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빛깔은 어찌 이리도 아름다운가?
봄철은 역시 눈길 닿는 곳마다 참으로 아름답네요.
빛깔 중에 봄철 빛깔을 가장 좋아하지요.
저는 가을철에 오색단풍이 드는 빛깔보다도 봄볕에 풀빛 새순이 막 돋아나온 그 빛깔을 더 좋아한답니다.
봄엔 모든 목숨이 새롭게 깨어나는 때라서 생기가 돋아나니 더욱 그런 마음이 드는가 봐요.
예천 나들이하면서 지금 이때 풍광이 굉장히 아름답겠구나!
하고 찾아간 곳이 있답니다.
사실은 오늘(4월11일) 나들이 계획에는 없던 곳이었답니다.
그런데 오늘 여행 중에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담을 수 있었네요.
구미에서는 진즉에 벚꽃이 지고 없는데,
예천에는 아직도 많이 피어있더군요.
게다가 지난겨울 헐벗었던 고목들이 연둣빛 새순으로 옷을 갈아입고 있네요.
이제 조금만 더 있으면 싱그러운 빛깔들이 세상을 뒤덮겠네요.
예천 병암정, 벚꽃과 왕버들이 반겨주다!
우리가 찾아온 여기는 바로 <병암정>이랍니다.
구한말에 '이유인'이란 분이 세운 정자인데,
고종과 민비의 신임을 많이 받았던 사람이라네요.
이 분이 고향에 내려와서 이곳에 정자를 세우고 고종을 향해 날마다 절을 올리곤 했답니다.
그때는 여기를 <옥소정>이라고 했답니다.
병암정은 둘레에 연못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곳이랍니다.
연못 한가운데에 인공섬이 하나 떠 있습니다.
예전에 왔을 땐, 이 인공섬으로 들어가는 징검다리가 있어서 건너갈 수도 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은 그 징검다리가 안 보이네요.
위 사진 두 장은 지난 2015년 2월에 가서 찍었던 병암정 인공섬 모습이랍니다.
그땐 저렇게 징검다리가 있어서 건너갈 수 있도록 했답니다.
두 번째 사진은 병암정에서 인공섬을 내려다보는 풍경이지요.
저기 멀리 길가에 있는 벚꽃들이 보이나요?
아직도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피어있는 벚꽃이 참 예쁘더군요.
지금 병암정엔 아직도 벚꽃이 피어 있었답니다.
둘레를 넓게 보니,
참으로 멋진 곳이라 느껴지지요?
병암정은 커다란 바위 위에 세운 정자라고 해서 지은 이름인데,
처음 <옥소정>을 세웠던 이유인 선생이 귀양살이를 하다가 죽었다고 합니다.
그 뒤로 예천 권 씨 문중에서 사들였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이름이 바뀌었다고 해요.
예천은 '예천 권 씨'들의 세거지랍니다.
금당실, 초간정, 예천 권 씨 종택 등, 이 문중 사람들의 유적지랍니다.
병암정도 참 아름답고 멋스럽지만,
지금 봄볕에 한창 피어나는 연둣빛들이 무척 예쁘네요.
저기 저 연둣빛깔 옷을 입은 나무는 왕버들이랍니다.
빛깔이 참 예쁘지요?
참 예쁜 빛깔로 옷 입고 있는 나무들이 퍽이나 아름답습니다.
오랜 세월도 느껴지고요.
커다란 바위 위에 우뚝 솟은 병암정
참 멋스럽지요?
벚꽃과 왕버들이 어우러지고
연못엔 꽃눈도 내렸네요.
병암정과 별묘
병암정 오른쪽에는 별묘가 있답니다.
바로 예천 권 씨 사당이지요.
원래는 예천군 용문면 하금곡리에 있던 인산 서원에 있었는데,
서원이 허물어지면서 사당만 여기로 옮겨왔다고 해요.
예천 권 씨인 권맹손, 권오기, 권오복, 권용 선생을 배향하는 사당이랍니다.
별묘에서 나와 이제 병암정으로 갑니다.
앞면 4칸, 옆면 2칸 정자인데,
꽤 깔끔하게 관리하고 있네요.
병암정은 조선 전기의 학자인 수헌 권오복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는 곳으로 쓰였답니다.
또 일제강점기 때에 독립운동가인 권원하 선생이 독립운동의 거점으로 삼았던 곳이기도 하답니다.
병암정에서 내려다보는 인공섬 풍경인데,
실제로 병암정에서는 제대로 안 보인답니다.
담벼락 밑에 있던 돌판을 까치발로 서서 셀카봉을 길게 뻗어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대체로 정자를 지을 때,
마루에서 내려다보면 아래 풍경이 멋지게 펼쳐지도록 짓더군요.
아마도 그 옛날엔 여기 담벼락이 없었을는지도 모르지요.
뒤쪽에도 <병암정> 현판이 걸려 있네요.
아슬아슬~ 낭떠러지 바로 위에서 찍고 있는 울 남편,
조심하세요~~
커다란 노송이 연못 아래를 굽어보고 있네요.
이제 병암정에서 내려옵니다.
이렇게 한 바퀴를 빙 돌아볼 수 있도록 길이 열려 있네요.
진달래 꽃잎이 후드득 떨어져 있습니다.
제 할 일을 다 한 진달래~
꽃 피어 있을 때,
찾아주는 이들이 있었겠지요?
<예천 병암정> 어쩜 이리도 풍광이 아름다울까?
병암정에서 내려오니,
아까 저 앞에서 보았던 연둣빛 왕버들이 기다리고 있었네요.
연못과 함께 어우러져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왕버들 가지가 병암정을 향해 뻗고 있네요.
세월이 느껴지나요?
정말 오랜 세월이 보이네요.
덕지덕지 온갖 풍상을 다 지니고 있는 듯 보이네요.
연못 속 커다란 바위도 오랜 세월을 이고 있는 건 마찬가지네요.
반대쪽에서 보는 연못 풍경도 퍽 아름답네요.
아마도 조금만 늦었더라면,
이 아름다운 풍경을 놓칠 뻔했네요.
올해 보는 마지막 벚꽃 모습이지 싶네요.
연둣빛 싱그런 목숨들이 살아나고 있는 병암정에서 참으로 아름다운 풍경에 사로잡혀 한참 동안 머물다가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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