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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과 나들이

[김천 부항중학교] 학생들의 웃음소리와 거친 숨소리가 사라진 운동장엔 스산한 바람소리만 감돌뿐

by 한빛(hanbit) 2024. 1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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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부항중학교(지례중학교 부항분교)

 

친구들의 웃음소리와 거친 숨소리를 몰아내 쉬던 운동장엔

 

김천시 부항면 사등리 마을에는 부항중학교가 있습니다. 

1974년 10월에 문을 연 학교인데요.

24년 뒤, 1998년 12월에 지례 중학교 부항분교로 끌어오다가 지난 2016년까지 제40회 졸업식을 끝으로 모두 2,473명의 졸업생을 내놓았지요.

지난 2017년 2월 28일에 폐교된 뒤, 같은 해 3월 1일 지품천중학교로 통폐합되었다고 합니다.

 

학교 이름표가 붙었을 자리에 이름표는 오간데 없이 떨어져 나가고...

 

겉으로 보기에는 아직도 건물이 깨끗해 보이는데 빈 운동장에는 잡풀만 가득합니다.

 

교문에 들어서자 바로 오른쪽에 보이던 장학기념비

연안 이현도 장학 기념비(延安 李鉉陶 奬學記念碑)라고 쓴 거 맞나요?

 

틀림없이 문닫은 학교인데 자동차가 여러 대가 있어서 놀랐어요. 알고 보니, 학교 앞에 밥집이 하나 있는데 아마 숨은 맛집으로 이름난 곳인 가 봅니다.

이 산골짜기에 있는 밥집에 찾아오는 손님이 많은 걸 보니 꽤 맛있나 봅니다.

 

아, 오늘 여기에 왜 왔냐고요?

사실, 이번주에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들의 모임을 저희 가게에서 하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왔답니다.

학교는 문을 닫았지만 그들의 꿈과 희망이 담겨있던 곳이라서 학교 풍경을 영상으로 담아 프로젝트로 보여주면 참 뜻깊은 시간이 될 듯해서 영상 촬영차 나왔답니다.

 

그런데요.

실제로 와서 보니, 제가 먼저 가슴이 먹먹해지더군요.

우리도 학생시절 같은 꿈을 키우며 배우고 다녔던 학교와 다를 게 하나도 없기 때문이겠지요?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을 교정입니다.

지금은 그 웃음소리 대신에 잡풀만 자라고 있습니다.

 

때가 늦가을이라 더 했을까요?

그 쓸쓸함이 더욱 더하더군요.

 

운동장에서 땀흘리며 뛰다가 올라와 줄을 서서 땀을 씻어내고 물을 먹었을 식수대입니다.

식수대도 낡아서 깨어지고...

 

학교 건물도 저렇게 부서진 곳도 있습니다.

 

교실 창문으로 사진기를 바짝 대고 찍어봤어요.

아아............. 텅 빈 교실에 칠판만 남아 있습니다.

칠판이 아니면 교실인지 사무실인지...

 

혹시 이런 거 느껴보신 적 있나요?

어릴 때 다녔던 초등학교에 오랜 세월 지나 어른이 되어 갔을 때, 그렇게나 크고 넓던 운동장이 엄청나게 작게 보이던 그런 경험을요.

저는 제가 다니던 초등학교에 30년도 넘어서 가봤는데 진짜 조그맣게 보이더라고요.

여기는 두메산골 마을에 있는 학교인데도 운동장이 꽤 너른 편이네요.

 

이 계단에 내려서면 작은 교단에 설 수가 있겠네요.

교장 선생님 훈시 말씀을 여기서 하셨겠군요.

 

"에~! 에~~~ 끝으로~~"

 

 

땀을 흘리며 몸을 부딪혀가며 운동도 하고 공차기도 하고 또 놀기도 했을 운동장에는 지금 잡풀만이 가득 자라 있습니다.

학생들의 거친 숨소리가 들리는 듯하지만 지금은 갑자기 차가워진 날씨에 윙윙~ 바람소리만 감돌뿐입니다.

 

국기게양대

 

2017년 2월에 폐교된 학교라고 하더니...

정말 딱 2017년 2월 달력에 시간이 멈춰져 있습니다.

