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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국가유산 이야기

이쯤이면 이 마을 안녕과 평화는 언제나 쭈욱~ [상주 대현리 동제 - 장승과 동제단 그리고 선돌]

by 한빛(hanbit) 2024.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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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이안면 대현리 장승과 동제단 그리고 선돌

 

죽림서당을 보고 난 뒤 이번에는 공검면 예주리에 있는 신안서당을 찾아가는 길이었어요.

가는 길에 우리 발걸음을 멈추게 한 곳이 있었답니다. 바로 커다란 돌장승과 동제단이었어요.

여기는 대현리 마을 들머리랍니다.

 

주소는 상주시 이안면 대현리 703-4입니다.

 

어라! 이건 그냥 지나칠 수 없잖아!

 

길가에 이런 풍경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지요.

바로 차를 돌려 세우고 둘러봅니다.

대현리 돌탑(동제단)

이 동제단은 굉장히 오래되어 보입니다. 크고 작은 돌로 층층이 쌓고 그 위에 마치 남근석처럼 쌓은 게 여럿 보입니다.

돌탑 위의 선돌

 

동제단 위에 쌓인 또 다른 모양의 선돌(?)

마치 남근석처럼 보이네요.

남근석은 예부터 다산을 상징하지요.

대현리 돌탑

 

동제단 돌에 켜켜이 쌓인 이끼가 오랜 세월을 말해줍니다.

이 자리에 언제부터 있었을까? 굉장히 오랜 세월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었을 듯합니다.

대현리 장승

그에 견줘 돌로 만든 장승은 굉장히 새 것이네요. 아마도 새로 만들어 세운 듯보입니다.

뭔가 조금은 이질감이 없잖아 있네요.

대현리 선돌

그것뿐 아닙니다.

장승과 동제단 옆에는 선돌이 서 있습니다. 주로 선돌은 마을 들머리에 세우는 마을 표지석 같은 것이지요.

이 선돌 역시 동제단과 마찬가지로 오래되어 보입니다.

선돌과 동제나무, 동제단, 그리고 장승까지 모두 금줄을 둘러놓았네요.

틀림없이 이곳은 한 해에 한 번씩 동제를 지내는 곳일 겁니다.

선돌에 쳐진 금줄

대현리 돌장승

대현리 돌장승 할배 얼굴이네요.

 

나무와 선돌에 쳐진 금줄

동제단 위에 있는 선돌에도 금줄이 쳐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글을 쓰려고 사진을 편집하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이런 풍경을 본 듯했어요. 굉장히 비슷한 풍경을요.

그동안 찍은 사진을 하드에서 이 잡듯 뒤졌습니다.

그리고 찾아냈습니다.

 

2015년 3월13일에 촬영
2024년 8월1일 촬영

위 사진과 구도는 조금 다르지만 틀림없이 같은 것임을 알 수가 있네요.

세상에나! 우리가 여기 똑같은 길을 지나가면서 그 옛날에도 봤던 곳이었어요. 사진이 찍힌 때를 보니, 2015년 3월 13일이었어요.

 

장승이 바뀌었다! 지난 2015년에는...

그런데 다른 건 몰라도 커다란 돌장승은 진짜 굉장히 낯설더군요. 그 까닭이 있었답니다. 아래 사진들은 모두 지난 2015년 3월 13일에 찍은 사진이랍니다.

 

2015년3월에 찍은 사진

 

네 맞아요. 그때는 이렇게 나무 장승이 서 있었던 거였어요.

천하대장군과 지하여장군 장승이 모두 나무로 만든 거였지요. 

2015년3월에 찍은 사진

장승과 동제단 그리고 나무와 선돌까지 같은 자리에 서 있었던 거였답니다.

2015년3월에 찍은 사진

나무로 만든 장승 조각이 매우 멋지네요.

눈이 부리부리하고 할배 장승 수염이 아주 멋스럽습니다.

왼쪽은 2015년에 찍은 사진, 오른쪽은 2024년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때만 해도 선돌 또한 굉장히 또렷하네요. 

왼쪽 사진을 보니 선돌에도 마치 눈이 달려있는 듯합니다.

2015년3월에 찍은 사진

지난 2015년에는 이렇게 나무 장승이 서 있었는데 지금은 돌장승으로 바뀐 데다가 그동안 세월이 흘러 까맣게 잊고 있었네요. 아마도 그때에 글이라도 썼다면 단박에 기억이 났을 테지만... 그랬던 거였군요.

 

2015년3월에 찍은 사진

 

당시에 찍은 사진 속 동제단 위에는 동제를 지낸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네요. 사과랑 배, 감 대추, 밤등 제물로 쓰인 과일과 밥인지 떡인지 모르겠지만 함께 놓여있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자료들을 찾아봤어요.

