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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과 나들이

<옥천 상춘정> 장마철엔 절대로 가지마세요! 식겁했어요!

by 한빛(hanbit) 2021.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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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천에 보청천 가운데에 아주 멋진 정자가 높다랗게 자리 잡고 있다기에 찾아갔어요.

사진을 보니, 아주 멋지더라고요.

옥천 상춘정

이 옥천 상춘정은 다른 것보다도 은하수 사진 찍기에 좋은 곳이라고 이름난 곳이랍니다.

은하수를 찍는다고?

도대체 어디서?

알고 보니, 이 정자에 올라가서 찍는다는 말이 아니라

보청천과 상춘정을 배경으로 밤하늘을 넣어서 찍는 사진을 말하는 거였어요.

상춘정 가는 길 옥천 청산면 장위리 장위교

아, 그래?

그럼 우린 정자에 올라가 보지 뭐~!

그래서 가게된 상춘정!

 

그런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말 고생고생 개고생(?) 했습니다.

 

상춘정 가는 길을 지도로 아무리 봐도 마땅한 길이 없더군요.

게다가 카카오 맵 로드뷰로 봐도 잘 나오지 않더라고요.

대충 어디쯤에서 가면 되겠구나! 하는 것만 알고 왔어요.

 

옥천군 청산면 장위리 마을 앞 찻길에서 장위교란 다리가 나오면 오른쪽으로 난 둑방길로 갑니다.

차는 여기 둘레에다가 세워두고 가야 합니다.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개망초 꽃도 시기 시기 예쁘네요.

푸르른 들판을 보니,

마음마저 가볍고 덩달아 기분이 상쾌합니다.

이 멋진 길을 따라 가는데 저절로 콧노래가 나오더군요.

룰루랄라~ 콧노래 흥얼거리며 갑니다.

 

둑길을 따라갔는데,

모퉁이를 하나 도니, 길이 끝나버리네요.

트랙터가 있는 이 길 바로 끝에 상춘정으로 가는 길이 있어요. 

어라?

여기로 가야 하는데...

잡풀이 우거져있어요.

그나마 아까부터 윙윙거리며 작업을 하던 아저씨가 예초기로 여기에 자란 풀을 베었더라고요.

그래도 혹시 몰라서 상춘정으로 가려면 이 길로 가는 게 맞냐니까 그렇다고 하시더군요.

이 아래로 내려가서 저 보를 따라서 가면

그 아래에서 다시 왼쪽으로 돌면 상춘정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고 했어요.

아저씨 말을 믿고 갑니다.

길은 오직 여기뿐이라고...

 

보 바로 옆에는 수문이 있어서 이 아래로 물이 엄청나게 쏟아지더군요.

어쨌거나 이 보로 건너가는 수밖에 없는데,

꽤 높습니다.

그리고 그 앞에는 또 풀이 우거져있기 때문에 더 나갈 수가 없지요.

아래로 내려서야 합니다.

 

젊을 때 같으면 폴짝폴짝 뛰기라도 하겠지만,

참 난감하더군요.

돌아올 때는 또 여기를 올라와야 하잖아요.

그것도 걱정되더군요.

 

아무튼 남편이 먼저 내려서고 조심조심 따라 내려갔답니다.

저기 보이는 저 산 꼭대기에 있는 정자가 바로 상춘정입니다.

보 옆으로는 찰랑찰랑 보청천이 흐르고 있어요.

혹시라도 갑자기 비가 내리면 이 보가 넘칠 수도 있답니다.

빨리 갔다가 오자! 하고 서둘렀어요.

보 아래로 가는 길도 순탄치는 않네요.

얼기설기 그물 같은 이 풀들 때문에 몇 번이나 자빠질 뻔했답니다.

발목을 붙잡네요.

솔직히 정자 아래까지 가면서

몇 번이고 가지 말까? 를 외쳤답니다.

남편도 나도 둘 다 말은 안 했지만,

진짜 안 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래도 예까지 왔으니............. 어떻게든

헐~!

그런데 이건 또 뭡니까?

보 끝까지 왔는데,

정자로 올라가는 길이 보이지가 않습니다.

게다가 풀이 어찌나 우거져있는지...

이걸 다 헤치고 가야 합니다.

 

뱀이 가장 무섭더군요.

요즘 안 그래도 뱀을 여러 번 본 터라 겁이 잔뜩 났어요.

이럴 줄 알았으면 스틱이라도 가지고 올 걸...

아, 여기는 진짜 여름에 오는 게 아니었나 봅니다.

