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양꽃빛마을
마을 이름이 참 아름답지 않나요?
해마다 4월 봄철이 되면 하얀 조팝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마을이라서 '하양꽃빛마을'이라고 한답니다.
행정명으로는 금산군 제원면 신안리 화원마을이랍니다.
지난 2009년 4월, 금산에는 <보곡산골마을 산벚꽃 축제>와 <하양꽃빛마을 조팝꽃 축제>을 함께 펼쳤답니다. 산골마을 곳곳마다 예쁜 산벚꽃이 피어나 매우 아름다운 곳이었거든요.
그런데 산벚꽃 축제는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지만 하양꽃빛마을 조팝꽃 축제는 제가 다녀온 그 무렵에 끝이 난 걸로 알고 있답니다.
위 사진은 자전거 동호회 식구들이랑 함께 축제 라이딩을 즐기러 금산에 갔을 때 신안리 하양꽃빛마을에 들어서면서 찍은 사진이랍니다.
지난 10월 27일에 갑자기 그때 축제를 열었던 하양꽃빛마을이 궁금해서 가본 적이 있답니다.
들머리는 크게 달라지지 않은 듯한데 왼쪽에 냇물 길이 좀 달라진 듯도 보입니다. 몇 해 앞서도 한 번 가본 적이 있는데 그때에도 한창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아직 다 안 된 것인지 뭔가 어수선하네요.
또 앞쪽에 건물이 하나 들어서 있어서 저 위 마을 풍경이 한눈에 안 보이네요.
마을의 또다른 이름은 '화골', '확골'이라고도 하던데 과연 꽃이 진짜 많이 피었더군요.
조팝꽃이 한창 필 때라 정말 예쁘고 향기도 무척 좋았답니다.
온 마을이 하얀 조팝꽃으로 뒤덮일 만큼 아름다운 곳이라서 축제까지 열었던 곳인데 우리가 다녀온 뒤로부터 축제가 없어졌다는 소식을 듣기도 했지요.
축제를 열기에는 사실 마을이 좁기도 해서 찾아오는 이들이 많이 불편할 수는 있기는 했지만 그래도 이 좋은 볼거리 축제를 안 한다고 하니 아쉽기도 했지요.
2009년 한창 자전거 MTB를 타고 온 나라 구석구석을 여행하고 다닐 때인데, 이날은 동호회 식구들과 금산 꽃잔치에 왔었지요.
이렇게 흙길로 된 임도도 넘나들고요.
요즘은 시골 마을 농로길에도 적어도 시멘트로 포장이 되어 있답니다. 아스팔트가 깔린 곳도 많고요.
흙길은 정말 눈을 씻고 찾아봐도 안 보이더군요.
힘겹게 높은 곳에 올라와서 왔던 길을 되돌아보면, 저렇게 달려온 길이 보입니다. 이럴 때 진짜 뿌듯하지요.
또 우리는 옛길 사진을 무척 좋아하기도 하지요.
하양꽃빛마을에서 조금만 내려오면 길곡리 마을 '길곡 2교'가 나옵니다.
거기에서부터 또 임도를 따라가면 영동군 양산면 가선리 쪽으로 내려갈 수 있답니다.
가는 길에 보면, 산속 깊은 골짜기에 저렇게 마을을 이루고 사는 곳이 또 있지요.
임도를 따라 제법 가파른 길도 올라갑니다.
맨 뒤에 가는 저 이는 누구일까? 하하하!
신라 마지막 왕인 경순왕이 이 마을에서 멀잖은 천태산 영국사에서 수학할 때 여기 절에도 들렀는데 와서 보니, 정말 마음이 편안해진다 해서 <신안사>라고 이름 지었다는 곳입니다.
지난 2009년에 여기도 들렀는데 그때는 땅이 온통 흙이었지요. 뭔가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모습이기도 했는데 이번에 다시 가보니 아주 멋진 절집이 되었네요.
하양꽃빛마을이 많이 궁금했어요.
지금은 조팝꽃이 피는 철이 아니지만, 그래도 마을 풍경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고 싶었지요.
예전에도 축제를 안 한다는 소식을 듣고 또 한 번 들른 적이 있는데 그때에는 뭔가 마을이 어수선하였답니다.
축제를 했던 장소에는 누군가 터를 닦는 듯 보였고 마을 주민 한 분께 여쭤보니, 어떤 돈 많은 이가 땅을 사들였다는 얘기도 있더라고요.
그래서 마을이 많이 바뀌었을지도 모르겠구나! 하고 생각하며 와봤는데 예나 지금이나 크게 바뀐 건 없어 보이더라고요.
지붕이 낮은 빨간 지붕집이 무척 정겹네요.
아, 그러고 보니 길이 모두 바뀌었군요.
아스팔트가 번듯하게 깔렸습니다.
어라~! 그런데 저건 뭐지?
다리가 무너졌나?
아니면 길이 무너졌나?
세상에나! 이게 어떻게 된 일일까요?
길이 통째로 무너져내려 끊어졌습니다.
새 길이 놓인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한데 이게 무슨 일일까요?
부실공사였을까요?
큰비가 온 것도 아닌데 이상하네요.
아니면, 지난해 온 비에 저렇게 된 걸 그대로 둔 것일까?
많은 생각이 들었지만 누구한테도 물어볼 사람도 하나 없더라고요.
빨간 지붕 집은 암만 봐도 지붕이 낮네요.
마을 구경이라고 해봐야 몇 집 없는 곳이라서 딱히 오래 걸릴 것도 없었답니다.
새로 놓은 길과 또 새 길이 끊어진 것 말고는 크게 달라진 게 없더라고요.
다시 돌아 나와 마을 게시판 앞에 섰습니다.
게시판 모양도 재밌습니다.
환하게 웃는 할매할배 장승이 양쪽에 우뚝 서 있는 모습이네요.
그런데 자세히 보니,
<사유 토지 통행제한 안내> 글이 하나 붙어 있네요.
내용증명까지 보낸 거라며 걸어놓았는데 무슨 일인지는 몰라도 통행금지 안내문까지 붙어있는 걸 보니, 뭔가가 속 시끄러운 일이 있었나 보네요.
마을 이름도 예쁜 하양꽃빛마을에서 어떤 까닭인지는 몰라도 축제는 사라졌지만 아직도 봄철이면 꽃은 많이 피는 거 같더라고요.
내년 봄에는 맘먹고 한 번 가봐야겠네요.
충남 금산군 제원면 화원동길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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