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을 끼고 있는 아름다운 풍경을 따라 끝에 다다르니 멋진 정자가 나옵니다. 왼쪽으로 난 길은 자전거길입니다. 예전에 저희 부부가 자전거 타고 여행할 때만 해도 이렇게 좋은 길이 없었는데, 요즘은 가는 곳마다 자전거길이 참 잘 놓아져 있답니다. 마음 같아서는 저 길을 따라서도 가보고 싶네요.
여기가 바로 이노정입니다.
애고~! 대문은 굳게 잠겨있네요. 아쉽다!
다행히 담장이 낮아서 안쪽을 들여다볼 수는 있어 좋습니다.
딱 봐도 무척이나 소박하면서도 기품 있어 보입니다.
이노정이 어떤 곳인지 알아볼까요?
한훤당 한훤당(寒暄堂) 김굉필 선생과 일두(一蠹) 정여창 선생이 함께 서로 교류하며 시를 읊고 풍류를 즐긴 곳이라고 합니다. 제자들한테 학문을 가르치기도 했다네요.
정자 이름이 이노정(二老亭)인 것은 두 어른, 그러니까 환훤당, 일두 선생을 '두 노인'이라 가리킨 거라고 합니다.
두 선생은 사림파의 영수인 점필재 (佔畢齋) 김종직 선생의 제자들이지요. 또 연산군 때 일어났던 <무오사화 (戊午士禍)>때 그 화를 입어 돌아가시게 된 분들이랍니다.
무오사화는 연산군 제위 1498년에 일어난 조선시대 첫 번째 사화입니다. 훈구파가 사림파를 대대적으로 숙청한 사건이지요. 더 자세한 내용은 위키백과 링크를 남겨놓을게요.
☞ https://ko.wikipedia.org/wiki/%EB%AC%B4%EC%98%A4%EC%82%AC%ED%99%94
무오사화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무오사화(戊午士禍, 중세 한국어: 무ᇢ〮ᅌᅩᆼ〯ᄊᆞᆼ〯ᅘᅪᆼ〯)는 1498년(연산군 4년) 음력 7월 훈구파가 사림파를 대대적으로 숙청한 사건이다. 사화가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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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물이 2채인데, 앞쪽에 있는 건물이 왠지 안쪽에 있는 정자를 막은 듯해서 구조가 좀 답답한 면이 있네요.
본디부터 저 건물이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네요.
이노정에서 보면 낙동강이 훤히 내려다보이는 곳이라서 풍광이 무척 아름다운 곳에 자리 잡았네요.
이노정은 담장 안에 있습니다.
그리 크지도 않고 소박하지만 매우 멋스러운 풍경입니다.
현판에는 이노정뿐 아니라, <제일강산(第一江山)>이라 쓴 것도 보입니다. 그만큼 산수가 빼어나고 아름다운 곳이라는 걸 알 수 있네요.
이노정은 앞면 4칸, 옆면 2칸 팔작지붕 건물입니다.
가운데 두 칸은 대청이고 양 옆으로 온돌방이 2칸 있습니다.
정자 사방으로 난간을 둘렀고 툇마루를 두었네요.
소박하지만 멋스러움이 느껴지는 건 네 귀퉁이마다 살짝 들린 처마도 한 몫합니다.
같은 스승 아래에서 학문을 배우고 함께 같은 사건 때문에 화를 입고 같은 해에 돌아가신 두 선생의 끈끈한 우정을 저도 함께 느껴봅니다.
이 낙동강을 함께 바라보며 이야기 나누었을 두 선생도 떠올려봅니다.
이노정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뽕나무 열매 오디를 만납니다.
올해 처음 보는 오디라서 어찌나 반갑던지요.
까맣게 잘 익은 오디를 보니, 어릴 때 생각도 많이 나네요. 그땐 손이고 입이고 할 것 없이 온통 까맣게 물들이며 따먹던 생각이 나네요. 옷에도 묻혀서 할머니한테 혼났던 기억도 함께요. 하하하~!!!
딱 다섯 개 따먹고 왔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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