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만휴정을 왜 진즉에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 만큼 무척이나 아름다운 곳이었어요.
지난해 봄에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을 처음 봤답니다.
예전에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로 논산 <선샤인 랜드>에 갔을 때도,
아, 이런 드라마가 있었구나!
하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지요.
그래도 드라마를 볼 생각을 못 했지요.
사실 저희는 드라마를 안 본답니다.
볼 시간도 잘 없거니와 그 시간에 악기 연습이라도 더 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서요.
(그런데 이건 제 생각도 있긴 하지만 남편이 더 하답니다.ㅋㅋㅋ)
그러다가 지난해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가게 일을 못하게 되었지요
그러면서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니까 그때 넷플릭스에서 일부러 찾아서 봤답니다.
물론 저 혼자서 봤지요.
사실 바로 위 장면 때문에 이곳 안동 만휴정이 이름나게 되었답니다.
어쩜 이런 곳을 찾아냈는지...
참 아름다운 곳이었답니다.
유진 초이(이병헌)와 고애신(김태리)이 만휴정 앞에 있는 저 다리에 서서 찍은 장면이 정말 아름다웠지요.
바로 이 장면을 보고 여기를 찾아가게 되었답니다.
남편한테 이야기 해서 여기 가보자고 했지요.
잘 나갔던 드라마 촬영지를 찾아가기보다는 우리가 좋아하는 정자 여행으로 최고였지요.
사진을 보여주었더니,
울 남편 정말 아름답다고 가보자고 하더군요.
만휴정 가는 묵계리 마을엔 한창 봄입니다.
굉장히 분위기 있는 마을이었답니다.
물론 시골풍경 좋아하는 우리 눈에만 그렇게 보이려나요?
우리가 살갑고 정겨운 시골 풍경을 좋아하는 건,
바로 어릴 적에 이런 풍경을 날마다 보고 자랐기 때문이지요.
어떤 이는 옛날에 고생스러웠던 기억이 떠올라서 싫다는 분도 있긴 하지만요.^^
만휴정은 묵계리 마을 가장 끄터머리에 있답니다.
저 다리를 건너서 조금만 올라가면 됩니다.
이 곳 자체가 <만휴정 원림>이라고 하네요.
보백당 김계행 선생께서 고향으로 돌아와 만년을 머물며 독서와 사색을 즐기려고 만든 정자(만휴정)와 함께 그 둘레 풍경이 무척 아름다운데,
그 모든 풍경을 통틀어서 만휴정 원림이라고 한답니다.
만휴정이 있는 곳 건너편 마을인 묵계1리에는 보백당 김계행 선생의 <묵계 종택>과 <묵계서원>도 있답니다.
개울을 따라서 난 조붓한 길로 올라갑니다.
만휴정과 골짜기 건너편에 있는 길과 이어주는 다리
바로 이 다리에서 찍은 저 장면 때문에 이곳이 더욱 이름나게 되었답니다.
남들보다 훨씬 늦게 본 드라마였지만,
지금도 그 장면 하나 하나가 다 떠오르고 느껴지네요.
그만큼 잘 만들었고, 참 재미나게 봤답니다.
파릇파릇 새싹이 돋고
진달래꽃도 예쁘게 피었네요.
빗물을 머금은 진달래가 참 곱습니다.
드디어 만휴정이 보입니다.
정말 멋들어진 자리에다가 지었네요.
만휴정 아래에 있는 송암폭포랍니다.
물이 꽤 세차게 내려옵니다.
<미스터 선샤인>
이 드라마에서 고애신 역을 맡은 김태리가 참 예쁘게 나오더군요.
아니, 여인이지만 참 멋진 사람이었어요.
규율이 엄격한 조선 양반님네의 아씨이지만 나라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남정네도 할 수 없는 일들을 해내는 걸 보니,
참으로 멋지고 감격스럽기도 하더군요.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예뻤답니다.
