 남쪽으로 옮겨서 새로 짓고 풍락헌(豊樂軒)이라고 이름 지었다고 합니다.
지금은 연풍초등학교 안에 바로 이 풍락헌이 있습니다.
1972년에 여기로 옮겼다고 하네요.
[연풍 풍락헌과 연풍 현감 단원 김홍도]
그런데 이 연풍현과 단원 김홍도가 관련이 있다고 하네요.
단원 김홍도는 잘 아는 대로 풍속화에 능한 화가입니다.
또 왕의 어진을 그리기도 했지요.
영조와 정조의 어진을 그린 분인데, 그 공을 높이 사서 중인 신분인데도 연풍현에 현감으로 보냈다고 합니다.
1791년에 연풍현감으로 발령받아 3년 동안 지낸 곳이 바로 여기 괴산군 연풍이었답니다.
그래서 이 풍락헌이 단원 김홍도와 관련이 있는 건물이지요.
풍락헌은 겹처마로 된 팔작지붕 건물인데 윗 처마에 드문드문 단청이 빠진 게 좀 남다르네요.
한 때 연풍 현감으로 지내던 김홍도가 틈나는 대로 그림을 그렸는데,
연풍에 사는 한 노인이 수시로 와서 잘못 그린 그림이라서 버리려고 하는 걸 꼭 받아서 갔다고 합니다.
파지가 된 그림을 가지고 간 노인은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문종이가 귀하던 시절이라서 가져가서 자기 집 문짝에다가 붙였다고 해요.
그러니까 김홍도의 습작 종이를 가져다가 문짝에 계속 덧붙이곤 했다네요.
훗날 골동품상들이 연풍에 와서 새 문짝을 주고 헌 문짝을 떼어갔다는 일화도 있다고 하네요.
재미난 이야기입니다.
풍락헌은 정면 5칸, 옆면 3칸짜리 팔작지붕 건물입니다.
옛 풍락헌은 1912년에 문을 연 <연풍보통학교>의 교실로도 쓰였다고 하네요.
그러고 보니, 여기 연풍초등학교도 꽤 오랜 역사가 깃든 곳이네요.
100년 역사가 결코 짧은 세월이 아니지요.
풍락헌 바로 옆에는 100주년을 기념하여 학교의 역사와 시대상을 모아서 타임캡슐을 묻었다고 합니다.
2108 년에 개봉을 한다는데 앞으로 87년 뒤네요. 하하하!
아 참, 이 글을 쓰다가 알게된 일인데요.
연풍면사무소의 새 청사를 짓는데 단원 김홍도가 현감으로 지냈던 것을 기리면서 한옥으로 된 청사를 짓는다고 합니다.
또 '김홍도길'을 만들고 '김홍도 기념비'도 세울 예정이랍니다.
이렇게 연풍면을 단원 김홍도와 연결해서 여러 가지 콘텐츠를 개발 중에 있다고 합니다.
이다음에 연풍에 다시 가면 더욱 볼거리가 많은 곳이 되겠군요. ^^
향청과 옛 동헌이 있던 곳 연풍 순교성지입니다.
여기는 얼마 앞서 따로 소개를 했었지요.
글은 아래 남겨놓을게요.
https://sunnyhanbit.tistory.com/109
[괴산 연풍 순교성지와 연풍 향청] 연풍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보이는 십자가! 가슴이 먹먹했다!
괴산군 연풍면에 들어갈 때면, 언제나 가장 먼저 보이는 게 있었지요. 바로 십자가였습니다. 연풍 IC에서 빠져나오는 램프구간에서도 그 십자가가 보인답니다. 바로 위 사진에 보이는 십자가입
sunnyhanbit.tistory.com
아, 그리고 연풍 순교성지와 연풍 향청, 그리고 연풍 동헌이었던 풍락헌이 있는 곳에서 5 분 거리에 있는 <연풍향교>도 있습니다.
혹시 이쪽으로 여행 가실 분들은 묶어서 둘러보면 좋을 겁니다.
연풍 향교 이야기는 따로 쓴 게 있는데, 그 글도 남겨 봅니다.
https://redsky77.tistory.com/29
[괴산 연풍향교] 동재와 서재가 어느 쪽인지 아세요?
괴산 연풍향교입니다. 저 앞에 보이는 건물이 명륜당 뒷모습이고요. 양쪽 옆으로는 동재와 서재가 있습니다. 그런데 동재와 서재를 구경할 때 정확하게 어느 쪽에 있는 건물인지 구분하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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