 

교실 창문 앞에는 아무도 찾아와 반겨주는 이 하나 없어도 이렇게 저절로 핀 꽃이 있더군요.

 

노란 꽃이 쓸쓸한 교정에 그나마 생기를 돌게 하는군요.

 

그러나 얘들마저 지고 말면 더욱 삭막해지겠네요.

 

남학생들은 저기 운동장에서 얼마나 열심히 뛰며 놀았을까?

텅 빈 운동장에는 축구 골대만이 남아 있습니다. 

 

아하! 저기도 식수대였군요.

 

 

태극기가 걸려 있네요.

여기도 교실인가?

아, 교무실인가 봅니다.

 

학교 건물 뒤쪽도 가 봅니다.

큰 나무가 건물을 내려다보며 비스듬히 누워 있네요.

중학생들 같으면 모르긴 몰라도 조금은 껄렁껄렁한 학생들이 이 뒤쪽으로 많이 다녔겠군요. ^^

스탠드

운동회 때엔 그 많은 학생들이 여기 옹기종기 나란히 앉아 목청껏 소리치며 응원을 했겠지요?

 

계절이 늦가을이라 다행이지요.

아마도 지난여름처럼 뜨거운 날 왔었다면 뱀이 겁이 나서 여기 들어서지도 못했겠네요.

건물을 보니, 학급수도 꽤 되어 보입니다.

 

[배움이 즐겁고 나눔이 행복한 인재 육성]

지례중학교 부항 분교의 마지막 슬로건이었지 싶습니다.

 

공차기하던 친구들은 지금 다 어디에서 무엇을 할까?

 

텅 빈 운동장에 낡은 축구 골대 만이 덩그러니 남아 있습니다.

 

내가 있던 교실은 어디일까?

누군가 이 학교를 나온 친구들은 그렇게 헤아려보기도 하겠습니다.

 

자꾸만 눈길이 갑니다.

 

이 네트 너머로 죽어라고 뛰어다니던 친구들은 지금 다 어디로 갔을까?

 

친구들아~! 너희들 다들 어디에서든지 잘 먹고 잘 살고 있겠지?

 

그래도 멀리 서울로 또 각각 도회지로 떠나가지 않고 가까이에서 사는 친구들은 복 받은 사람들이네요.

생각나면 이렇게 한 번씩 찾아와서 볼 수는 있으니까요.

 

부항지서 망루 (2021년 5월 촬영)

 

참, 여기 옛 부항중학교 바로 아래에는 우리 국가등록 문화유산인 <부항지서 망루>가 있습니다.

몇 해 앞서 제가 유튜브로 소개도 한 곳입니다.

이곳은 한국전쟁 직후 마을 주민들이 콘크리트로 쌓아서 세운 적군 방어시설이랍니다.

주민들이 경찰을 도와 북한군 게릴라들의 침투를 막는 데 크게 기여한 곳이지요. 

이 망루에는 지하시설도 있는데요. 지하로 난 길을 따라가면 부항 파출소로 갈 수 있도록 통로를 만들어 놓았답니다.

 

예전에 이 부항지서 망루 촬영 왔다가 이 마을을 둘러보고 간 적이 있는데, 오늘 또 이렇게 인연이 닿아 옛 중학교를 찾아오게 될 줄은 몰랐네요.

 

★ 한빛이 꾸리는 유튜브 채널 한빛국가유산TV에서 소개한 부항지서 망루도 함께 보세요. ★

https://youtu.be/xaE0cnA1gUw?si=eYKOXkS8CmNTrW1T

 

 

부항중학교에서 내려가는 길

 

 

오늘은 김천시 부항면 사등리 마을에 있는 문 닫은 학교 부항중학교에서 인사를 올립니다.

가게에서 모임을 한다던 그분들도 저와 비슷한 또래시더라고요.

그들과 같은 감성으로 학교를 둘러보며 함께 느껴봤습니다.

 

"부항 중학교여! 영원하라~!!!"

★한빛이 꾸리는 유튜브 채널 한빛국가유산TV에서 소개한 김천 부항중학교 영상입니다. ★

 

https://youtu.be/k9swgpzqISI?si=PhiSkJqmD2oL8kT-

 

 

경북 김천시 부항면 사등리 910

 

★김천시 부항면 사등리 마을 이야기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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