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라? 여기 언제 이렇게 바뀌었대?
구미에서 금산에 갈 때면 늘 지나가는 곳이랍니다. 황간까지는 고속도로를 타고 나와서 영동 양강면 묵정리 마을 앞을 지나서 금산으로 가곤 했지요. 여기는 외마포 삼거리랍니다.
그런데 한동안 아니, 꽤 여러 해 동안 여기 외마포 마을 앞으로는 지나갈 수가 없었답니다. 여기 외마포 삼거리와 금산, 양산 쪽으로 가는 오른쪽 길을 아주 오랫동안 찻길 공사를 하고 있었거든요.
이번에도 그렇겠거니 하고 저기 반대쪽 길로 왔는데 이쪽 길이 열렸더군요. 길도 새로 다 닦아놓았고요.
이 마을의 산세가 말모양으로 생겼고 둘레에 금강이 흐르고 나루터가 있었다고 합니다. 마을은 내마포와 외마포가 있다고 해요. 지금은 묵정동과 마포동이 합쳐져 '묵정리'라고 합니다.
외마포
이 마을 앞에 그 옛날 금강 나루터가 있어서 붙여진 이름.
위 사진은 지난 2020년에 찍은 외마포 마을 들머리 풍경이랍니다.
저기 위에 있는 사진과 견주어보면 마을 이름 표지석이 매우 가깝게 있습니다. 실제로는 가까운 게 아니라, 예전에는 저 표지석 바로 앞이 찻길이었답니다.
앞 찻길이 높아졌답니다. 그리고 왼쪽에 보이는 연둣빛 지붕 집이 없어졌네요.
아하, 그러고 보니 연둣빛 지붕뿐 아니라 파란 지붕 집까지 싹 다 사라진 거였군요.
영동 묵정리 고가
외마포 마을 들머리가 높아진 새 길 덕분에 더 낮게 보입니다. 앞에 있던 집들도 사라져 그 안쪽에 있던 옛집이 확 드러나 보인 거랍니다.
저곳은 <묵정리 고가>입니다.
영동 묵정리 고가는 처음엔 이 둘레에 있는 이웃 마을 용화면 월전리에 있었다고 합니다. 정참봉이라는 분이 살던 집이었다고 하는데 1932년에 이곳으로 옮겨와 다시 세웠다고 하네요.
임신 2월 23일에 세운 건물이라는데 일제강점기 때 세운 것이네요.
지난 2020년 3월, 이제 막 푸릇푸릇 풀이 돋아나올 때쯤 묵정리 고가를 찾아가 둘러봤답니다.
아쉽게도 문이 굳게 닫혀있어 안쪽에는 들어가서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담장이 낮아서 들여다볼 수는 있었답니다.
흙돌담으로 둘러싸인 옛 집이 퍽이나 아름다웠답니다.
특히 묵정리 고가의 솟을대문이 매우 인상 깊은 곳이랍니다.
이 집의 옛 이름인 영사재(永斯齋) 편액이 대문에 걸려 있습니다.
또 대문 양쪽 담장이 무척 화려합니다. 기왓장 조각으로 문양을 만들었어요.
ㄱ자 형으로 된 안채의 모습입니다.
안채에는 빗돌이 2기가 있는데 들어가서 자세하게 볼 수 없어서 정확한 내용은 잘 모르겠네요.
대문 옆으로 둘러놓은 담장의 곡선 좀 보세요.
참 예쁘지요?
안채도 건물이 참 예쁘고 멋스럽습니다.
홑처마로 된 팔작지붕 집이지만 처마가 끝쪽으로 치켜올라간 게 매우 아름답네요.
안채와 바깥쪽 부속건물도 담장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담장 너머로 본 안채 풍경인데 진짜 멋지게 지은 집이네요.
누마루로 된 건물인데 잘 다듬은 주춧돌 위에다가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다가 건물을 올렸습니다. 옆에는 온돌방 뒤쪽으로다가 쪽마루를 놓기도 했네요.
묵정리 고가에서 나와 찻길 앞에 난 밭을 따라 가면 또 다른 건물을 만납니다.
튼튼한 돌기단 위에 겹처마 세운 정자가 하나 있답니다.
정자의 이름은 삼호정(三乎亭)입니다.
조선 철종11년(1860) 치당(治堂) 성대식(成大植)이 세웠으며, 양강(楊江) 위에 자리 잡고 있다. 앞에는 장강(長江)이 뻗어 마치 유단(油單)을 펼쳐 놓은 듯하고, 뒤에는 높은 산들이 병풍을 두른 듯하여 모든 번뇌를 씻고 산색(山色)을 우러러 심신을 바르고 고요하게 할 수 있어 선비들이 수양하기에 좋은 곳이다.
위 안내판 글을 보면, 이 삼호정이 앞에 장강이 뻗어있다 했는데 아마도 이 앞까지 물길이 뻗어있었지 싶네요.
외마포 마을 앞으로 흐르는 금강
외마포 마을 앞과 양산면 송호리 쪽으로 쭉 이어지는 금강
혹시 몰라서 카카오맵 로드뷰를 살펴봤는데요.
세상에나! 2024년 9월에 찍은 화면이 나오네요. 새로 길을 닦고 찍은 거라 좋은 자료가 되네요. 로드뷰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바로 외마포 마을 묵정리 고가 앞이랍니다.
지금도 이렇게 금강이 흐르고 있는데 아마도 그 옛날에는 삼호정과 외마포 마을 앞으로도 물길이 이어졌지 싶네요.
외마포 묵정리 마을에서 금강을 따라 조금만 가면 양산팔경 가운데 하나인 송호 관광지와 금산으로 가는 길이 나뉘어지는데, 송호 관광지 쪽으로는 아직도 공사 중이네요.
못 들어가게 막아놨네요.
아마 이 공사도 나중에 가보면 끝이 나고 멋진 길이 되어 있겠네요.
새 길로 바뀌면서 마을 속에 숨은 듯 잘 보이지도 않았던 옛 집, 묵정리 고가가 이렇게 한눈에 펼쳐지니 참으로 좋습니다.
예전에는 저희도 이쪽 길을 그렇게나 많이 다녔는데도 저 안에 이런 곳이 있는 줄 몰랐었거든요.
지금은 시원하게 펼쳐진 옛 집이 훤히 드러나니 더욱 멋있네요.
https://www.youtube.com/shorts/6QFkCobrLSc
충북 영동군 양강면 외마포길 26
묵정리 고가와 가까운 곳에 있는 자풍서당과 송호금강물빛다리도 함께 보세요.
https://sunnyhanbit.tistory.com/171
https://sunnyhanbit.tistory.com/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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