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안개가 엄청나게 끼어있어 앞이 잘 안 보일 만큼 자욱합니다.
금빛으로 익어가는 들판에도 안개가 자욱합니다.
"어! 저게 뭐지?"
"어, 진짜! 차 돌려봐요~!"
서제리 마을 당집과 동제
여기는 의성군 단밀면 서제리 마을 앞이랍니다.
지나쳐갔다가 다시 거꾸로 돌아와서 둘러보기로 합니다. 아하, 성황당이었군요.
붉은 벽돌로 둘러싸인 성황당에 금줄이 걸려있네요.
서제리 마을 앞에는 커다란 회화나무가 있습니다. 이 회화나무에도 금줄을 걸었더군요.
성황당 앞으로 가서 자세하게 봅니다.
울타리에 낮은 대문을 세웠는데 이것도 열려있네요.
물론 성황당 안쪽은 볼 수 없지만, 가까이에서 이렇게 볼 수 있어 좋습니다.
이 마을에서 이 성황당을 무척 중요하게 생각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나중에 집에 와서 서제리 마을 성황당을 찾아봤더니, 어머나! 진짜 여기 대단했어요.\
해마다 음력 정월 열나흘 날이면 동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은 이 성황당을 '당집'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마을 앞 회화나무는 '당나무'라고 하고요.
아직도 안개가 걷히지 않았어요.
희뿌옇게 안개에 싸인 금빛 들판이 풍요로워 보입니다.
때마침 마을 할머니께서 오토바이를 타고 지나갑니다.
서제리 마을에는 성황당(당집)뿐 아니라, 또 다른 바위들이 있더군요.
여기에도 금줄을 매어놨습니다.
바로 성황당에서 아주 가까운 곳 길가에 있어요.
처음엔 이게 남근석인가? 했답니다.
그렇다고 하기엔 모양이 전혀 비슷하지 않았어요. 나중에 알고 보니, '선돌'이라고 하는군요.
선돌은 보통 마을 경계지역을 표시하며 마을 들머리에 세우지요.
그런데 서제리 마을에는 선돌이 두 개가 있다고 하더군요.
정보 하나 없이 그저 지나가다가 보고 돌아본 곳이라서 또 다른 선돌은 어디에 있는지 모르겠네요.
아래에 소개한 유튜브 영상 보고 알았답니다. 마을을 지키는 선돌이 두 개가 있다는 걸요.
유튜브 영상은 맨 아래에 덧붙여 놓을 테니까 꼭 보세요.
작은 선돌 곁에 펜스를 치고 그 안에다가 모셔둔 듯한 바위가 또 남다릅니다.
보기에 뭘 닮았나요?
네. 맞습니다.
거북바위네요.
이 서제리 마을의 옛이름이 구서, 또는 구서당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마을에 거북이가 묻혀 있다 해서 그렇게 불렀다고 합니다. 그 거북이가 바로 이건 가 봅니다.
작은 선돌과 거북바위가 있는 곳에서 100m쯤 뒤에 아까 본 당집이 있습니다. 다른 큰 선돌은 당나무 근처에 있다고 하는데 저희는 그걸 놓쳤네요. 이다음에 다시 이 마을에 가게 된다면 꼭 찾아봐야겠습니다.
저는 이쪽에서 보고 남근석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답니다.
거북이의 입 모양이 굉장히 자연스럽고 닮았네요. 또 거북이 등은 뭔가에 긁혀서 깊이 패인 흔적도 있고요. 등과 몸체에는 거북이 등껍질처럼 보이기도 하네요.
큰 선돌은 마을 뒷산으로부터 내려오는 정기가 마을 앞들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고 해서 세운 거라고 전해 내려 온답니다.
안개에 싸인 서제리 마을
안개가 자욱한 날, 의성군 단밀면 서제리 마을에서 뜻하지 않게 우리네 귀한 문화유산을 만났네요.
민간신앙의 하나이기도 하고 마을 수호신으로 여기는 선돌과 거북바위, 그리고 동제를 지내는 당나무와 당집, 참 좋은 구경을 했습니다.
★ 서제리 마을에서 지내는 동제를 소개한 유튜브 영상이 있더군요. 여러분도 한 번 보세요. ★
의성군 단밀면 서제리 467-2
★의성 서제리 성황당과 선돌, 거북바위 이야기를 새로 쓴 것도 함께 보세요. ★
https://sunnyhanbit.tistory.com/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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