또 이병헌이 맡았던 유진 초이 역시 고애신을 사랑함에 있어 그 어떤 어려움에도 자기를 던져서 지켜내는 모습이 매우 멋졌지요.
물론 드라마니까 그렇기도 하겠지만,
이런 사랑, 이런 열정으로 살아가는 이들이 없으리란 법은 없겠지요?
믿습니다. ^^ 하하하~~
돌담에 둘러싸인 만휴정
계곡 위에 세운 정자입니다.
이렇게 봐도 참 아름답네요.
드디어 보이는군요.
바로 저 다리입니다.
이병헌과 김태리가 손을 잡으며 서 있던 다리입니다.
합시다! 러브~ 나랑 같이
경북 문화재 자료 제173호인 만휴정 빗돌
우리가 갔을 땐,
아직 매화가 조금 남아 있을 때였답니다.
정자와 매화는 참 잘 어울리지요.
고매한 선비님들을 상징하는 꽃이기도 하지요.
보백당 김계행 선생의 유훈을 적은 편액입니다.
持身謹愼(지신근신) 待人忠厚(대인충후)
'나를 낮추고 남을 높인다' 또는
'몸가짐을 삼가고 남을 대할 때 진실하고 온순하라!'
라는 뜻을 적은 편액입니다.
보백당 선생의 인품을 잘 나타낸 글이네요.
온돌방을 양쪽에 두고
가운데는 우물마루를 놓았어요.
앞쪽 마루의 테두리는 계자 난간으로 둘렀네요.
또 다른 편액이 하나 있는데요.
이건 보백당 김계행 선생의 청렴한 정신을 잘 나타내는 글이랍니다.
吾家無寶物(오가무보물) 寶物有淸白(보물유청백)
우리 집엔 보물이 없으니,
오직 보물이 있다면 청백뿐이니라!
매화가 활짝 피었을 때는 더욱 예뻤겠습니다.
정자 앞으로 난 외나무다리를 곁에서 봅니다.
외나무다리라고 생각을 했는데,
나무는 바깥으로만 둘렀고 그 안은 시멘트를 바른 것 같네요.
만휴정 앞 계곡엔 넓은 암반이 많았어요.
때마침 우리처럼 만휴정을 보러 온 식구들이 있네요.
예쁜 아이가 이 다리를 혼자서 건넙니다.
만휴정,
참 아름다운 곳에 자리를 잡았네요.
만휴정 풍경을 조금 감상하실까요?
커다란 암반이 펼쳐진 곳에서 외나무다리를 봅니다.
바위에는 이렇게 글자를 새겼네요.
바로 아까 편액에서 본 글입니다.
보백당 김계행 선생의 청렴한 정신이 잘 나타난 글입니다.
오가무보물 보물유청백
세로로 세워봤어요.
제대로 보이지요?
정자도 무척 예쁜 곳이지만
이 외나무다리가 확실이 풍경을 더욱 살려주네요.
만휴정 위쪽에 있는 바위들을 지나면 이렇게 오솔길이 또 나옵니다.
저기까지는 올라가지는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아마도 그 옛날 김계행 선생도 이 길로 산책 삼아 거닐었을 듯하네요.
오늘은 <미스터 선샤인> 촬영지로 잘 알려진 안동 만휴정을 소개했습니다.
드라마 이야기를 떠올리면서 구경하는 재미도 쏠쏠했고요.
또 만휴정에서 만년을 보낸 보백당 김계행 선생의 청렴하고 남을 더욱 생각하는 정신을 알 수 있어 더욱 좋았답니다.
아 참,
보백당 선생의 후손들은 지금도 선생의 청렴하고 남을 먼저 생각하는 그 정신을 새기며 실제로 <보백당 장학문화재단>을 세워 청렴공무원 자녀와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한테 장학금을 전해주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후손의 집안사람들한테는 장학금을 절대로 주지 않는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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