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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국가유산 이야기

아니, 이걸 어른께서 발굴하고 여기에 옮기셨다고요? <상주 무양동 석조귀부>

by 한빛(hanbit) 2024. 8.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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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양동 석조귀부

 

오늘은 아주 남다른 이야기가 깃든 우리 문화유산 이야기 하나 들려드릴까 합니다.

상주시 거동동 산 99-10에 있는 <무양동 석조귀부> 이야기랍니다.

 

먼저 '석조귀부'가 뭔지 알아야겠지요?

제가 몇 차례 빗돌 이야기를 할 때 한 번씩 이야기한 적은 있는데요.

'귀부(龜趺)'가 무얼까요?

바로 거북이 모양을 한 빗돌의 받침돌을 말하는 거랍니다. '석조'라고 했으니 '돌로 만든 거북 받침돌'을 말하는 거지요.

 

 

오늘 찾아간 곳엔 바로 그 거북 받침돌을 보러 온 것이랍니다. 아마도 그 옛날에는 틀림없이 이 받침돌뿐 아니라, 비의 몸돌도 있었을 거고, 또 머릿돌인 '이수(螭首)'도 있었을 겁니다.

아,  '이수(螭首)'는 용의 형체를 장식한 머릿돌을 말하는 겁니다.

 

 

원래 상주시 무양동에 있는 '비석거리'에 있었던 것을 도로 정비사업으로 지금 위치(거동동)로 옮겼다고 합니다.

게다가 거북 받침돌 등쪽에 있는 연꽃무늬로 보아 조선 전기에 유행한 수법이어서 만들어진 시기가 조선 전기일 거라 추정한다고 합니다. 

'조선 태조 헌릉비'나 '도선국사비', '삼전도비' 등과 같은 모양과 많이 닮아있다고 합니다.

경상북도 문화유산 자료로 지정되었다고 합니다.

무양동 석조귀부를 처음 발견하고 옮겨온 박부인 선생

우리가 이 석조귀부를 살펴보고 있는데 저기 아래에서 어르신 한 분이 올라옵니다. 낯선 차가 올라오니 따라오신 듯했어요. 아, 그런데 알고 보니, 이 석조귀부가 있는 바로 이곳이 이 어르신의 개인 사유지라고 합니다. 어쩐지 아까 올라오는 길 들머리부터 개가 가까이에서 짖었던 게 기억납니다.

박부인(84세) 어르신

이 어르신 처지에서 보면, 당신의 집 마당으로 낯 모르는 차가 쌩~ 올라갔으니 이게 뭔가 싶기도 했을 듯합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찾아온 이 문화유산이 왜 남의 집 농장에 있는 걸까?

어쨌거나 그 궁금증은 금방 풀렸습니다. 이 어른께서 그 이야기를 들려주셨거든요.

 

세상에나! 알고 보니, 이 무양동 석조귀부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여기까지 옮겨다 놓은 분이 바로 이 어른이시랍니다.

약 50여년 앞서 상주시 무양리에 있던 당신의 농장인 논에서 일을 하는데 뭔가 자꾸만 걸리더랍니다. 그래서 파내어 보니, 바로 이 석조귀부가 발견된 것이지요. 매우 귀한 것이구나! 하고 이쪽 농장에다가 옮겨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지금은 석조귀부가 발견된 곳인 무양동에 모두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고 합니다. 일찍이 이쪽으로 옮기지 않았다면 어쩌면 아파트 아래에 영영 묻혀 있을 수도 있었겠습니다. 물론 땅을 파다가 우리 문화유산이 나오면 공사를 멈추고 발굴조사를 할 수도 있지만, 그 당시 같으면 얼마든지 그냥 덮어버리고 모른 체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참으로 고마운 일입니다.

 

아하! 그러고 보니, 이 문화유산 이름은 <무양동 석조귀부>인데 여기는 상주시 거동동이네요. 

오늘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는데 이 소중한 문화유산의 발자취를 올곧게 들을 수 있어 정말 기뻤답니다.

 

 

무양동 석조귀부의 거북 얼굴을 보니, 정말 잘 생겼습니다. 또 웃는 얼굴이더군요. 진짜 거북 등에는 연꽃 문양을 새겼네요. 이런 수법이 조선 전기때 많이 하던 것이라는 것도 오늘 알았네요. 

또 전체 받침돌을 살펴 보니, 어디 하나 부서진 곳도 없고 그다지 모난 곳도 없더군요. 하다 못해 저런 문양까지도 생생하게 보일 정도이니 그 오랜 세월에도 참으로 잘 보존된 모습입니다.

 

예전 알림판 자료를 찾다가 보니, 무양동에 있던 걸 여기 거동으로 옮겨온 때가 1978년이라고 하더군요. 진짜 이 어르신 말씀대로 한 50여년이 되었네요. 

 

오늘은 이 석조귀부 뿐아니라, 아주 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답니다. 이야기를 들려주신 어르신은 박부인(84세) 선생이신데요. 본디 젊은 시절부터 감나무 연구를 평생 해오신 교수님이셨다고 합니다. 

박부인 교수님이 들려주신 좋은 말씀과 감나무 연구에 얽힌 이야기들은 이 글 바로 뒤에 이어서 들려드릴게요.

 

경북 상주시 거동동 산 9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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