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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국가유산 이야기

이 이정표 보는 바람에 계획 다 틀어졌다! 그러나~ [홍성 성삼문 선생 유허지]

by 한빛(hanbit) 2025. 2.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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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있는 굴 먹으러 천북 가려다가 이정표 하나 보고~

홍성 성삼문 선생 유허지

지난해 12월 끄트머리, 이 날은 날씨가 매우 추울 거라는 예보가 있어 어딘가에 가서 답사를 하고 영상촬영까지 하려면 너무 힘들 거 같았어요. 그래서 생각해 낸 게 '오늘은 정말 맛난 거 먹고 바람이나 쐬이고 오자!'는 마음으로 나섰답니다.
어디를 갔냐고요? 그냥 나들이 삼아 맛난 거 먹고 오면 되니까 보령으로 잡았지요.
보령 천북 굴단지~! 
몇 해 앞서 가서 아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 거기로 정했지요. 그렇게 구미에서 출발해서 예산 수덕사 IC에서 내려 보령 쪽으로 가는 길이었어요. 홍성 어디 깨(?)를 지나가는데 이정표 하나가 눈에 확 들어옵니다.
 

<성삼문 선생 유허지>

 
"어~! 저기! 잠깐 들렀다 갑시다!"
"아, 여기구나! 전에 자료 찾다가 봤는데 이쪽에 성삼문 선생 관련된 유적이 굉장히 많더라고."
"보령에 가서 밥만 먹고 오면 되니까 들러서 구경만 살짝 하고 가도 될 거야."
 
그렇게 된 거였어요. 보령에 굴 먹으러 가다가 이정표를 보는 바람에 잠깐 들러 구경만 하고 가자 하고 들른 것이었는데 그만 이날 계획이 완전히 틀어지게 된 거랍니다. 생각보다 볼거리가 많아서 이곳저곳 둘러보며 간단하게 사진만 찍고 가려고했는데, 시간이 너무 지체되어 밥때도 놓쳐버렸고요. 천북에 가서 굴을 먹고 오기에도 이미 너무 늦어버렸답니다. 
어디 그뿐인가요?
간단하게 사진만 찍어야지 했던 게 그만 제대로 다시 해보자! 하고 꼭 한 달 뒤에 또다시 찾아가서 영상까지 다 찍어 왔답니다. 그렇게 두 번에 걸쳐서 다녀온 성삼문 선생 유허지 이야기를 펼쳐봅니다. 

사육신 매죽헌 성삼문은?

노은단

 성삼문(成三問 1418~1456) 선생 유허지는 본디 선생의 외조부 박담(朴膽)의 고택이 있던 곳이며, 성삼문이 출생한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1676년(숙종 2) 사인(舍人) 이량(李湸)과 유생들이 성삼문 등 사육신의 절의와 덕을 추모하려고 이곳에다가 사당을 세웠지요. 1685년(숙종 11) 박팽년(朴彭年), 이개(李塏), 유성원(柳誠源), 하위지(河緯地), 유응부(兪應孚)를 추가하여 사육신 모두를 배향하였습니다.

성삼문선생 사적비와 단심가 빗돌

성삼문 선생은 모두 잘 아는 대로 조선 전기의 문신이자 학자로서 사육신 가운데 한 분이지요.
조선의 사간원 우사간 등을 지냈고 남달리 글씨와 문장이 뛰어나 집현전 학사로서 세종대왕의 총애를 받고 훈민정음 창제에 함께 했습니다.

성삼문 선생의 단심가

 
1450년 어린 세손을 부탁한다는 세종의 유지를 받들다가 세조가 단종을 몰아내고 왕에 오르자 단종복위운동을 이끌었지요. 하지만 신숙주, 정인지 등이 세조의 편에 서고 김질 등이 밀고하는 바람에 실패하고 맙니다.
그렇게 사육신은 모두 대역죄인이 되어 사지가 찢어지는 거열형을 당하여 죽고 맙니다.

노은단

성종 때부터 복권이 논의되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았고 200여 년이 지난 숙종 때에 이르러서야 사육신들의 관직이 모두 복권되었습니다. 복권될 때 선생은 '충문공' 시호가 내려졌지요.

노은단 편액

숙종 2년인 1676년에 이곳에다가 사육신을 추모하는 녹운서원 (綠雲書院)을 세워 많은 인재를 길러냈고 뒷날 <노은서원(魯恩書院)>으로 이름도 바뀌게 됩니다.
‘노은’은 인현왕후의 오빠인 민진후(閔鎭厚)와 우암 송시열(宋時烈)이 노산(魯山)의 ‘노’ 자와 은의(恩義)의 ‘은’ 자를 따서 마을 이름을 '노은'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이랍니다.

노은단에 오르는 계단인데요.
삼문이 열려있어 들어왔는데 또 계단이 나오네요.

계단에 올라서니 봉분이 하나 보입니다. 그 앞에 제단도 있습니다.
무덤일까요?

