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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의 그냥 끼적임

"참말로 나물비배끼 안 왔네" [재미난 경북 예천 말씨(사투리)1]

by 한빛(hanbit) 2024. 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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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슨나빼끼 안 왔어!
아이고 참말로 나물비배끼 안 왔네.
나물비라도 그래라도 오이~

 

배추밭

 

다들 잘 아시지요?

얼마 앞서 한가위 명절 연휴 때에 예천으로 촬영 나갔다가 다리 골절부상을 입는 바람에 그만 예천에 눌러앉아 병원에 입원하고 수술까지 받았지요.

스무날 넘는 동안 병실생활을 하면서 같은 병실 어르신들과 참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들었지요.

그때 들었던 이야기들 가운데에 이 지역에서만 들을 수 있는 말씨나 말투가 정말 재미있었답니다.

저도 같은 경북 사람인데도 처음 듣는 말도 여럿 있었고요.

그때마다 메모장을 열어서 하나라도 놓칠세라 적어두었답니다.

 

이번에 <오블완 챌린지>를 한다기에 그때 들었던 어르신들의 재미난 말을 한 번 소개할까 합니다. ^^

 

제가 병원에 처음 입원했을 때가 한가위 명절 연휴 첫날인 9월 15일이었지요. 이때만 해도 날이 무척 더웠답니다. 햇볕도 엄청 뜨겁고 날도 가물어서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을 때였거든요.

입원하고 한 사나흘 뒤였을까? 때마침 비가 내린다는 소식이 들리더라고요.

병실 안에 창문이 있기는 했지만, 가장 구석진 내 자리에서는 바깥을 내다볼 수도 없었지요. 

그때 어떤 보호자가 병실 밖에 볼일 보러 나갔다가 돌아오면서 비가 온다고 하니, 어르신들이 모두 어찌나 좋아하시든지요.

모두들 농사짓는 분들이니 가뭄에 비가 얼마나 간절했겠어요?

 

비소식이 들리고 한 시간쯤 지났을까요? 간병사 여사 님이 집에 잠깐 다녀오셨는데 모두들 비가 많이 왔냐고 궁금해하며 물었답니다.

 

"비가 슨나빼끼 안 왔어!"

"아이고 참말로 나물비배끼 안 왔네"

"나물비라도 그래라도 오이~"

 

이 말이 뭘까요?

여러분들은 알아들으셨어요?

어쨌든 비가 오긴 왔는데 너무 적게 왔다는 뜻은 와닿지요?

 

그러면서 또 적은 비라도 오니 고맙다는 뜻으로 하는 말이었어요.

아무튼 참 재미나고 정겨운 말씨입니다.

아래는 어르신들의 말을 나름대로 풀이한 겁니다. 참고하세요.

 

대파

 

 

문장 해석:

  • 비가 슨나빼끼 안 왔어: 비가 아주 조금밖에 내리지 않았어.
  • 나물비배끼 안 왔어: 나물밭에 스며들 정도만 비가 왔어. (나물에 필요한 비도 충분히 내리지 않았다는 의미)
  • 나물비라도 그래라도 오이~: 나물에 스며들 만한 비라도 좀 왔으면 좋겠다.

사투리 해석:

  • 슨나빼끼: 아주 조금도
  • 배끼: 정도, 만큼
  • 오이~: ~했으면 좋겠다

문맥 속 의미:

이 문장들은 농사를 짓는 사람이 가뭄에 시달리며 나물이 잘 자라지 못해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비가 조금이라도 내려 나물이 시들지 않고 잘 자라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느껴집니다.

 

더 깊이 알아보기:

  • 예천 사투리의 특징: 예천 사투리는 경상북도 북부 방언의 특징을 보이며, 다른 지역 사투리에 비해 비교적 경상도 표준어에 가까운 편입니다. 하지만 이 문장처럼 지역 고유의 독특한 표현들이 많이 남아 있습니다.
  • 농촌 생활과 사투리: 이 문장들은 농촌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농사를 짓는 사람들은 자연 현상에 매우 민감하며, 비가 오는 양이나 시기에 따라 농작물의 생사가 달라지기 때문에 비에 대한 애착이 남다릅니다.
  • 사투리의 가치: 사투리는 단순히 지역의 방언이 아니라, 그 지역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담고 있는 소중한 유산입니다. 사투리를 통해 우리는 지역의 역사와 정서를 이해하고, 다양한 문화적 배경을 존중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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