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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문화재 이야기

[김천 김산향교와 나화랑 생가] 난 왜 시골풍경이 이리 좋을꼬?

by 한빛(hanbit) 2021. 6.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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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슨 함석지붕 집 앞에 노란 금계국이 있어 더욱 예쁜 풍경을 만들었네요.

김천에 있는 김산향교에 갔을 때 본 풍경이랍니다.

예전에는 함석으로 지붕을 얹은 집이 많았지요.

비 오는 날, 마루에 앉아 있으면 양철지붕 위로 투둑 투둑 떨어지는 빗소리가 무척 정겨웠답니다.

김산 향교 높다란 담장 위에 분홍빛 낮달맞이꽃이 많이 피었네요.

아래에서 올려다보는 풍경이 매우 멋스럽네요.

 

향교 명륜당에서 내려다보는 교동 마을 풍경입니다.

향교 옆에 있는 집인데요.

예전에 여기에 왔을 때에도 이집에 꽃을 참 많이 심어놓았구나! 하고 생각했어요.

마당이 있고 예스런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데도 참 아름답지 않나요?

 

전깃줄이 얼키고 설키고

정비 하나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그래도 이런 풍경들이 정겨워서 저는 참 좋네요.

마치 어릴 적 고향 동네 같아서 말이에요.

골목길

국민학교 때 학교를 마치고 집으로 가던 길목 같은 골목길입니다.

이런 골목길로 폴짝폴짝 뛰면서 

 

안녕하세요 또 만났군요

날마다 이 시간에 지나더니

그저께부터 안 지나기에

내 마음이 약간 야릇했죠

 

가수 장미화의 <안녕하세요>란 노래를 많이 부르면서 뛰어 집에 가던 생각이 납니다.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기를 참 좋아했지요.

 

 

내 어릴 적 뛰어다니던 고향집 같은 풍경이라서 더욱 좋은 골목입니다.

아마도 우리가 이런 풍경을 좋아하는 건,

어릴 적 추억이 남아있어 그렇겠지요?

담벼락 위로 올라온 감나무

누구는 어릴 적에 너무 고생을 하며 살아서 되려 이런 풍경은 지긋지긋하다는 이도 있습니다.

하하하~!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하지만,

저 또한 누구보다도 지지리 못살던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희한하게도 이런 풍경이 좋더라고요.

갈림길

옛날엔 이런 길에 자전거를 타고 따르릉따르릉~

하면서 요란하게 벨을 울리며 내려오곤 했지요.

빨간 뱀딸기

뱀딸기를 보면 뱀이 나온다고 

이 근처를 지나가기가 겁이 나고 무서웠지요.

가끔은 빨간 빛깔로 유혹하는 뱀딸기를 하나 뚝 따서 겁내면서도 먹어보기도 했지요.

딸기처럼 달콤하거나 맛있는 맛은 아니었던 걸로 기억해요.

요즘 향교나 서원에 가면 문이 열려 있어 정말 좋아요!

김산 향교는 조선 태조 때 처음 세워진 향교랍니다.

역사는 꽤 오래되었지요.

그러다가 임진왜란 때 무너졌다가 인조 때 다시 세웠다고 합니다.

강당인 명륜당이 앞에 있고,

동재와 서재가 뒤로

그리고 그 뒤엔 사당인 대성전이 있습니다.

명륜당에 서서 보면,

향교 앞 교동 마을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참 시원한 풍경이네요.

명륜당도 꽤 넓지요?

예전에 왔을 때는 여기 향교도 문을 꼭 닫아놨기 때문에 맘껏 구경을 못 했는데

요즘은 문화재청에서 웬만하면 열어놓으라고 한다네요.

대부분 향교나 서원들이 마을 높은 곳에 있기 마련인데,

그렇게 찾아온 방문객들이 문이 잠겨서 그냥 돌아서야 하는 것을 배려해서 그렇게 했다고 하더군요.

진짜 잘하는 일이에요.

실제로 전라도나 경상도 끝까지 내려가서 서원, 향교를 찾아갔는데

문이 잠겨서 만날 담장 너머로 사진 몇 장 찍고 온 게 한두 번이 아니었거든요.

대성전으로 들어가는 내삼문 위로 보이는 하늘이 매우 멋스럽네요.

내삼문 앞에서 내려다본 명륜당이에요.

향교가 꽤나 큰 곳이었답니다.

 

김천 나화랑 생가 가는 길

앵두나무 (5월 중순에 찍은 사진)

여기는 김천시 봉계면에 있는 <나화랑 생가>에 가는 길이랍니다.

길가 담장 너머로 빨갛고 노란 앵두가 열렸어요.

이제 곧 따겠네요.

앵두를 보기만 해도 침이 고이네요.

 

나화랑 선생은 작곡가랍니다.

광복 후에 우리나라 대중가요를 500여 편 작곡한 분이지요.

 

나화랑 선생은 <열아홉 순정>, <늴리리 맘보>, <무너진 사랑탑> 등 생전 500여 편의 가요와 수많은 음반을 남겼답니다.

여기는 문이 닫혀 있고,

집이 허물어지고 있어서 많이 안타까웠답니다.

선생이 1921년에 태어나셨는데,

그 해에 이 집을 지었다고 합니다.

그러니 그 긴 세월을 지내면서 사람이 살지 않는 곳이다 보니,

이렇게 허물어지는 게 마땅하겠지요.

 

마당 한쪽에 네모난 우물이 보이네요.

집안에 우물이 있으면 그 옛날엔 참 편했겠지요?

그러고 보니, 

내 어릴 적에 물통을 양쪽에 매달고 펌프가 있는 언덕까지 올라가서 물을 퍼오던 기억도 떠오르네요.

그땐 집 안에 우물이나 펌프가 있는 집이 무척 부러웠거든요. 

어느 정려각을 구경하러 왔는데,

작은 강아지 한 마리가 죽어라고 짖어대는 통에 얼른 빠져나왔네요.

그래도 이런 풍경마저 정겨운 곳입니다.

담장 너머까지 올라온 장미 덩굴

빨간 장미꽃이 구름과 함께 흘러가는 듯합니다.

이때는 노란 감꽃이 필 때였어요.

저 감꽃도 따서 먹곤 했는데,

또 감꽃으로 꽃목걸이도 만들어서 목에 걸기도 했지요.

담쟁이덩굴

마당에 걸린 솥!

어릴 때는 불 때는 게 그렇게 싫었어요.

매운 연기를 맡아야 하고

나무도 손수 해가지고 와서 불을 때곤 했었지요.

여름에는 밥도 부엌에 있는 아궁이에다가 하지 않고 이렇게 바깥에서 해 먹었답니다.

마을 한쪽에는 어김없이 이런 옛집이 있네요.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는 집이지만

이런 집을 볼 때마다 한참 동안 서서 바라본답니다.

여기는 상주에 있는 옥동서원 옆에 있는 집 뒤뜰이랍니다.

꼭 어릴 때 우리 집 뒤꼍 같아서 오래도록 들여다봤네요.

 

사람은 저마다 추억을 먹고 산다고 하지요?

좋은 추억이든, 그렇지 않든지

시간이 흐르고 세월이 지나면 그것도 다 기억하고 싶은 추억이 되더군요.

 

우리가 이런 풍경을 좋아하는 건 어릴 때부터 내가 다 겪어본 것이라서 그렇지 않을까요?

 

https://youtu.be/lUzEbW_IUT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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