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추석 명절 연휴에 예천에 있는 서당 촬영 갔다가 그만 다리 골절상을 입어 아무 연고도 없는 예천 땅에서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까지 했었지요. 그러면서 지금까지도 내내 통원치료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병원에 갈 때마다 늘 보이던 저 정려각이 궁금하여 여기저기 자료를 찾아봤는데도 <단양 장씨 부인 정려문>이라는 것만 겨우 알 수 있었지요.
지난해에 이런 궁금증을 담아 글을 한 번 쓴 적도 있었지요. (아래 글 ▼<우리 부부 눈에는 왜 이런 것만 보이지?>)
https://sunnyhanbit.tistory.com/401
우리 부부 눈에는 왜 이런 것만 보이지? <예천 읍내 풍경과 장씨부인정려문, 개심사지오층석탑,
우리 부부 눈에는 왜 이런 것들이 가장 먼저 보일까요? 엊그제 또 예천 권병원으로 통원진료를 받으려고 먼 길 떠나 다녀왔네요.병원 가는 길에 남본리 교차로를 지나야 하는데요.갈 때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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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는 병원 가는 날도 아니었지만 일부러 예천을 찾아 왔답니다. 바로 그 궁금증을 풀려고 말이지요.
지금 예천은 이번주(10월31일부터~)에 열리는 큰 축제를 앞두고 있답니다. 바로 <2025 예천 활 축제>입니다.

양궁 국가대표였던 김수녕 선수를 기억하시나요? 바로 예천이 고향이지요. 예천에는 김수녕 양궁장도 있습니다. 그야말로 예천군의 자랑입니다. 그래서 예천 활축제는 이 지역 대표 축제이기도 합니다. 활축제와 함께 농산물축제도 함께 열리네요.

축제는 한천체육공원에서 10월 31(금)일부터 11월 2일(일)까지 펼쳐집니다. 예전에 저도 가봤는데 풍성한 행사가 많아서 볼거리가 많더군요. 이번 주말에 꼭 한 번 가보세요.
단양 장씨 부인의 효열을 기리는 <단양 장씨 정려각>

자, 다시 단양 장씨 정려각을 둘러볼까요? 담장으로 둘러싸고 대문이 있는데 문이 활짝 열려 있네요. 아이고~ 고맙습니다. ^^

담장 안에는 홍살로 둘러싼 보호각 안에 빗돌과 정려가 있습니다. 그런데 오른쪽 홍살은 일부가 부서졌네요. 애고...

홍살 위에 정려문(旌閭門)편액을 걸었습니다.
정려문(旌閭門)은 충신, 효자, 효부, 열녀 등을 기리기 위해 만들어진 정려기(旌閭記)를 게시한 문을 말합니다.

홍살로 된 문은 열 수 있게끔 되어 있어 안쪽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빗돌 1기와 정려기 현판이 여러 개 걸려 있더군요.

빗돌에는 貞夫人 丹陽張氏 孝烈碑 (정부인 단양 장씨 효열비)와 明陵參奉 贈 嘉善大夫 吏曹參判 平海 黃瑋鎭 之妻(명릉 참봉 증 가선대부 이조참판 평해 황위진 지처)라고 쓰여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빗돌은 단양 장씨 부인의 효와 열을 기리는 효열비입니다. 부인의 남편은 명릉(숙종과 인현왕후, 인헌왕후의 릉)을 관리하던 참봉을 지냈고 가선대부 이조참판에 추증된 평해 사람 황위진 선생이란 말입니다.
단양 장씨 부인은?

그런데 단양 장씨 부인 효열비 바로 옆에도 어떤 빗돌이 하나 더 있었던 것 같습니다. 빗돌 받침대만 있고 몸돌은 없네요. 어떤 까닭인지도 모르겠고 또 무슨 빗돌이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리고 벽면에는 호랑이 그림도 그려져 있고 또 그 위에 현판이 하나 걸려있었지만 글자도 희미하고 봐도 무언지 알아볼 수도 없겠네요. 혹시 효자각이나 효열각 이야기에 자주 등장하는 은혜 갚는 호랑이 이야기와 관련된 건 아닌가? 하는 추측만 해 봅니다.


