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빛이 시골마을 초등학교 풍경으로 인사 올립니다.
이제는 문 닫은 학교가 되어버린 곳이랍니다.
오늘 사진은 2006년에 자전거 여행하다가 찾아가서 찍은 거랍니다.
때마침 아이 둘이 학교 운동장 한편 미끄럼틀에서 놀고 있더군요.
물어보니, 남매라고 하더군요.
이 아이들도 지금쯤 못해도 25살은 되었겠네요.
얘들아, 너희 어릴 적에 학교 운동장에서 만났던 잔차 타던 아줌마 기억하니?
구미시 해평면 산양리에 있는 산양 초등학교랍니다.
교실과 건물들이 딱 우리 어렸을 때 국민학교 풍경이랑 크게 다르지 않네요.
글씨가 워낙 작아서 잘 안 보이는데,
이 건물은 <자료실>이라고 써있네요.
국민학교 때엔 자료실, 과학실, 음악실은 늘 따로 떨어진 건물에 있었지요.
아마도 이 무렵이 거의 폐교할 때였나 봅니다.
저런, 수도꼭지가 떨어져 나갔네요.
더불어 살아가는 정직하고 창의적인 사람이 되자
현관에 교훈이 걸려있네요.
이 교훈은 한때, 경상북도 초등학교에 모두 결려 있었답니다.
혹시 이런 경험 해본 적 있나요?
어른이 되어서 어릴 때 내가 다니던 국민학교(초등학교)에 찾아갔는데,
어릴 적에는 그렇게나 넓고 커 보이던 운동장이 굉장히 작아진 느낌이 들지 않던 가요?
저도 그랬답니다.
학교 운동장이나 놀이터에서 신나게 뛰놀며 다니던 때엔
마을에서도 가장 큰 곳이 학교였고,
굉장히 너른 곳이었지요.
내 키가 자라고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은 못하고 어릴 적 그 기억 속에만 머물고 있는 나를 생각하고 웃음 질 때가 있었지요.
아마도 누구나 다 느끼는 것일 겁니다.
고무줄놀이
공기놀이를 하던 운동장 끝에 있는 놀이터
흙모래를 맘껏 만지며 놀던 곳
줄을 그어놓고 옥자 놀이를 하고 사방치기도 했지요.
큰 나무 그늘 아래에서 암만 뛰놀아도 시원하고 좋았던 바로 그 자리입니다.
신발장
아직도 아이들의 때 묻은 실내화가 신발장에 가득하네요.
저기 슬리퍼도 보이네요.
슬리퍼는 대게 선생님이 신던 신발이었지요.
개구쟁이 머슴아들은 저 대걸레를 쥐고 서로 칼싸움하듯 놀곤 했지요.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신나게 그네를 타다가 한 바퀴를 넘을 뻔한 때도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도 그땐 참 아찔했지요.
이 글을 쓰다 보니,
어릴 적 아무 걱정 없이 뛰놀던 시절이 마구마구 떠오르네요.
해 질 녘 마을 굴뚝마다 연기가 피어오르고
어스름한 저녁이 되면서 집집이 아이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진철아! 밥 무라!"
"영숙아! 퍼뜩 온나!"
아무개야 아무개야!!!
부르는 소리에 운동장에서 뛰놀던 아이들이 하나둘 떠나고 나서도
늘 혼자 남아있던 가시내가 있었지요.
아무도 불러줄 이 없어 한참을 더 있다가 시무룩하게 터덜터덜 혼자 집으로 돌아가던 가시내가 서글프도록 떠오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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