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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과 나들이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군] 하얀 쌀밥이 나무에~ 이팝나무와 아기사리 슬픈 사연

by 한빛(hanbit) 2022.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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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안 평지리 이팝나무군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마을 마령 초등학교 안에는 아주 남다른 사연이 담긴 나무들이 있답니다. 바로 이팝나무인데요. 정식 명칭은 천연기념물 제214호인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군>입니다.

이팝나무 군이라 했으니 한 그루가 아니라 여러 그루가 있다는 뜻이겠네요.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마령초등학교

이팝나무는 5월에 피는 하얀 꽃이랍니다.

나무에 꽃이 활짝 피면 마치 밥그릇에 가득 담긴 하얀 이밥(쌀밥)을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보릿고개로 힘겨웠던 시절, 하얀 쌀밥이 얼마나 먹고 싶었을까요?

오죽하면 나무에 핀 꽃을 보며 하얀 쌀밥을 닮았다 하여 이름을 이밥나무, 이팝나무로 붙였을까요?

이팝나무는 또 입하에 피는 꽃이라고 해서 '입하나무'라고도 하고 '이암나무', '뻣나무'라고도 한다네요.

천연기념물로 지정한 때가 1968년 11월이었는데 그땐 모두 7그루가 있었다고 합니다. 안타깝게도 지금은 3그루만 살아 있습니다. 

우리가 찾아간 때가 이제 막 해가 지려고 할 때 갔기에 사진이 밝지 않네요. 게다가 꽃은 벌써 지고 있었답니다. 아마도 한 주쯤 앞에 갔으면 굉장히 화사한 이팝나무들을 볼 수 있었을 텐데 많이 안타까웠어요.

마령초등학교 교문 앞, 양쪽에 한 그루씩 있어 매우 멋스러운 모습입니다. 

천연기념물 제214호 진안군 마령면 평지리 이팝나무

지난 1982년 4월 12일이 마령초등학교 개교 60주년이 되던 해였나 봅니다. 계산을 해보니, 100년 된 학교입니다. 100년 역사가 매우 깊은 학교네요.

세종대왕 동상 뒤쪽에도 이팝나무, 그 옆에도 이팝나무입니다. 

지금 지정된 이팝나무는 위 사진 왼쪽에 보이는 나무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밖에도 아직도 어린 이팝나무들도 많이 심었더군요.

아기사리, 젖먹이 아기들의 무덤

 

마령초등학교를 세우기 전에는 여기가 '아기사리'라고 불리는 터였다고 합니다. 바로 이곳에는 매우 남다르고 슬픈 사연이 깃든 곳이랍니다.

 

300여 년 전, 조선에 큰 흉년이 들고 보릿고개로 너 나할 것 없이 고생스럽게 살아갈 때인데, 갓난아기가 젖 한 방울 나지 않는 엄마의 빈 젖을 물고 죽어갔다고 합니다. 아무리 빨아도 나오지 않는 엄마의 빈 젖을 물고 칭얼거리며 울다가 죽어간 아기, 아버지는 그 어린 시신을 지게에 지고 뒷동산에 올라가 양지바른 곳에 묻어주었지요. 

 

그렇게 아기를 묻어주고 내려오려는데 차마 바로 돌아서지 못하고 아기의 무덤 앞에 바로 이 쌀밥을 닮은 이팝나무 한 그루를 심어주었다고 합니다.

 

'살아서 먹어보지도 못한 쌀밥을 죽어서 눈으로라도 실컷 먹으렴!'

 

바로 이런 아비의 마음으로 심었던 이팝나무랍니다. 그 뒤로 다른 아비들도 젖먹이 아가들이 죽자 시신을 묻으러 와서 똑같은 마음으로 이팝나무를 한 그루씩 심게 되었답니다.  그렇게 아가들의 무덤은 이팝나무 동산이 되었던 거지요.

이팝나무 꽃이 활짝 피면 정말 하얀 쌀밥을 떠올리게 됩니다. 

아가들이 엄마 젖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쌀밥은 구경조차 못하고 죽어갔으니 얼마나 슬픈 일인가요?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 아가들의 무덤이었던 이곳에다가 어린이들이 배우고 맘껏 뛰어노는 학교를 세웠답니다. 

젖먹이 아가들의 무덤이었던 곳에다가 세운 학교,

처음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될 때 모두 13그루가 있었지만 지금은 세 그루만 남아 있습니다. 

위 사진에 보이는 나무는 죽은 이팝나무랍니다. 300년이 넘은 나무들인데 모두 살아있었다면 정말 아름답고 멋졌겠습니다.

마령초등학교는 지금도 아이들이 배우고 뛰노는 학교랍니다. 올해(2022년)에 100회 졸업생을 내놓았다고 합니다. 

빨간 교실 건물과 이순신 동상이 잘 어울리네요.

이 마을 아이들은 100 년 넘도록 이 이팝나무를 보며 자라고 학교를 다녔겠네요.

300 살이 넘는 이팝나무

학교 정문 오른쪽에 있는 이팝나무군 가운데 하나

평지리 마을엔 상점마다 간판에 역사를 새겨놓았네요.

세희네 슈퍼, 세희네 미용실............. 1982년부터 있던 곳인가 봅니다.

 

형제 양곡 정미소는 1976년이라고 쓴 간판이 있었고요.

상점마다 처음 시작한 연도를 함께 적었더라고요.

진안 마령면 평지리 아기사리 터에서 자라난 이팝나무, 하얀 쌀밥꽃이 활짝 피었을 때였다면 더욱 좋았을 텐데 아쉬운 마음이 크네요. 행여 내년에는 이쪽으로 여행 가면 꼭 때를 잘 맞춰서 가봐야겠습니다.

 

오늘은 보릿고개 힘든 시절 엄마의 빈 젖을 물고 죽어간 아가들의 넋을 기리고 하얀 쌀밥을 죽어서 눈으로라도 실컷 먹으라고 아빠들이 한 그루씩 심은 이팝나무, 슬픈 사연을 간직한 <진안 평지리 이팝나무 군>을 둘러봤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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