이렇게 풀이 많이 자라 있고,

길은 보이지도 않고

관리는 하나도 안 되어 있었어요.

발을 쿵쿵 울려가며 혹시라도 가까이에 뱀이 있으면 먼저 도망가라고 소리를 내며 풀을 헤쳤습니다.

이제는 울퉁불퉁 바윗길이 애를 먹이네요.

게다가 커다란 돌덩이들이 높은 곳에서 많이 떨어져 있더라고요.

 

우여곡절 끝에 드디어 상춘정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는 곳까지 왔어요.

휴우~~

이 계단 또한 들머리까지 올라오는데 진흙에 발이 푹푹 빠지고 식겁했어요.

올라와서 보니,

저 건너편에도 보가 있네요.

그리고 거기엔 보 너머까지 물이 넘쳐흐르고 있어요.

 

머리에 온통 거미줄이고 겉옷은 풀에 스쳐서 몇 군데가 찢어지기까지 했어요.

애고애고........... 정말로 힘드네요.

겨우 털어내고 올라서니

우와~!!!

바로 이런 풍경입니다.

상춘정입니다.

 

[우와~!!!! 상춘정 ~! 정말 올라온 보람이 있다!]

고생고생 끝에 상춘정에 올라와서 보니,

정말 입이 떡 벌어지네요.

정말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저기 왼쪽으로 우리가 걸어온 보 아래 길이 보입니다.

여기서 보니, 보에서 정자까지 오는 또 다른 길이 보입니다.

위에서 보니까 그렇지 실제로 아래에서는 저 길 들머리부터 풀이 제 허벅지까지 자라 있더군요.

발아래 상황을 모르니 갈 수가 없었지요.

상춘정 서쪽으로 돌아가니,

저 너머로 보이는 마을이 청성면 마을이랍니다.

이 보청천에는 낚시꾼들한테는 굉장히 이름난 곳이라고 하더군요.

실제로 이 안까지 들어와서 낚시를 하는 분도 몇 분 있더군요.

상춘정은 1970년쯤에 청성 면장이던 '박춘식' 면장이 주도해서 세운 정자라고 합니다.

정자가 있는 산이 그리 큰 산도 아니고 많이 높은 산은 아니지만

둘레 보청천과 어우러져 둘레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니

아주 시원하고 멋진 곳에 자리를 잡은 건 틀림없습니다.

 

 

상춘정에 올라오는 길도 험하고

관리가 잘 되어있지 않아서 힘들었지만

여기 정자 또한 관리가 안 되고 있는 건 마찬가지이네요.

마루 바닥에 널빤지가 여러 개 구멍이 나 있습니다.

자칫 잘못 밟으면 발이 빠질까 봐 겁나더군요.

반대쪽 보

우리가 올라온 반대쪽 보를 보니,

아까까지 낚시를 하던 남자가 보 아래쪽에 물이 흐르는 곳에 앉아 있네요.

여기는 보에 물이 넘쳐서 흐릅니다.

보기에도 굉장히 위험해 보이네요.

 

바로 이쪽 위 사진에서 보는 빨간 난간이 있는 저곳에서 은하수 사진을 찍는다고 합니다.

남의 사진이라서 가지고 올 수 없어 여기 올리지는 못하지만 <상춘정 은하수>로 찾으면 사진이 많이 나올 겁니다.

 

어쩐지 이 정자에 올라와서 찍은 사진은 거의 없더라고요.

이렇게 올라오는 길이 힘들고 험하니까요.

 

혹시라도 상춘정 위에 올라가려면,

풀도 뱀도 없는 겨울에 오는 게 더 나을 듯합니다.

그리고 절대로 장마철에는 가지 마세요!

진짜 보에 물이라도 넘치는 날엔 오도 가도 못하고 갇히게 될 테니까요.

갑자기 비가 내리면 보에 물이 넘칩니다

우리도 역시 혹시라도 비가 올까 봐 걱정을 하며 서둘러 빠져나왔습니다.

뱀에 물릴까봐 걱정하면서 풀에 베인 상처, 풀에 스쳐서 찢어진 옷...

영광의 상처를 가득 안고 돌아 나왔네요.

 

이왕이면, 옥천군에서 상춘정 둘레와

가는 길을 자주 정비를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하지만,

상춘정 위에서 본 멋지고 아름다운 풍경 때문에 무척 행복했답니다. ^^

 

끝으로 제가 영상으로 소개한 <옥천 상춘정 가는 길>도 함께 감상하세요. 

 

https://youtu.be/G3yPj26n0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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