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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과 나들이

돌담마을 샘터에 아낙들의 웃음소리는 떠났지만 <서당골 바가지샘터>[상주시 공성면 장동리]

by 한빛(hanbit) 2024.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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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시 공성면 장동 2리 마을에 들어섭니다.

마을 들머리부터 키큰 느티나무가 우리를 반겨줍니다.

2005년에 300년 된 보호수로 지정되었으니 어느새 320년이 훌쩍 넘었습니다. 나무 밑둥치 우람한 근육들이 그 세월을 말해주네요.

장동리 마을에 처음 들어섰을 때, 굉장히 조용하고 평화롭다는 느낌이 그냥 꽂힙니다.

이 마을에는 남달리 나무가 많더군요. 그것도 모두 엄청 큰 나무들만 있어요. 그 아래에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살피라고 운동기구를 여러 대 마련해 두었네요.

 

서당마 - 옛 용문서당이 있던 마을

이 마을의 또 다른 이름은 <서당마>입니다. 그러니까 서당마을이라는 게지요.

그렇다면 이 마을에는 옛날에 서당이 있던 마을이라는 겁니다.

네. 사실 우리가 여기를 찾아온 것도 바로 그 사라진 서당의 터를 찾으러 왔던 거랍니다.

 

상주 목사 신잠 선생이 세웠다는 18개 서당 가운데 하나인 <용문서당>의 터가 바로 이 마을에 있었다고 해서요.

https://youtu.be/O-2GDv8NWes?si=PX5IC3HjDVdEptDb

 

 

이 마을은 백두대간 웅이산(683.5m) 자락에 자리 잡은 서당마을은 마을 뒷산의 모양이 곰의 귀 모양과 닮아서 이산(耳山), 웅이산(熊耳山)이라 한답니다.

서당을 짓고 '서당마'라고 일컬었다는데 큰 물난리 때에 그만 서당이 무너지고 말았다네요. 그래서 지금은 그 터만 남았다는데...

 

그 터가 바로 우리가 찾아온 옛 용문서당의 터입니다. 

그런데 거기가 어딜까?

어딜 가야 볼 수 있을까?

 

이 이야기는 이다음에 들려드릴게요. ^^

큰 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그 곁에다가 돌담을 쌓았습니다.

장동 2리 마을회관

마을회관을 무척 번듯하게 지었습니다.

이 마을 어르신들이 모여서 지내기에 참 좋겠습니다. 

마을 한가운데에는 은행나무도 있습니다.

이 은행나무도 어느새 300 살이 다 되어가네요. 면나무로 지정되어 관리받고 있답니다.

또 장동리 마을의 남다른 점은 바로 골목골목마다 낮은 돌담으로 울타리를 쳐놓았답니다.

서당이 무너졌던 물난리 때에 수많은 돌무더기가 생겼다고 합니다. 그 돌들을 가지고 돌담을 쌓았다고 하네요. 

그렇지만 돌담 역시 오랜 세월에 무너진 곳이 많았는데 몇 해 앞서 그것 또한 새롭게 고쳐서 이렇게 아름다운 돌담마을로 다시 거듭났다고 합니다.

가는 곳곳마다 집집이 돌담으로 울타리를 만들었답니다.

장동리 서당마 마을 어르신

조용한 마을에 낯선 이들이 와서 둘러보니 마을 어르신 한 분이 나오셨어요.

시집와서 여기에서 줄곧 사셨다는 어른 덕분에 이것저것 마을의 내력과 그에 얽힌 여러 가지 이야기들을 해주셨답니다.

이 돌담을 다시 고쳐 쌓을 때에 자기 집 앞으로 들어오는 곳에 있는 돌담은 집집이그만큼 돈을 냈다고 합니다. 굳이 안 해도 될 일이었지만 그렇게 모두 한마음으로 이렇게 예쁘게 가꾸었다고 합니다.

 

돌담 위 담쟁이덩굴

 

 

우와~! 빨래터다!

온통 돌담으로 둘러싸인 터가 하나 눈에 띕니다.

화강암으로 빨래판을 만들어놓은 걸 보니, 여기가 빨래터였나 봅니다.

굉장히 정겨운 풍경에 내려가서 구경을 합니다.

어머나~! 여기에 샘이 있습니다.

지금도 물이 찰랑거리고 저 안쪽에서 물이 새어 나오는 걸 볼 수 있었답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을 봅니다.

가까이 다가가니 무언가 폴짝 뛰어 날아오르더니 샘 속으로 들어갔어요. 알고 보니, 개구리였습니다. 작은 개구리가 여기저기서 폴짝폴짝 뛰더군요.

요즘은 집집이 수도가 다 들어와 았으니 지금은 쓰이지 않는 샘물인데도 아직도 마르지 않고 물이 솟아나고 있는 걸 보니 퍽이나 신기합니다.

옛날 같으면 정말 아낙들의 웃음소리와 수다가 끊이지 않는 곳이었을 테지요?

 

아까 그 어르신께 나중에 들은 이야기인데, 예전에는 여기가 빨래터가 아니라 샘이었다고 합니다. 바로 '바가지 샘터'였다고 하네요. 두레박이 있는 깊은 우물이 아니라 앉아서 바가지로 물을 뜰 수 있는 샘터인 거지요. 여기에서 퍼낸 물로 먹기도 하고 나물도 씻고 하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집집이 수도가 들어오고 난 뒤에는 이런저런 허드레물로 쓰기도 하고 빨래터로 쓰기도 하곤 했다네요.

정식 명칭은 <서당골 바가지 샘터>입니다.

물이 맑고 맛이 좋은 서당골 샘물은 예로부터 이 물을 마시면 옴과 나병이 낫는다는 전설이 있었다고 합니다. 피부병에 약효가 있는 물이란 말이지요? 우와~!

 

안내판에 있는 글귀가 그 옛날 추억을 불러들이네요. 저도 어릴 때 딱 이런 풍경을 보면서 살았거든요.

 

물동이 이고 가던 엄마의 굽은 허리, 
언 손을 호호 불며 빨래하던 모습이 아련히 떠오르게 하는 추억의 새암이다. 
서당마을의 풍요와 번영을 부르던 새암은
오늘도 이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며 마을을 지키고 있는 영원한 마음의 고향이다.

-서당골 바가지 샘터-

 

제 몸보다 큰 물동이 지게를 지고 용을 쓰며 물을 나르던,

언 손 호호 불며 빨래하던 어린 가시내가 바로 저랍니다. 하하하!

 

 

상주시 공성면 장동리 840 - 서당골 바가지 샘터

이 마을을 다녀온 뒤, <서당골 바가지샘터>와 <미둥천 쌈지공원>을 카카오맵에 요청하여 등록이 되었답니다.

 

 

상주시 공성면 장동리 산 8-1 - 미둥천 쌈지공원

 

이 마을의 또 다른 볼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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