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주에서 아주 멋진 곳을 보았어요.
빗방울이 듣는 가운데 찾아간 <되재성당>이랍니다.
맨 아래에 영상으로도 만들었으니 함께 보세요~!
성당 이름이 참 남다르지요?
되재?
완주군 화산면 승치리에 있는 승치리 고개의 옛 이름이 <되재>라고 한답니다.
지도에서 보니, 이곳 되재성당이 가장 끄트머리에 있더군요.
이 골짜기 안에 성당이 있고, 또 천주교 박해인 <신유박해>와 <병인박해>를 피해서 숨어들어 살던 교우촌이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 교우촌이 무려 56곳이나 되었다고 하네요.
되재성당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로 세운 성당이랍니다.
서울 약현성당이 첫 번째이고 그 두 번째가 되재성당이래요.
게다가 한옥으로 지은 성당인데, 이걸로는 또 첫 번째라고 하네요.
벌써 보기에도 참 멋스럽네요.
나무로 만들고 그 위에 기와를 얹은 모양을 한 게 바로 종루랍니다.
이런 양식은 처음 봤어요.
한국전쟁 때에 빨치산들의 거점이 될까봐 국군이 이 되재성당에 불을 질렀다고 해요.
그 바람에 불타서 없어진 걸 다시 1954년에 다시 세운 공소 건물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이 동상을 성모마리아상이라고 생각했어요.
무심결에 봐서 그랬지요.
성당이니까 당연히 그렇겠거니 했는데...
그런데 가까이 가서 보니, 예수님 상이네요.
두 팔을 벌리고 맞이하는 인자한 얼굴에 한참 빠져 있었답니다.
되재성당은 한옥 성당이라서 더욱 멋지고 남달랐지만
그 무엇 보다도 이 종루는 정말 독특합니다.
종루 아래에 나무 기둥을 받치고 있는 주춧돌까지 있어요.
확성기도 달려있고요.
지붕을 한옥 기와지붕으로 되어 있네요.
가장 꼭대기에는 십자가를 세웠고요.
두 팔을 벌리고 찾아오는 이를 가장 먼저 반겨주는 예수님이네요.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 마 11:28
인자한 얼굴로 웃으면서 두 팔 벌려 맞이해주는 예수님을 보니,
마음이 진짜 평안해지네요.
한참 동안 올려다봤답니다.
이 성당 건물도 구조가 독특합니다.
남자와 여자들이 드나드는 출입문이 각각 다르답니다.
오른쪽은 여자, 왼쪽은 남자가 드나들 수 있는 문이랍니다.
위에 있는 사진은 여자들이 드나들 수 있는 오른쪽 출입문이네요.
또 하나,
출입문이 세 개가 있고
그 앞에다가 툇마루를 따로 두었네요.
각각 세 개가 놓여있어요.
재밌는 구조네요. 이런 구조를 처음 봤어요.
이쪽은 왼쪽 출입문입니다.
그러니까 남자들이 드나드는 문이지요.
또 다른 집이 툇마루에 놓여있어요.
귀엽기까지 한 집이네요.
여기도 역시 세 개의 출입문을 두고 그 앞에다가 툇마루를 놓았네요.
성당과 종루가 한눈에 들어오는데,
멋스럽네요.
우리 한옥이 참 아름답습니다.
지금 보는 이
종루는 키가 굉장히 큽니다.
안쪽에도 기둥을 세웠고 바깥에도 따로 더 큰 기둥을 세웠네요.
저 종은 아마도 그 옛날부터 있던 종인듯하네요.
이 줄을 당겨서 종을 치나 봅니다.
내가 어릴 적에 우리 교회 종루는 쇠로 되어 있었고,
그 종루 기둥에다가 그네를 매달았는데,
그네를 타다가 그만 종대에 부딪혀서 눈썹 부분에 큰 상처가 났던 일이 있어요.
그 흉터가 지금도 남아 있으니까 매우 크게 다친 거였지요.
되재성당 종루를 보면서 괜스레 내 눈썹을 만져봤네요. ^^
이 너른 품,
팔 안에 안기고 싶네요. ^^
성당 건물 아래쪽에 성모 마리아상도 있더군요.
아기 예수를 안고 있는 성모 마리아의 모습도 참 예쁘고 푸근하네요.
성모 마리아와 종루
아 아늑한 곳에서 풍경을 보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따스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왠지 모르게 말이에요.
지금 되재성당은 안쪽을 구경할 수는 없답니다.
바로 코로나 때문에 순례객을 받지 않는다고 합니다.
대신에 바깥에서만이라도 이렇게 구경할 수 있어서 고마운 마음이었답니다.
이다음에 또 한 번 와보고 싶네요.
그때는 코로나도 끝나서 안쪽도 구경할 수 있겠지요?
이 둘레로 순례길이 따로 있더군요.
천호성지부터 시작되어 되재성당까지 이어지는 순례길이더군요.
천주교 박해를 피해 이곳에 숨어 들어왔던 옛사람들의 발자취를 느껴볼 수 있는 길이라고 합니다.
되재 성당을 영상으로도 담아 봤습니다. 구경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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