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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국가유산 이야기

[야은 길재 선생의 유적을 찾아서5] 구미 길재 선생 묘소와 땅속에 묻힌 빗돌 두 개

by 한빛(hanbit) 2024. 8.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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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등 틈으로 본 야은 길재 선생 묘소 제단

고려삼은 가운데 한 분이신 야은 길재 선생을 톺아보려 합니다. 
길재 선생은 제가 사는 구미시가 고향인 분이랍니다. 선생은 고려 후기 문신이자 조선 초 성리학자입니다. 
고려가 이성계에 망하자 관직에서 물러나 고향 구미 선산에 내려와 학문을 닦고 제자들을 길러내며 살다 가신 분이지요.   
구미시에는 길재 선생의 유적이 생각보다 많이 있답니다. 
생가 터를 시작으로 지주중류비, 채미정, 길재선생 묘소, 야은영당, 금오서원, 그리고 금산에 있는 청풍서원까지 소개하려고 합니다. 
예전에도 한 번씩 가본 곳이기도 하지만, 이번에 한 달 동안 유튜브(한빛국가유산TV) 영상과 티스토리 글쓰기를 위해 모든 유적에 다시 찾아가서 보고 왔답니다. 앞으로 하나씩 다 소개할까 합니다.  
아, 유튜브 영상은 지난 (7/25일) 오랜 시간 정성들여 편집해서 33분짜리 영상으로 업로드를 했습니다. 이 글 아래에 영상 링크를 해 놓겠습니다. 

길재 선생의 유적을 찾아가는 여행, 이번에는 선생의 묘소가 있는 구미시 오태동으로 갑니다. 

지난번에 소개했던 지주중류비가 있던 곳에서 멀잖은 곳이랍니다. 같은 마을에 있지요.

아, 그런데 여기도 길 공사를 하고 있답니다. 앞으로 묘소 앞으로 길이 많이 달라질 듯하네요.

구미시 오태동 산 9번지입니다.

 

2020년에 네이버 블로그에 선생의 유적을 이번처럼 묶어서 시리즈로 썼던 적이 있습니다. 그때는 카카오맵에 등록된 것이 하나도 없어서 생가 터와 묘소를 등록요청하여 지금은 지도에서도 잘 나온답니다.

청풍재(2020년12월 사진)

무덤 올라가는 길 왼쪽으로는 청풍재가 있습니다. 예전에 길재 선생의 제사를 모시던 재실로 알고 있습니다.  

청풍재 옆으로 난 길로 올라가야 하는데, 헉! 만만치 않습니다.

풀이 너무 많이 자라서 길이 제대로 보이지 않네요.

발 밑에 혹시 있을 지 모를 뱀 때문에 겁이 났지만 발을 쿵쿵 울려서 소리를 내며 올라갑니다. 

다행히 위쪽에는 풀이 높지 않아서 좀 안심이 됩니다.

 

여기가 야은 길재 선생의 묘소를 알리는 표지판이 하나 서 있네요.

제가 선생의 묘소를 찾은 게 벌써 세 번째인데, 예전에는 이것도 없었답니다. 처음엔 당최 어디인지 몰라서 많이 헤맸거든요.

인문마을 조성사업의 하나로 이 표지판을 세웠나 보네요. 어쨌든 이런 건 칭찬합니다.

길재 선생이 어떤 분인지 잘 알 수 있도록 간단하게라도 소개한 글도 있네요.

야은 길재 선생의 묘소입니다.

석물로 된 문인석이 양쪽을 지키듯 서 있고 석양도 있습니다.

고려 문하주서 야은 길선생지묘

선생의 유적에 갈 때마다 보던 아주 낯익은 글자입니다.

선생의 무덤을 알리는 빗돌이 멋진 '귀부'인 거북등 위에 우뚝 서 있습니다.

봉분도 일반인들의 무덤보다 훨씬 더 큽니다.

 

 

선생의 무덤 오른쪽에는 땅 속에 누워있듯이 묻혀있는 빗돌이 두 개가 나란히 있답니다.

솔가지 잎에 묻혀있는 걸 걷어내니 저렇게 보입니다.

그런데 예전에 왔을 때보다도 글자가 많이 희미합니다. 

 

2020년 12월에 찍은 사진인데, 이때는 그래도 땅속에 묻힌 빗돌의 글씨를 조금이나마 알아볼 수 있었다.

