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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과 나들이

[고창 효감천]효행에 하늘도 감동하여 벼락을 쳐 샘물이 솟게 하다!

by 한빛(hanbit) 2022. 5.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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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 효감천

전북 고창에 꽤 이름난 우물이 있다고 해서 가봤답니다.

어째 소개하다 보니, 우물 이야기를 몇 꼭지 전하게 되었네요.

오늘은 고창군 신림면 외화리에 있는 <효감천>을 소개하려 합니다.

우물인데, 문화재로 지정되기까지 했답니다. 전라북도 기념물 제43호입니다.

모내기를 하려고 논에다가 한창 물을 대놓고 있습니다. 이런 풍경은 보기만 해도 무척이나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흙돌담으로 빙 둘러쌓은 담장 안쪽에 키 큰 소나무가 있고 그 곁에 비각이 있습니다.

효감천은 바로 이 담장 안에 있답니다.

외화리 마을에서 살던 오준(吳浚, 14444~1494) 선생은 부모님께 지극정성으로 모시던 소문난 효자였다고 합니다. 

이 효자의 효성에 하늘이 감동하여 벼락을 쳐서 샘을 냈다고 합니다.

 

감천효행칠도(感泉孝行七圖)

오준 선생의 효행을 그림에 담아 화강암에다가 새긴 <감천효행칠도(感泉孝行七圖)>입니다.

 

선생은 효성이 지극하여 아버지가 병을 얻자 자기 손가락을 베어 그 피를 드시게 하였고 욕창으로 살에 종기가 나자 병든 고름을 입으로 빨아내어 치료를 하였다고 합니다. 또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무덤 가에 움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정성스럽게 했다고 합니다.

 

오준 선생의 효심에 호랑이도 감동하여 저녁마다 사슴을 물어와 제사에 올릴 수 있었다고 하고, 또 근처에 샘이 없어서 멀리까지 가서 길어와야 하는 걸 안타깝게 여긴 하늘이 천둥과 벼락을 쳐서 바로 이 자리에다가 샘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이게 바로 하늘이 벼락을 쳐서 냈다는 샘인 <효감천>입니다.

신기하게도 지금도 물이 바닥에서 끊임없이 솟아나고 있습니다.

보이시나요?

우물 한쪽(사진 왼쪽 아래)에 물결이 일렁이는 게 보입니까? 쉴 새 없이 물이 솟아나고 있어 이렇게 저절로 물결이 일렁이는 거랍니다.

효감천 곁에 바가지를 두어 마실 수 있게 했네요. 실제로 물은 엄청 맑고 깨끗했답니다.

그리고 물맛도 굉장히 달고 시원했답니다.

이 샘에 고을 원이 와 보고서 샘가에 돌을 쌓고 비를 세워주었으며 처음엔 <효성천>이라고 했는데 당시에는 오준 선생의 효행을 널리 알려 귀감으로 삼기 위해 그에게 '통선랑군자감직장()'의 벼슬까지 내려주었다고 합니다. 또 선생이 죽은 뒤에는 당시 현감이 이곳을 효감천이라 명하고 1748년(영조 24)에는 효감천 뒤쪽에 사당을 지어 창효사라 하고 후손들이 봄가을로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효감천 앞에는 효자각이 있고 효감천 비도 있습니다. 

그리고 소나무 아래에 작은 봉분이 있고 그 앞에다가 토신위(土神位)라 쓴 제단이 놓여있습니다. 그 옆에는 효감천(孝感泉) 빗돌이 있고요.

담장 둘레로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배롱나무가 여러 그루 있네요. 여름에 오면 배롱나무꽃이 활짝 피어 더욱 아름다운 풍경이겠습니다.

효자각

효감천 위에는 효자 오준 선생을 기리는 효자각이 있습니다.

들어가는 문이 굉장히 낮았어요. 허리를 굽혀 고개를 숙여야만 들어갈 수 있습니다.

효자 통선랑군자감직장오준지문(孝子 通善郞軍資監直長 吳浚 之門)

효자각에는 나라에서 내린 정려가 걸려 있습니다.

효감천은 언제까지고 이렇게 물이 흘러넘칩니다.

이 샘이 생긴 지 500 년도 훨씬 더 넘었는데 지금까지도 맑은 물이 솟아나고 있다는 게 정말 신기합니다.

효감천 시비

여기 청렬한 샘물이 / 내내 솟고 있다 / 겨레의 숨결과 더불어 / 또한 이어 흐르리라 
어버이 살이 계실 젠 / 섬기는 일 다 하셨고 / 돌아가신 후도 / 받드시는 마음 생시 같으셨다
아아 吳浚 선생 / 아름다운 이 효행을 / 하늘도 끝내 느껴워 / 이 샘물을 내셨거니
효감천 나라에 들려 / 창효사를 이룩했고 / 5백년 선비들은 / 효의 본을 삼아 왔다
취령산 솔바람 소리 / 어제런듯 맑혀주고 / 산짐승 미물들도 / 삼가 비케 우러르네
이제라 사람들 효심을 / 어찌 아니 깨칠건가

1978년 5월 전북대학교 교수 최승범(崔勝範) 지음 / 성균관 전학 남대희(南大熙) 씀

효감천 앞에는 모내기 준비가 한창입니다.

땅을 뒤집어 로타리(?)를 다 쳐놓고 물을 대놨네요. 곧 모내기를 하겠어요.

아마도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쯤은 모내기도 다 끝냈을 듯하네요.

 

효감천을 둘러보며 효성스러운 오준 선생의 마음을 느껴보는 것도 참 좋았고, 또 이렇게 싱그럽고 생동감이 일렁이는 들판 풍경을 보는 것도 무척이나 행복하네요.

 

고창에 이렇게 아름다운 이야기가 스며있는 우물이 있어서 많은 이들한테 좋은 본보기가 되네요. 참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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