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즈넉하고 조용하기만 한 마을 사등 1리
조선 말 지례군 상서면에 속했던 지역으로 1914년 웃갯절·아랫갯절·사드래·장자동(長子洞)·한적동(閑寂洞)이 통합되어 김천군 부항면 사등리로 개편되었다. 1963년 사등1리·사등2리로 나누어졌고, 1949년 금릉군 부항면 사등리로 개칭되었다. 1995년 김천시 부항면 사등리가 되었다.
마을 앞으로 부항천이 굽이쳐 흐르며 생긴 모래톱 때문에 마을 이름이 모래들·사들·사드래·사등(沙等)이라 한 데서 비롯된 마을이랍니다.
위 사진은 김천시 부항면 구남교에서 본 부항천의 모습인데요.
물이 무척 맑고 깨끗하더군요.
부항면 사등리 마을은 웃갯절, 아랫갯절, 사드래, 장자동, 한적동이 합쳐져 만들어진 마을인데 오늘 우리가 가본 마을은 사등 1리 마을로 갑니다.
아마도 '웃갯절'이라고 하는 마을이지 싶습니다.
마을 한 바퀴를 다 둘러봤는데도 마을 표지석을 볼 수 없어서 정확하게는 잘 모르겠는데 자료를 찾다 보니, 사등 1리 마을을 웃갯절이라고 하는 것 같더라고요.
웃갯절, 아랫갯절이라고 하는 마을 이름은 옛날에 이곳에 '개사'라고 하는 절집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 절집을 경계로 두고 윗마을은 웃갯절, 아랫마을은 아랫갯절이라고 했다네요.
들깨를 다 털어낸 깻단
마을에 들어서자 저기 건너편 대숲이 있는 풍경이 아주 멋스럽더라고요.
마을이 그래도 제법 크더군요.
지도에서 봤을 때 집들이 못해도 서른 채는 되지 싶었답니다.
어느 집 굴뚝에서는 연기도 피어오르고요.
이상하게 자꾸만 눈길이 가는 대숲과 그 아래 집입니다.
풍경이 아름답더라고요.
오오~! 여긴 어디?
어제도 말했는데, 우리 부부 이런 풍경 보면 절대로 그냥 지나치지 못합니다.
사실 마을 들머리 가장 처음에 보는 집이 바로 이 옛 집이었답니다. 어느 재실인 듯합니다.
꼬부라진 길이 길게 뻗어있어 매우 아름다운 길이었는데 빨갛게 단풍이 든 나무가 풍경에 한몫을 더하네요.
마을 끝까지 올라왔나 했는데 여기서도 또 길이 이어지네요.
저기 위로 가면 '무투리미골'로 가는 길인데 축사가 몇 곳 보이더군요.
오잉? 여기 엊그제 제가 소개한 '곤포 사일리지'도 보이네요.
다시 차를 돌려 돌아서려는데, 헉!
그 옛날 마을회관으로 썼던 건물이 보이네요.
벽에는 <사등 1리 사무소>와 <사등 1리 부녀회>라고 쓴 나무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건물은 낡았고 출입문은 다 부서졌지만 어쨌거나 지난날에는 마을에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주민들이 모두 여기 한데 모여 머리를 맞대고 의논하고 또 갖가지 행사도 치렀겠지요?
막 상상이 되네요. 하하하!
이제 마을 들머리에 있던 재실을 둘러봅니다.
이곳 사등리 마을에는 벽진 이씨와 연안 이씨가 터를 잡고 살아왔다고 합니다.
벽진 이씨 전서공(典書公) 이존인(李存仁) 선생이 터를 잡고 정착한 이래 연안 이씨·벽진 이씨가 세거해 오고 있다고 합니다. 협곡에 자리 잡아 농경지가 적고 담배와 양파를 주로 재배한다고 하네요.
재실로 보이는 건물에 들어가서 보려고 했는데 출입문까지 올라가는데 계단이 몇 개 있고 좀 높아서 아직 다리가 성치 않아 저는 못 가겠더라고요.
아쉬운 대로 담장 너머로 구경하고 사진도 찍고...
재실 사주문 옆으로 향나무가 보이네요.
저는 올라가 보지 못하고 남편이 대표로 들어가서 구경하며 사진을 찍어왔습니다.
아까 바깥에서 볼 때에도 담장이 부분 부분 무너져서 위험해 보였는데, 출입문도 떨어졌는지 따로 떼어 놓았네요.
문짝은 떨어져 있는데 본 건물은 굉장히 깨끗합니다.
앞면 4칸, 옆면 2칸짜리 홑처마 팔작지붕 건물인데 무척 깔끔하네요.
가운데 2칸은 대청으로 양쪽 1칸씩 온돌방을 둔 모습입니다.
건물의 앞면에 쓴 기둥은 모두 원기둥이네요.
원기둥으로 된 건물은 사각보다도 훨씬 탁 트인 느낌이랍니다.
답답하지 않고 곡선이라 모나지 않은 모습이라 무척 안정된 모습입니다.
원기둥 아래 주춧돌도 예쁘고 둥글게 다듬어서 썼네요.
이 재실의 이름은 추원재(追遠齋)라고 편액을 걸었네요.
대청 안쪽도 굉장히 깨끗합니다.
이쯤이면 자주 청소를 하고 관리를 한다는 얘기지요?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 좋습니다.
보세요! 원기둥이라 얼마나 시원하게 보이는지...
답답함이나 가로막힌 느낌이 전혀 들지 않습니다.
아까 밖에서 보았던 향나무입니다.
나무가 제법 큽니다.
어떤 문중의 재실인지 알 수 있는 자료가 없어 잘 모르겠지만 정말 깨끗하게 관리를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바깥에서 볼 때 담장이 몇 군데 무너져서 그건 좀 고쳐야겠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조용하고 한적한 사등 1리 마을을 구경하고 이제 다시 마을을 빠져나왔습니다. 저기 길 건너편에 옛집 건물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곳을 봅니다. 저기는 '벽진 이씨' 사당인 모원당(慕遠堂)이랍니다.
그리고 아까 처음에 보았던 부항천이 흐르던 구남교에 가면 <부항면장 현창석 공덕비>가 있답니다.
오늘은 '모래들·사들·사드래·사등', 이렇게 여러 이름으로 일컫는 김천시 부항면 사등리 마을을 둘러봤네요.
경북 김천시 부항면 사등리 11-1
★김천시 부항면 사등리 마을 이야기 더보기★
https://sunnyhanbit.tistory.com/404
https://sunnyhanbit.tistory.com/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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