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빛이 들려주는 국가유산 이야기

여긴 누군가 귀한 손길로 날마다 와서 쓸고 닦는 게 틀림없어! 한강 정구 선생의 글방 <성주 사창서당>

by 한빛(hanbit) 2025. 9. 22.
728x90
반응형

한강 정구 선생의 글방이었던 성주 사창서당

백성을 구휼하던 의로운 곡식창고가 있던 마을 '사창마을'

 

오늘 찾은 곳은 경상북도 성주군 수륜면 오천리에 있는 조선 후기 서당인 <사창서당>입니다. 이곳 오천 1리는 자연 마을로 '지심'과 '사창'이 있는데요. 사창마을은 조선시대 어려운 주민들한테 도움을 주려고 만든 곡식 창고인 '의창(義倉)'이 있던 마을이라 하여 '사창(社倉)'이라 했습니다.

'의창(義倉)'은 고려 및 조선시대에 흉년을 대비해 평소에 곡식을 모아두었다가 춘궁기 때에 살림이 어려운 백성한테 빌려주거나 구호하는 데 쓰던 국가의 진휼 구호 기관입니다. 

사창서당 관리사

이 사창 마을에 조선 중기 때, 대학자인 한강 정구 선생이 49세 되던 해인 1591년에 학문을 가르치던 글방이 있어 찾아왔지요.

그 글방은 시간이 지나며 없어졌고 '한강대'라는 이름으로 터만 남아 있었는데요. 200여 년이 지난 뒷날 정조 20년(1796)에 제자들이 이 자리에 집을 짓고 마을 이름인 '사창'을 따서 지은 '사창서당(社倉書堂)'이라 했습니다. 

사창서당 안내판

이 사창마을은 남평 문씨가 들어와 살면서 생긴 마을이고 남평 문 씨 대부분이 지금의 김천인 금릉군 지례면으로 이주했고, 지금은 순천 박 씨 박가권의 후손들이 많이 살고 있다고 합니다.

제자들의 후손들은 봄가을에 이곳 서당에 모여서 글을 읽으며 학문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이곳에 와 보니, 생각보다도 정말 깨끗하고 한여름인데도 풀 한 포기 볼 수 없을 만큼 아주 깔끔하게 관리하고 있더군요. 사창서당의 첫 느낌은 '아, 정말 깔끔하구나! 누군가 이렇게 날마다 손보고 돌보고 있구나!' 하는 거였답니다.

한강 정구 선생 유허비, 소박해서 더욱 좋다!

한강 정구선생 유허비

서당에 들어가기에 앞서 높다란 단을 쌓고 그 위에 빗돌 하나가 보입니다. 바로 한강 정구 선생의 유허비입니다. 그 옛날 처음 이곳에 한강 선생의 글방이 있었던 곳이라는 걸 알리려고 세운 '유허비'이지요.

빗돌이 아주 크거나 화려하지 않고 아주 소박하네요. 

한강 정구 선생 유허비

빗돌에는 '문목공 한강 정 선생 유허비(文穆公 寒岡 鄭先生 遺墟碑)'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 유허비는 정조 21년인 1797년에 세웠다고 합니다.

귀부는 거북이 모양인데요. 아주 재미나게 생겼습니다. 콧구멍은 뻥 뚫렸고 이빨은 가지런하네요. 눈은 부리부리하고 코는 주먹코입니다. 딱 봐도 그다지 크지 않고요. 아주 소박한 모습이라 무척 살갑고 정겹게 느껴졌답니다. 

유허비 머릿돌은 용 두 마리가 서로 여의주를 가운데 두고 함께 물고있는 모양입니다. 그리고 용의 몸뚱이를 마치 팔짱을 끼고 있는 듯한 모습을 하고 있네요. 귀부(龜趺)도 그렇고 이수( 螭首)도 그렇고 모두 소박하면서도 조금은 해학적이기도 하네요.

어쨌거나 저는 이 유허비 빗돌이 소박하고 정겨워서 참 좋았답니다.

배롱나무꽃과 어우러진 서당은 다락방이 있는 풍경, 그리고

관리사 옆으로 난 좁은문은 열려 있어 안쪽에 들어와서 구경할 수가 있습니다. 얼마나 좋은 지 모릅니다.

고맙습니다.~!!

역시나! 이 안쪽에 들어와서 봐도 뜰이 무척이나 깨끗합니다. 지난해 여름 제가 상주에 있는 상주 목사 신잠 선생께서 세웠다는 18개 서당 찾아다니면서 글과 영상으로 소개했던 그 많은 서당과는 달리, 같은 계절인데도 이렇게나 깔끔하게 보이는 건 무슨 까닭일까요? 그야말로 어떤 분이 거의 날마다 와서 쓸고 관리하고 있다는 걸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얼굴도 모르고 이름도 모르지만, 문화유산이 좋아 이렇게 찾아다니는 저로서는 여간 고마운 일이 아닙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사창서당 강당

사창서당 건물로는 강당과 관리사 이렇게 2동으로 되어 있는데요. 강당은 앞면 5칸, 옆면 2칸 크기입니다.

