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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문화재 이야기

해마다 탑신제를 지내고 윤년마다 한 번씩 장승과 솟대를 깎는 마을 [옥천 청마리 제신탑]

by 한빛(hanbit) 2021. 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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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 청마리 제신탑 장승들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마을에는 아주 남다른 민속신앙이 있답니다.

바로 마을의 풍년과 안녕을 기원하는 제신탑이 있는 곳이지요.

해마다 정월 대보름날이면 돌탑 제단에서 제를 지내고 4년에 한 번씩 솟대를 새로 깎고 또 장승까지 새로 깎아서 만들어 세운답니다.

 

이승복 어린이 상

지금은 폐교가 된 옛 청마 초등학교 앞에 제단을 쌓아놓았습니다.

몇 가지 조형물이 있는데요.

옛날 학교마다 세웠다는 이승복 어린이 동상이 있네요.

충효원이라고 쓴 걸까요?

오랜 세월 때문에 글자가 희미합니다.

효자 정재수 어린이 동상

이 동상은 효자 정재수 어린이 동상입니다.

정재수는 경북 상주 화서면에 살던 어린이인데,

10살 어린 나이에 추운 한겨울 아버지를 구하려다가 숨진 효자랍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효자 정재수 이야기도 한 번 다뤄보렵니다. 

 

아, 예전에 제가 오마이 뉴스 기사로 소개한 정재수 이야기가 있네요.

아래 글을 참고하세요.

효자 정재수 이야기를 2편에 걸쳐 기사로 썼답니다.

 

http://bit.ly/4BBpI5

 

저 어린 것이 그 추운 날 얼마나 힘들었을까?

[두 바퀴에 싣고 온 이야기보따리 71] 효자 정재수가 오르다 숨진 마루목재에서

www.ohmynews.com

http://bit.ly/3jSEPc

 

고개를 넘을 때마다 비가 내리던 까닭을 알았어요

[두 바퀴에 싣고 온 이야기보따리 72] 효자 정재수 이야기②

www.ohmynews.com

효자 정재수

그때 자전거를 타고 효자 정재수가 걸어갔던 그 길을 하나하나 찾아다니면서 고개를 몇 개나 넘어서 다니며 겪은 이야기를 기사로 썼던 기억이 납니다.

그 고개들을 넘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져서 울기도 했던 기억이 새롭게 떠오르네요.

옥천 청마리 제신탑
이승복 어린이 동상 뒷모습

오랜 세월을 켜켜이이고 있는 동상이네요.

동상에 이끼도 낀듯합니다.

청마 초등학교 플라타너스 나무

학부형들이 세운 빗돌

이 빗돌의 글귀를 읽고 참 뭉클하더군요.

사진에는 잘 안 보이는데, 제가 옮겨볼게요.

문화의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이 땅에
문화의 터전을 마련해주신 그 높으신
공은 영원히 빛나리라
서기 1968년 학부형 일동

1968년에 학부형들이 세운 빗돌인 가 봅니다.

청마 초등학교는 1941년 5월 1일에 개교하여 1988년 3월 1일 폐교되었다.

그 뒤로는 동이 초등학교 청마 분교로 있다가 1994년에 폐교되었다고 합니다.

마을 들머리에 있는 창고 같은데,

농악을 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그렸네요.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는 탑신제>

청마리 제신탑 충북 민속문화재 제1호

돌탑을 크게 세웠습니다.

아주 오래된 게 한눈에 보이지요?

돌탑 꼭대기에 뾰족하게 돌 하나를 세웠네요.

탑신제를 할 때,

농악을 하면서 이 탑을 돌기도 한다고 하네요.

질병과 악귀를 쫓기도 하는 의식의 하나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집집이 돌면서 액운을 쫓으며 풍악을 울리기도 합니다.

 

이 청마리 제신탑은 그 옛날 마한 시대 때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라고 합니다.

 

청마리 마을 이름을 '말티'라고도 한답니다.

말티를 한자로 쓰면 말마(馬) 고개 치(峙 티) 자로 씁니다.

그런데 이게 말고개라는 뜻이 동물 말이 아니라고 하네요.

바로 '크다'라는 뜻이랍니다.

예부터 말바우, 말목, 이런 지명들은 '크다'라는 뜻을 말한답니다.

 

이 마을에 말티 고개가 있다고 합니다. 큰 재가 있다는 것이지요.

1971년에 세운 마티교 빗돌

혹시 여기에 다리가 있었을까요?

그건 잘 모르겠네요.

마티경주최 씨 세거 지지

 

이 마을은 경주 최 씨 세거지라고 합니다.

 

<4년마다 윤달이 들어있는 윤년이 오면 장승과 솟대를 깎는다>

 

청마리 제신탑 솟대

해마다 탑신제를 드리기도 하지만,

또 4년마다 돌아오는 윤달이 드는 해에는 꼭 솟대와 장승을 새로 깎아서 세운다고 합니다.

이 솟대를 장대라고도 하고 짐대라고도 한다네요.

청마리 말티 장승 지하여장군

제신탑이 있는 데서 마을 쪽으로 조금만 올라가면 이렇게 장승이 나온답니다.

장승 두 개가 서로 마주 보고 있습니다.

청마리 말티 천하대장군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두 개가 서로 마주보고 있습니다.

이 장승을 깎을 때에도 제주로 뽑힌 사람이 신목을 정해준다고 합니다.

그 옛날에는 무당이 정해줬다는 기록도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새로 장승을 깎아서 세운 뒤에는 이렇게 헌 장승을 길목에다가 그냥 눕혀둔다고 합니다.

벌써 오래되어 보이는 헌 장승들이 나란히 누워있습니다.

헌 장승에 낀 이끼를 보니 그야말로 세월이 덕지덕지 붙어있네요.

장승 모양도 참 정교한 얼굴이네요.

먹으로 그림을 그려 넣기도 한답니다.

청마리 마을 들머리

마을 들머리에는 청마리 제신탑과 청마리 말티 마을의 유래비

그리고 경주 최 씨 세거지비와 함께 장승들이 서 있답니다.

마을 창고에 그린 그림이 참 예쁘네요.

 

아, 이 글을 쓰면서 갑자기 든 생각인데요.

여기에다가 해마다 열리는 탑신제 풍경을 그려 넣어도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은 옥천군 동이면 청마리 마을에 있는 <청마리 제신탑>을 둘러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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