 

이 동제단 정식 명칭은 <상주 대현리 동신당>이라고 하는군요. 또 <대현리 성황당>이라고도 하고요.

해마다 음력 정월 열이튿날에 동제(동신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동제를 지낸 날짜를 계산해 봤어요. 음력으로 2015년 1월 12일이 언제일까 찾아보니, 2015년 3월 5일이더군요. 그러니까 우리는 3월 13일에 가서 찍었으니 동제를 지낸 지 일주일쯤 뒤였던 거였어요. 

 

2015년3월에 찍은 사진

 

대현리 동제가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으나 마을 주민들 말로는 130여 년 앞서부터는 지금까지 쭉 그 전통이 이어져 내려왔다고 합니다.

대현리 마을로 들어오는 들머리에다가 큰 돌탑과 큰 바위, 두 그루의 나무, 목장승 두 기로 이루어져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나무 두 그루가 말라죽고 장승 또한 낡고 훼손되어 관리하기 어려워 돌장승으로 바꾸었다고 하네요.

자료를 더 찾아보니, 지난 2022년 6월 15일에 돌장승으로 다시 세우고 고유제를 지냈다고 합니다.

 

뉴스 보기 ☞ https://www.kyongbuk.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04810 

 

상주시 이안면, 대현리 성황당 석장승 고유제 봉행

상주시 이안면 행정복지센터는 지난 15일 대현리 성황당의 훼손된 목장승을 석장승으로 다시 세우고 고유제를 봉행했다고 16일 밝혔다.이날 이윤호 면장, 이영우 대현리 노인회장, 남종환 대현

www.kyongbuk.co.kr

 

 

2015년3월에 찍은 사진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돌탑이 상당히 영험하여 동신제를 정성 들여 지내면 마을에 큰 화가 생기지 않는다고 믿기에 현재까지도 주민들이 해마다 동신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2015년3월에 찍은 사진

옛날부터 나무 두 그루가 있었다고 했는데 그 둘은 이미 죽었다고 하네요.

그때 찍은 사진을 보니, 죽은 나무 둥치 아래에다가 금줄을 쳐놓은 사진이 한 장 있더라고요. 지금 현재는 그 죽은 나무는 없었답니다.

 

역시 생각대로였습니다.

오랜 세월 동안 마을의 전통으로 이 동제가 이어져왔다는 게 참으로 고맙네요.

그동안 나무도 두 그루나 죽어버렸고, 나무 장승 또한 너무나 낡아져 돌장승으로 그 자리를 대신했지만 마을 사람들의 신성한 믿음과 그 전통이 이어져내려 왔다는 게 말이에요.

 

대현리 동제의 절차

대현리 동제는 이장과 지도자가 제관이 되어 3~4일간 금기를 행하게 된다. 제관은 ‘참샘’이라는 곳에서 목욕재계를 하고 바깥출입을 자제하는 등 가능한 한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고자 노력한다.
제삿날 3일 전쯤부터 제관은 아천장에서 돼지머리, 떡, 삼실과, 사과, 배, 명태포 등을 준비한다.
제사를 지내기 전날 밤에는 제관이 마을 어귀와 돌탑, 제관 집에 금줄을 치고, 외부인의 출입을 금한다.
제의 당일인 정월 열이튿날 아침 8~9시가 되면 제관과 반장, 참여를 원하는 마을 주민 등이 모여 동신제를 지낸다. 제관과 참여자는 준비한 제물을 돌탑 앞 제단에 차려 놓고, 유교식 제의에 따라 두 번 잔을 올리고 소지를 한 후 제의를 마무리한다.
제의를 마치고 나서 참여자는 음복을 하고, 마을회관에 깨끗한 마을 주민들만 모여 다시 음복을 하고 제관의 고생을 치하함으로써 동신제 일정이 끝이 난다.

출처 - 대현리 동제 [大峴里 洞祭] (한국향토문화전자대전)

 

오랜 전통으로 상주시 이안면 대현리 마을 주민들이 스스로 제물을 준비하고 제관을 정해 엄숙하게 동제를 지내왔는데 지금은 마을 주민들이 모두 나이가 많이 들어 제관 선정은 따로 하지 않고 또 제사 지내는 시간도 새벽 3시에서 아침 8시로 달라졌지만  모두가 하나가 되어 마을 잔치처럼 즐기며 동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또 퍽 다행스러운 건 돌장승이 세워진 2022년부터는 상주시에서도 이 대현리 동제가 쭉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제사에 드는 비용을 지원하고 있다고 합니다.

참 고마운 일이네요.

 

오래오래 좋은 전통이 이어지고 지켜나가기를 바랍니다.

 

 

상주시 이안면 대현리 703-4

 

안타깝게도 카카오맵에 여기 대현리 성황당(동제단)이 등록되어 있지 않네요.

여기도 장소 등록을 요청해 놓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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