 

강당은 다른 곳과는 달리 사람 인(人) 자 모양인 맞배지붕으로 되어 있습니다. 보통 맞배지붕은 사당에 많이 쓰고 강당은 팔작지붕이 많더라고요. 그런데 여기는 맞배지붕입니다. 강당 옆으로 핀 배롱나무꽃 너머로 보이는 건물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사창서당 배롱나무꽃

강당 왼쪽으로 배롱나무가 두어 그루 있는데 막바지 여름을 더욱 빛내듯 분홍빛 꽃들이 환하게 웃고 있습니다.

자연석으로 기단을 쌓았고 그 위에 주춧돌을 놓아 기둥을 세웠습니다. 

가운데 3칸을 대청으로 우물마루를 깔았습니다. 또 양쪽에는 온돌방을 놓았네요. 5칸이니 꽤 너른 대청입니다.

사창서당 편액

대청 가운데에는 '사창서당' 편액이 큼직하게 걸려 있고요.

제사창신구
사창서당기

또 옆으로는 '제사창신구(題社倉新構)'와 '사창서당기(社倉書堂記)'  등 현판이 걸려 있습니다.

사창서당기 현판 글은 묵헌(默軒) 이만운(李萬運) 선생이 지었다고 하네요. 

양쪽 방을 살펴보면, 왼쪽은 '경산헌(景山軒)이라 걸었는데 

오른쪽은 '낙영재(樂英齋)'라고 편액을 걸었습니다.

특히 낙영재 위로는 작은 문이 하나 더 보입니다. 바로 다락방인데요. 저기를 서고로 썼다고 합니다. 방 안은 들여다볼 수 없었지만 아마도 방 안쪽에서 다락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지 않을까 싶네요.

천정을 가만히 살펴보니, 서까래들이 깨끗한 게 많이 보입니다. 아마도 보수를 한 듯하네요. 건물도 꾸준하게 보수하면서 관리하고 있구나! 하는 걸 알 수 있었답니다.

대청에서 내다보면, 사창 마을과 넓은 들판이 보입니다.

서당 마당에 돌을 깔아둔 것도 아닌데도 풀이 안 자란 걸 보면, 정말 날마다 와서 깨끗하게 돌보는 손길이 있다는 걸 많이 느꼈답니다.

사창서당을 둘러보며 촬영을 하고 있는데, 여기에 다른 손님도 오시더군요. 무척 반가웠답니다.

그렇게나 오랫동안 서당 나들이 갔을 때, 우리 말고 다른 사람이 와서 둘러보는 건 거의 못 봤거든요. 서원은 그래도 더러 있습니다.

나중에 인사를 하고 여쭤보니, 두 분 다 교수님이시더라고요. 

한 분은 경북대학교 정우락 교수님이시고 또 한 분은 중국에 계시다가 오신 교수님이시라고 했습니다. 이 두 분께서도 서당이 참 깨끗하다면서 관리가 잘 되어 있어 매우 기쁘다고 하시더군요. 그리고 저희가 우리 문화유산을 촬영하고 영상으로 글로 소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쩌면 우리가 논문을 쓰는 것과 같은 귀한 일'을 한다고 하시며 격려까지 해주셨답니다.

 

"두 분 교수님, 고맙습니다. "

사창서당 강당

오늘은 여기 사창서당에 와서 그 어느 서당 보다도 더 깨끗하게 관리하는 손길을 느낄 수 있어 무척 고마웠고 또 서당에서 만난 두 교수님도 참 반가웠답니다. 이래저래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곳이 되었네요. 

성주 회연서원

이곳 경북 성주는 한강 정구 선생의 유적이 많은데요. 그 가운데 선생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려고 제자들의 뜻을 모아 세운 <회연서원>도 있습니다. 이다음에는 한강 정구 선생의 삶과 회연서원을 함께 소개해 드릴게요.

 

 

성주 사창서당

성주군 수륜면 오천길 85 

 

한강 정구 선생의 유적인 사창서당을 제가 꾸리는 [한빛국가유산TV]에 영상으로 실었습니다. 함께 감상하세요.https://youtu.be/vTXegksGnGs?si=CyDWX9ZcyZIgyim_

 

 

한강 정구 선생의 또 다른 유적 ★https://sunnyhanbit.tistory.com/397

 

이제 진짜 쓰러지겠다! 한강 정구 선생의 발자취가 남겨진 <김천 석곡서당>

한강 정구 선생의 발자취가 남겨진 석곡서당은 다 쓰러져가고 김천 조룡리 마을에 있는 섬계서원에는 조룡리 은행나무가 있답니다.두 주 앞서 갔을 때는 은행잎이 아직 물들지 않아서 나왔는

sunnyhanbit.tistory.com

https://sunnyhanbit.tistory.com/438

 

헉! 사라졌다! 한강 정구 선생이 세웠다는 8개 서당 가운데 하나인데 ... [창녕 팔락정]

한강 정구와 창녕 8제(八齊) 창녕에 온 148 명이나 되는 현감들 가운데에 가장 뛰어난 현감으로 뽑히는 분이 바로 한강 정구(鄭逑, 1543년 7월 9일~1620년 1월 5일) 선생이었다고 합니다.그만큼 백성

sunnyhanbit.tistory.com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