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소개한 아포 <재동이보리밥> 한 그릇을 가볍게 비우고 늘 다니던 길이 아닌 마을 뒷길로 돌아서 가 봅니다. 마을 뒤쪽은 아직 시골풍경이 남아있는 곳이라 가끔 다니는 길이랍니다. 오늘은 금계 마을 앞을 지나갑니다. 김천시 아포읍 송천리에 있는 <금계> 마을입니다.
금계 마을 표지석
이쪽으로 여러 차례 와봤는데 이 마을 표지석은 오늘 처음 봤습니다. 역시 뭐든지 아는 만큼 보이는 법이네요. 굉장히 오래되어 보이네요. 옛 표지석이 무척 정겹습니다.
금계 마을 들머리 오른쪽에 아주 낮고 작은 표지석이라 눈에 쉽게 띄지 않기도 합니다. 풀 정리가 잘 되어있어서인지 오늘은 제 눈에 확 들어왔네요. 하하하!
마을 이름은 금계(金鷄)
마을 이름의 유래를 적어놓아 살펴봅니다.
2022년에 세웠다는데, 글자를 알아보기가 쉽지 않더군요. 사진을 찍어 밝기 조정을 해서 읽어봅니다.
어떤 이는 <금계(金溪)>라고 하는 이도 있더군요. 맑은 물이 흐른다 해서 그렇다고 하던데, 이 유래비 내용은 그것과는 다르네요.
송천리 금계 마을은 국사봉 자락인 피난골 아래에 있는데 조선시대 초기부터 창녕 성 씨와 일선 김 씨가 들어와서 살면서 집성촌 마을을 이루었다고 합니다.
마을 뒷산인 피난골은 임진왜란 때 피난처로 알려진 곳이라고 하는데, 마을 형세가 풍수지리로 볼 때 <금계포란형(金鷄抱卵形)>이라 닭이 알을 품고 부화를 기다리는 명당이라고 합니다.
금계 마을 앞 정자
그런데 이 마을 앞이 트여있어 닭이 편안하게 알을 품을 수 없는 형세라 마을에 우환이 든다 해서 1710년에 마을 들머리의 땅을 주민들이 공동으로 사들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밖에서 마을이 보이지 않도록 소나무를 심어 인공 숲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오랜 세월이 흐른 지금도 530평 너른 터와 늙은 소나무 몇 그루가 아직도 남아 있답니다.
마을 앞을 지키는 370여 년 된 느티나무
지금은 이렇게 마을 들머리에 큰 느티나무가 가장 먼저 맞이한답니다. 느티나무 가지가 못해도 열 개쯤은 사방으로 나뉘어서 뻗어있어요. 사진으로는 다 그 웅장함을 담을 수 없음이 아쉬운데, 실제로 가까이에서 보면 입이 떡 벌어진답니다.
아직도 푸른 잎이 무성하게 꽉 들어차 있지요.
이 느티나무를 보니, 어릴 적 생각이 나는군요. 주로 이런 큰 나무들이 마을 들머리에 있어 어른들이 편히 쉬는 곳이지요. 집에 갈라치면 반드시 이런 나무 아래를 지나가야 하지요. 그때마다 어른들은 꼭 한마디 하지요.
"아이고 야야~! 너그 아부지 잘 계시나?"
"그래 밥은 먹었더나~!"
아이 때에는 이런 큰 나무 아래를 지나가기가 꺼려지기도 했지요. 아마도 이런 경험 하나쯤은 있으시지요? 하하하~!!!
요즘은 시골마을에 가서 이런 당산나무 아래를 지나가도 마을 어른들을 찾아보기가 그리 쉽지는 않지요.
마을 쉼터로 또는 운동을 할 수 있는 기구도 잘 마련되어 있지만 마을 분들은 잘 볼 수 없습니다.
지난 2005년에 보호수로 지정되었네요. 이제 370살 가까이 되었네요.
금계 마을
느티나무 옆으로 난 길을 따라가면 <솔밭길>이란 카페가 있다고 하네요. 가보지는 않았지만 이런 카페는 찾아가는 이가 많다고 하네요. ^^
날이 갈수록 희끗희끗했던 논이 하루가 다르게 푸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어느새 모가 많이 자랐더군요.
금계 마을 오래된 느티나무를 구경하고 돌아오면서 다시 한번 되돌아봅니다.
빨간 동그라미 친 나무가 우리가 본 느티나무입니다. 그 곁으로는 소나무숲이 보입니다. 그 옛날 닭이 알을 편안하게 잘 품을 수 있도록 마을 주민들이 손수 가꾼 소나무숲이 한눈에 보이네요.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옛사람들의 마을 사랑이 잘 느껴집니다.
https://sunnyhanbit.tistory.com/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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