정려각 안에는 갖가지 현판들이 많이 걸려 있습니다.
효열각 상량문도 있고요. 정부인 단양 장씨 효열각기도 보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정려를 받은 단양 장씨 부인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어떻게 이 정려를 받게 된 건지 궁금하네요.
여러 자료를 찾아봤는데,
단양 장씨 부인(1843-1901)은 고종 때 인물이네요. 어려서부터 효심이 지극한 사람이었다고 하는데 어머니가 병환이 깊었을 때에 날마다 목욕하고 옷을 갈아입고 정성껏 기도하여 하늘도 감동하여 어머니 병이 차차 나아졌다고 합니다. 예천에 있는 황위진 선생한테 시집을 와서 삯바느질로 생계를 꾸리면서도 남편과 부부 정이 매우 깊었다고 하네요.
그러던 중에 남편이 몹쓸 병에 걸리자 홀로 시어머님을 봉양하면서도 남편의 병시중을 들었다고 합니다. 백방으로 약초를 구하여 병구완을 했는데 어느 날 한천 물이 건너 다닐 수 없을 만큼 불어났으되 죽을 각오로 냇물을 건너가 동편 산에 올라 약초를 구해 오기도 했다네요. 지금도 촌로(村老)들은 장씨가 다니는 길목에는 신의 가호가 있었다고 믿고 남편을 구하겠다는 집념은 초인적이었다고 한답니다. 하지만 그 보람도 없이 남편이 죽자, 그 슬픔을 자녀 교육으로 달래며 시어머니를 더욱 극진히 모셨다고 해요.

이 사실이 세상에 알려져 중앙유도회(中央儒道會)에서 효열 표창을 하였고, 1901년 단양 장씨가 운명하려 할 때 그 아들이 손가락을 잘라 피를 마시게 했으니, 그 어머니에 그 아들이었다고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했습니다. 장씨의 무덤은 예천읍 서본리 봉덕산(鳳德山) 오향(午向)에 있다고 합니다.(醴泉郡誌 1939, 孝烈行誌 1984)

그야말로 아들의 효심도 그 어머니와 같네요. 지금 현재 있는 정려각도 1932년 3월에 아들 황학수(黃學洙)가 42평의 대지(垈地) 위에 세웠다고 하네요.

빗돌 옆면에는 昭和十五年 庚辰 三月(소화 15년 경진년 3월)이라고 쓰여있는데 빗돌이 세워진 해이군요. 이 때는 1940년 3월을 말합니다. 아, 그런데 정려각 안쪽 바닥에 금이 가 있네요.

이 빗돌 뒷면에 단양 장씨 부인의 효열 행적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정려각 이름은 여러 가지로 말한다고 합니다.
<단양장씨 정려각>, <예천 남본리 정려각>, <단양장씨 효열각> 이렇게요. 뭐 세 가지 모두 같은 말입니다. 어쨌거나 그동안 예천 병원에 오가면서 몹시 궁금했던 이 정려각의 실체를 제대로 알았네요.
정려각 바깥에도 따로 기둥을 받쳐 놓았어요. 건물 전체가 앞쪽으로 기울어져 보였는데 왼쪽에도 이렇게 받침대를 해 놓았네요.

시절이야 지금과는 다르지만, 매우 뜻 깊고 소중한 곳인데 많이 낡아서 곳곳에 손봐야 할 곳이 많네요.


그동안 궁금했던 이 정려각을 제대로 알고 나니 몹시 기분 좋습니다. 하하하~!!!
이번 주 예천 활축제를 보러 갔다면 이런 우리 문화유산도 한 번 찾아보는 건 어떨까요? 나쁘지 않겠지요? ^^
이와 함께 다음 편에 소개할 <개심사지 오층석탑>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단양 장씨 정려각 - 경상북도 예천군 예천읍 중앙로 85
예천 남본교차로에서 예천시장 쪽으로 가는 길가 오른쪽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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