바로 위 사진은 제가 2020년에 찍은 사진입니다. 그때는 빗돌의 머릿돌도 드러나 있었고 또 글자도 그나마 또렷했답니다.

그런데 이 빗돌 두 개가 왜 이렇게 땅속에 묻혀 있는 건지, 또 이건 누구의 빗돌인지 그 어떤 정보도 없고 도대체 알 수가 없답니다.

지난 2020년에 이 빗돌이 하도 궁금해서 많은 자료를 찾아봤는데도 알 수가 없었지요. 한자에 까막눈인 제가 빗돌 글자를 하나하나 떠듬떠듬 읽으면서 찾아봤던 기억이 나네요.

 

예전에 쓴 글을 여기 덧붙여 볼게요.

왼쪽 빗돌

<숭정후구십팔년을사삼월일개립(崇禎後九十八年乙巳三月日改立) >

허허 참나원 난감하네요.

이 빗돌 하나 때문에 또 새로운 공부를 했답니다.
여기서 숭정후는 명나라의 마지막 왕을 말하는 건대요. 명나라가 망할 때에 목을 매어 자살했다고 합니다.
예부터 고문서나 비석, 상량문, 족보 등에 연도를 나타낼 때에는 명나라 황제가 통치하던 때를 기준으로 썼다고 하네요.
숭정황제가 제위 기간이 1628년~1644년으로 33살 나이로 죽었다고 합니다.
숭정후라 하는 건, 숭정황제가 죽은 다음해인 1645년을 바로 숭정후1년이라고 한답니다.
그러니까 저 땅에 묻힌 빗돌에 적힌 때는, 바로 숭정후 98년이니까 1725년이고 조선 영조 원년이 되더군요.
그러니까 1725년 을사년 3월에 고쳐 세웠다 라는 것이지요.

오른쪽 빗돌

여기에는 <숭정기원구십일년사월일개○(립) (崇禎紀元九十一年四月日改…) >이라 쓴 글자입니다.

글자는 희미한데, 확대를 해서 보니까 그렇게 보이더군요.
여기는 '숭정후'가 아니라, '숭정기원'이라 써있네요.
숭정황제 원년을 1년으로 시작해서 91년 되는 4월이란 얘기네요.
그렇다면, 1628년이 숭정황제가 제위 원년이니까 91년이 되는 해는 1718년이 된답니다.
이때는 숙종 44년이 되더군요.
이렇게 보면, 오른쪽 더 많이 묻혀있던 빗돌이 더 오래된 빗돌이겠네요.

명나라에서 청나라로 바뀌었는데도, 그리고 조선왕조가 500년인데, 왜  조선 사람들은 그 이후로도 계속 이 '숭정연호'를 써왔을까? 그리고 몇 백 년이 지날때까지 써왔다는 것도 참 이해할 수 없는 일이네요.

[출처] [야은 길재 선생 유적지4] 땅 속에 묻힌 빗돌 2기는 도대체 뭘까? 길재 선생 묘소- 구미 오태동|작성자 한빛

 

그때도 지금도 이 빗돌이 왜 이렇게 땅속에 묻혀 있을까? 궁금하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아마도 길재 선생 묘소를 새단장 하고 새로운 빗돌을 세우면서 옛날 빗돌을 땅에다가 묻은 것이 아닐까? 하는 추정만 하고 있답니다.

 

 

선생의 무덤에서 내려다보면, 앞에 있는 오태동 마을이 보이고요.

날이 좋은 때에는 저 멀리 낙동강도 보인답니다. 또 그 너머에 있는 국가산업단지도 보이지요. 

제단도 잘 마련되어 있습니다.

빗돌의 머릿돌인 이수도 굉장히 화려합니다.

용 두 마리가 여의주를 가운데 두고 물고있는 듯한 모습이네요. 

 

저기 오른쪽에 보이는 건물이 재실로 쓰는 <청풍재>입니다.

 

오늘은 야은 길재 선생의 유적 가운데에 선생의 무덤을 소개했습니다. 이다음은 선생의 위패와 영정을 모신 <야은 영당>과 선생을 배향하는 <금오서원>이 남았네요.

 

경북 구미시 오태동 산9번지

 

★ 야은 길재 선생의 유적을 찾아서 만든 영상도 함께 보세요. 제 유튜브 채널 <한빛국가유산TV>에 담았습니다.★

https://youtu.be/8nLvfgzkvhs?si=TCY3CK4Suq6plNhw

 

★야은 길재 선생 유적을 찾아서 다른 글 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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