1864년,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노은서원은 철거되고 당시 유생들이 사육신의 위패를 바로 여기 <노은단(魯恩檀)>에 묻었습니다.

어떤 이들은 선생의 무덤으로 잘못 알고 있다는데요. 여긴 무덤이 아니라 사육신의 위패를 묻어놓은 단소랍니다. 그 단을 모아 '노은단'이라 하였고 해마다 음력 10월 20일에 제향을 올리고 있답니다.

성삼문 선생 사당인 충문사

노은단 아래에는 선생의 영정을 모신 사당이 있습니다.

한글 편액 사당 참 좋다!

이제 사당으로 가 봅니다.

사당은 둘레를 돌담으로 쌓고 기와를 얹었네요. 그 가운데에 삼문을 두었습니다.

충절문

삼문 위에는 한글로 된 <충절문> 편액을 걸었네요.
매죽헌 성삼문 선생의 충절이야 말로 목숨 걸고 지킨 절개이니 삼문의 이름 또한 매우 알맞네요.
그나저나 한글로 쓴 편액이라서 저절로 웃음이 배어납니다.
집현전 학자로 훈민정음을 창제하셨던 선생의 업적도 잘 스며든 편액입니다.

사당으로 들어가는 문도 활짝 열려 있습니다.
진짜 고맙습니다.

앞면이 3칸인 겹처마 맞배지붕 건물이네요.
사당 안 마당도 꽤 너릅니다.

충문사

역시나! 사당에도 한글로 쓴 <충문사> 편액을 걸었네요.
성삼문 선생이 숙종 때에 복권될 때 내려진 시호가 바로 '충문공'입니다.

사당인 충문사 안쪽 모습

사당인 충문사 안쪽의 모습입니다. 사당 안에도 둘러볼 수 있도록 열어두어서 어찌나 고맙던지요.

성삼문 선생의 영정과 위패가 있습니다.

절신 충문공 성선생 신위(節臣 忠文公 成先生神位)라고 쓴 위패가 영정 앞에 있습니다.

성삼문 선생 유허비

성삼문 선생 유허비

노은단 아래 길가에는 <성삼문 선생 유허비>가 있습니다.

성삼문선생유허지

 

성삼문선생유허비

비문은 송시열이 짓고, 글씨는 김진상(金鎭商)이 썼으며, 전액은 유척기(兪拓基)가 썼다고 합니다.
빗돌 가장 위에는 <성선생유허비(成先生遺墟碑)>라 쓰여있고요. 오른쪽에는 <홍주노은동성선생유허비(洪州魯恩洞成先生遺墟碑)>라고 쓰여 있습니다.

앞면에는 선생이 홍주 적동리(지금의 홍성 노은리)에서 태어난 것과 사육신의 절의와 이 빗돌을 세우게 된 과정이 적혀있고 뒷면에는 인왕산 기슭에서 선생의 신주가 발견되어 이곳으로 옮기고 녹운서원으로 사액받고 또 노은서원으로 바뀐 배경까지 다 적혀있다고 합니다.
선생의 유허비는 비각 안에 잘 모셔서 보존하고 관리하고 있습니다.

비각 곁에도 빗돌이 하나 서 있는데 이건 정확하게 어떤 건지 모르겠어요. 마치 백비처럼 하얀 빗돌인데...

노은서원유허비(?)

비각 옆에 있는 하얀 백비처럼 보이는 빗돌에도 사실은 글씨가 쓰여 있었답니다. 그러나 맨눈으로는 글씨를 도무지 알아볼 수가 없더군요.
또 이 빗돌의 정보는 없어서 도대체 뭘까? 하고 사진을 편집하면서 대비를 많이 주고 봤더니 다른 건 모르겠고 <노은서원유허비(魯恩書院遺墟碑)>라 쓴 듯합니다.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서원이 훼철되었을 때 서원이 있었던 터를 알리려고 세운 유허비인 듯하네요.

성삼문선생유허지 우물

성삼문 선생의 유허지에는 크게 <성삼문선생유허비>와 사당인 <충문사>, 그리고 사육신의 위패를 묻고 제향을 지내는 <노은단> 이렇게 세 가지가 한 자리에 있습니다. 둘러보면서 선생의 충절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또 유허지 바로 맞은편에는 기와집 단장을 한 우물도 있습니다. 지금도 물이 찰랑찰랑 넉넉하게 솟아나는 우물이더라고요.
이밖에도 아주 가까운 둘레에 성삼문 선생 부인의 묘소도 있고요. 또 선생의 부모님 묘소도 있습니다. 
이다음에 하나하나 소개할게요.
 

 
성삼문선생유허지 - 충남 홍성군 홍북읍 노은리 114-1
 
★한빛이 꾸리는 유튜브 채널 <한빛국가유산TV>에 소개한 사육신 성삼문 선생 이야기 영상도 함께 보세요. ★
https://youtu.be/tLgqBJM0REE?si=P6SIUTTUPbO07tUs

 

https://sunnyhanbit.tistory.com/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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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unnyhanbit.tistory.com/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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