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골마을 한가운데 큰 내(부항천)가 흐르고
김천시 부항면 나들이, 오늘 마지막으로 둘러볼 곳은 지례초등학교 부항분교가 있는 월곡리 마을입니다.
월곡리는 '달이실'이라고도 하는 마을인데요.
'마을 가운데를 흐르는 부항천에 거북이가 달을 쳐다보고 있는 듯한 형상의 거북바위 또는 거빵굴이라 불리는 큰 바위가 있어 달이실이라 불렀다. 한자로 ‘달 월(月)’자와 ‘골 곡(谷)’자를 써서 월곡(月谷)이라 하였다.'라고 하는 마을이랍니다.
실제로 마을 한 복판에 이렇게 큰 내가 흐릅니다. 바로 부항천입니다.
이 부항천 물이 흘러흘러 저기 아래 사등리 마을 앞을 지나 구룡사가 있는 구룡계곡의 구남천과 만나게 되지요. 또다시 그 물줄기가 한데 모여 마침내 부항댐 부항호로 흘러들게 된답니다.
마을 역사와 함께 했을 월곡숲과 백범 김구 은거지
마을 한가운데 있는 부항천을 건너오면 이렇게 '월곡숲'이 나옵니다.
큰 느티나무가 굉장히 많더라고요.
마을 주민들이 운동도 할 수 있도록 기구도 놓았고요.
이곳 부항면 월곡리는 백범 김구 선생이 한 달쯤 머물다가 간 곳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백범 김구가 25세 되던 해인 1900년 이곳에 살던 일주(一舟) 성태영(成泰英)의 집에 한 달 동안 묵어간 곳이라고 합니다.
김구 선생이 쓴 『백범일지』에는
“이시발의 편지를 받아 지례군 천곡[월곡으로 추정] 성태영을 찾아갔다. 성태영은 나를 이끌고 산에 올라 나물을 캐며 혹은 물고기를 보는 취미로 소일하거나 옛글을 문답하며 어언 한 달을 보냈다.”라고 월곡에서 보낸 한 달을 회고했다고 합니다.
월곡숲은 큰 나무들 아래로 볼거리들이 많더군요.
이건 뭘까?
고인돌?
光明石(광명석)이라 쓴 큰 돌판도 보이고요.
커다란 돌탑도 보입니다.
앗! 어린 아이가 자전거를 타고 노네요.
시골마을에서 좀처럼 보기에 힘든 어린이 모습입니다.
제가 다 반갑네요.
어라~! 아이가 더 있습니다?
아이고 귀여워라~
숲에는 이런 곳도 있네요.
둥그렇게 물길을 내놓았네요.
오호~! 무대도 있습니다.
음향 장비만 가져오면 바로 공연해도 되겠네요. 하하하~!!!
조금 전 봤던 아이들이 타고 놀던 자전거가 누워 있네요.
느티나무도 고생 깨나했나 봅니다.
벤치 앞에 가랑잎이 수북합니다.
이날 촬영을 하는데 손이 꽤 시렸답니다.
날씨가 차츰 겨울로 접어드네요.
나무들이 가랑잎을 다 떨구고 빈 몸만 드러냈는데도 굉장히 우람합니다.
아까 그 아이는 어디로 갔을까?
쉼터도 아주 잘 만들어 놓았네요.
돌탑 사이로 작은 돌을 끼워놓은 게 재밌습니다.
성황단 돌탑인가요?
그 둘레를 솟대가 빙 둘렀네요.
가만, 솟대 위에 앉은 건 오리가 아니네요? 기러기인가요?
성황단 돌탑 너머로 노란 은행나무가 예쁘네요.
산골마을 초등학교 분교 <지례초등학교 부항분교>
마을 한복판에 있는 부항천 위로 난 다리를 건너면 지례초등학교 부항분교가 있답니다.
학교 운동장을 지역 주민들한테도 개방한다는 안내문이 있네요.
요즘 도시의 학교에는 운동장 개방을 안 하더라고요. 하도 위험한 일들이 많은 세상이라 말이지요.
산골 마을 초등학교인데도 꽤 큽니다.
운동장도 무척 넓네요.
학교 건물도 예쁘게 칠도 하고 무척 깔끔해 보입니다.
'삶의 힘을 키우는 따뜻한 지례교육'
학교 슬로건도 무척 멋집니다.
두루뭉술하게 쓴 글보다 훨씬 좋네요.
교정에는 세종대왕상과 책읽는 소년소녀상도 보입니다.
아이들의 놀이터네요.
가랑잎을 다 떨궈내어 빛깔이 없는 운동장에 저 미끄럼틀과 아직 다 떨궈내지 못한 노란 은행나무가 생기를 더해줍니다.
우와~! 아이들입니다.
아니, 그런데 이렇게나 많다고요?
아이들을 보니 진짜 반가웠어요.
이 산골 마을에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많이 있는 걸 보니 어찌 반갑지 않겠어요?
"너희들 이 학교에 다니니?"
"아니요!"
아...........................그러면?
"오늘 할머니 집에 놀러 왔어요."
아하, 그런 거였군요. 아이들 모두 할머니댁에 온 거였어요. 아까 보았던 자전거를 타던 아이들도 이 중에 있더군요.
실제로 이 학교에 아이들이 몇이나 다닐까? 궁금해서 찾아봤어요.
학교가 처음 생긴 건 1935년 06월 12일이라고 하는데,
지금 현재 아이들은 남학생 8명, 여학생 1명 모두 9명이 다닌다고 합니다.
학생 9명에 선생님이 네 분 계신다고 하네요.
이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은 무척 행복하겠습니다.
선생님과 굉장히 가깝게 지낼 테니까요. 아마도 식구 같지 싶습니다.
그 옛날 우리 때 같으면 한 반에 60명은 기본이고 거의 65~68명까지 있었으니까요.
학교 운동장을 지키고 있는 나무 또한 학교의 역사보다도 더 오래되었지 싶네요.
교문 앞 게시판을 들여다봤는데 11월 월중 계획표가 눈에 띕니다.
학예발표회를 한다는 글도 보이네요.
아이들이 저마다 열심히 준비한 행사를 발표했을 텐데 무척 재밌었겠네요.
오블완 덕분에 요 며칠 김천시 부항면의 마을 곳곳을 돌아보며 느꼈던 이야기들을 다 풀어낼 수 있었네요. ^^
조용한 산골 마을의 정겹고 살가운 풍경들이 아름다워 두고두고 생각날 듯합니다.
경북 김천시 부항면 월곡리 147
★김천시 부항면 마을 이야기 함께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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