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최초의 사설 의료기관인 병원이 상주 청리에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놀랍습니다.
아주 작은 마을인데 이곳에 그런 병원이 있었다는 게 신기하더군요.
상주시 청리면 율리 마을에 있는 <존애원>이 바로 조선시대 옛 병원이랍니다.
경상북도 기념물 제89호랍니다.
임진왜란으로 질병에 시달리는 백성들을 살리기 위한 주민자치 의료기관
상주는 임진왜란 때 큰 전투를 많이 치른 곳이지요.
북천 전투에서 의병들과 상주 주민들이 무려 800 명이 전사를 했답니다.
오랜 전쟁은 이곳 주민들한테도 말할 것도 없이 거의 지옥 같은 삶이었지요.
1598년에 임진왜란이 끝나고 그 다음해에 세워진 곳이랍니다.
존애원을 세우게 된 까닭이 바로 임진왜란 때문이었어요.
오랜 전쟁 때문에 지역민들이 온갖 질병에 시달릴 수밖에 없었지요.
하지만 나라에서 베푸는 의술과 의료 혜택이 이런 시골마을까지 돌아올 리가 없었지요.
이런 사정을 딱하게 여긴 이들이 있었답니다.
'낙사계'를 조직하여서 전쟁 후 지역의 질서를 바로잡으려고 했던 마을 분들이지요.
이 분들이 스스로 마을 주민들과 양반들의 협조를 받아서 만든 곳이 바로 <존애원>이랍니다.
주민의 병을 치료하기 위하여 정죽 성람, 정경세(鄭經世), 창석 이준(李埈), 김각(金覺) 등이 중심이 되어 13개 문중이 계를 모아 세우고 운영한 조선시대 최초의 사설 의료기관이 여기 청리에 생긴 것이지요.
우복 정경세 선생이 앞장서서 이 일을 추진하고,
또 율곡 이이 선생의 제자인 청죽 성람 선생이 의술이 있어 주민들을 치료하는 일을 맡아서 하였다고 합니다.
존애원 앞에 있는 절구인데요.
아마도 여기에다가 약재를 빻아서 쓰지 않았을까요?
신분의 높고낮음 없이 의술을 펼친 박애정신
존애원에서는 쌀과 베를 팔아서 중국 약재를 사들였고,
또 우리나라에서 나는 약재들은 존애원 앞에 있는 너른 들판에다가 재배를 해서 썼다고 하네요.
굶주리고 아픈 백성을 돌보는데
신분의 높고낮음이 없이 평등하게 치료를 해주었다고 해요.
그러니 문턱이 닳도록 많은 이들이 찾아왔다고 하지요.
무려 이런 의료기관의 역할이 200 년 가까이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참 놀라운 일이지요?
존애원 뒤뜰이에요.
담벼락과 지붕선이 평행선이에요.
그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무척 예쁘더군요. ^^
치료만 하는 것이 아니라
약재도 처방하고 제조도 해주었답니다.
거의 200 년 동안 의료기관으로 제 할 일을 다 했는데,
더 이상 할 수 없게된 까닭이 바로 어떤 이의 '무고' 때문이었답니다.
나중에 무고라는 게 밝혀지기도 했지만,
그 뒤로는 더 이상 의료시설로 꾸리지 않았지요.
존애원의 의료시설이기도 했지만,
그 뒤에는 서당 역할을 하기도 했고요.
'백수회'라고 해서 해마다 마을 어른들께 음식을 대접하고 잔치를 베풀기도 했답니다.
<존애원>이라 이름을 정한 것은 송나라 정자(程子)의 ‘존심애물(存心愛物, 본심을 지키고 길러 남을 사랑하는 함)’에서 온 말입니다.
그야말로 지위의 높고낮음도 따지지 않고 남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치료를 해주었으니,
그들의 아름다운 삶 이야기는 두고두고 좋은 본보기가 되겠네요.
오늘은 상주시 청리면에 가볼만한 곳으로 조선시대 최초의 사설 의료기관이었던 <존애원>을 소개했습니다.
영상으로 소개한 존애원도 함께 감상하세요~!
상주시 청리에 관한 다른 이야기도 궁금하지 않나요?
https://sunnyhanbit.tistory.com/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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