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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문화재 이야기

적어도 천 년은 되어야 여기에 서지~! [합천 백암리 석등과 석불, 그리고 천년 느티나무]

by 한빛(hanbit) 2022.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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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천 백암리 석등과 석불

합천군 대양면 백암리 마을에는 아주 오래전부터 사방에 흩어져있던 부재들을 한데 모아서 새롭게 복원해 세운 아주 멋진 보물이 있답니다. 원래 있던 곳이 어디였는지 정확하게 알 수는 없다고 하는데 다만 이 자리가 그 옛날 <백암사(伯岩寺)> 또는 <대동사(大同寺)>의 터가 있던 곳이라고 합니다.

 

합천 백암리 석등 - 보물 제381호

 

합천 백암리 석등

오늘 우리가 살펴볼 보물은 바로 이 <백암리 석등>이랍니다.

보물 제381호로 지정되었답니다. 

높이 2.53m, 간주석 높이 111.8cm, 화사석 높이 61.5cm입니다.

주로 절집에서 많이 보던 석등인데, 키가 굉장히 큽니다. 그리고 무척이나 잘 만든 작품이랍니다.

이 석등은 팔각으로 되어있고 네 면에는 '화창(火窓)'이라고 하는 창구멍이 있습니다. 또 그 나머지 네 면에는 조각을 했는데 사천왕상입니다.

돋을새김으로 조각한 사천왕상입니다. 굉장히 정교하게 새겼고 이 석등이 통일신라 때 작품이라는데 그 오랜 세월의 무게를 이고서도 아직까지 매우 또렷하게 남아있는 게 참 대견스럽기까지 하더군요.

 

위 사진의 설명에서 보듯이 화사석을 받치고 있는 윗받침돌은 3단으로 되어있네요. 팔각으로 된 것 아래로 하늘로 입을 벌리고 있는 듯한 연잎 여덟 장을 표현했답니다.

합천 백암리 석등 아랫받침돌(복련석)

맨 아래에는 원래 같으면 하대석과 지대석이 있어야 하는데 그건 사라지고 이렇게 복련석만 있습니다. 이 복련석에도 연잎을 표현했는데 위의 것과 달리 꽃잎이 거꾸로 보이도록 했네요. 석등에는 천년 세월을 말해주듯이 돌꽃이 화려하게 피었네요.

합천 백암리 석등

아, 그리고 백암리 석등 바로 옆에는 아랫받침돌인 복련석과 뭉그러진 기둥만 남아있는 게 하나 있네요. 처음엔 이게 뭔가 생각했어요. 가만히 보니, 앞서 본 석등의 복련석과 같은 모양이네요. 절집에 가면 보통 석등이 쌍으로 양쪽에 있지요. 아마도 그 한 쌍이었지 싶은데 안타깝게도 하나는 이렇게 심하게 망가진 모습만 남아있었답니다.

합천 백암리 석불은 천년 세월에 얼굴을 알아볼 수 없어도...

 

합천 백암리 석불

석등 곁에 있는 <대동사지 석조여래좌상>입니다. 문화재로 지정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 석불도 예사 모습이 아니었답니다. 이 또한 백암리 석등과 함께 같은 세월을 견뎌온 거랍니다.

그중에 이 석불의 얼굴이 굉장히 많이 뭉그러졌네요. 눈, 코, 입, 귀를 자세하게 알아볼 수 없을 만큼 심하게 닳아서 없어졌어요.

눈, 코, 입은 더욱 뭉그러졌고 그나마 귀의 형태는 알아볼 수는 있네요.

백암리 석불 육계

그리고 부처님 뒷머리와 상투처럼 우뚝 솟은 육계(肉髻)는 굉장히 또렷합니다.

그래도 법의를 입은 모습은 그나마 또렷하게 알아볼 수가 있습니다. 가슴과 배 부분에 옷 주름과 선이 느껴집니다. 안타까운 건 석불 

팔각형 대좌 위에 결가부좌를 하고 앉은 부처님 모습인데 심하게 닳아서 시멘트를 덧발라서 복원한 모습이라 안타깝지만 이렇게라도 보존할 수 있어 고맙네요.

부처님 앉은 대좌 뒷모습입니다.

이렇게 '상대'는 화려한 연꽃 대좌입니다. 앞쪽에는 심하게 닳아서 잘 몰랐는데 뒤쪽에는 아주 또렷이 남아있습니다.

이번에는 '중대석'입니다.

'중대'는 팔각형으로 되어있고 각 면마다 '팔부신중'을 새겼습니다.

팔부신중은 '불법을 지키는 여덟 신장'을 말하는 거랍니다.

팔부신중을 새긴 이 중대석도 뒤쪽은 시멘트로 덧발라 놓았네요. 모두 살아있다면 참 좋겠지만 천 년 세월을 견뎌온 것이니 어쩌겠어요.

백암리 석불 뒷모습

석불의 맨 아래쪽인 '하대석'인 복련석은 아주 잘 보존된 상태입니다.  

이 부처님이 대양면 백암리 마을을 굽어보며 지키는 듯한 모습으로 있습니다. 

백암리 석등과 백암리 석불, 통일신라 시대에 만들어진 작품으로 조금은 닳아서 없어진 모습들도 있지만 천 년 세월을 견디며 살아온 걸로 봐서는 이만큼이라도 남아있는 게 정말 고마운 일이지요. 아, 그리고 또 하나~! 천 년 세월을 자랑하는 게 여기 또 있답니다.

 

보호수로 지정된 백암리 느티나무, 이것 또한 천 년이다!

 

백암리 석등과 석불이 천 년 동안 이 자리에서 백암리 마을을 지키듯 서있었다면, 또 그와 함께 이 자리에 서있던 게 또 하나 있지요. 바로 보호수로 지정된 느티나무입니다. 

이 느티나무 또한 수령이 1.000년이랍니다.

높이 19미터, 나무 둘레 4.7미터랍니다.

천 년 세월이라는데 조금은 믿기지 않기도 했어요. 아마도 지금은 겨울 나무라서 그런 걸 거예요.

이 느티나무에 푸른 잎이 무성할때 사진을 봤는데 오오~~ 정말 그 세월이 고스란히 전해지더군요.

이렇게 보면 어떠세요?

멀리서 보니까 진짜 나무 크기가 대단하네요.

아 참, 백암리 석등과 석불, 그리고 천년 느티나무를 보려면 이렇게 좁은 논둑길을 따라가야 합니다.

이렇게 멀리서 바라보고 있자니, 천 년이라는 길고 긴 세월 동안 이 백암리 마을을 지키고 또 마을 주민들이 신앙의 대상으로 삼고 날마다 찾아갔을 곳이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드네요.

합천 백암리 석등 이정표

적어도 천 년이 아니면 거기 서 있을 수 없을 만큼 멋지고 아름답고 소중한 문화재인데 백암리 들머리에 세운 이정표는 이게 웬일이랍니까? 높이 서 있어야 할 이정표가 땅 바로 위에 놓여있네요. 처음부터 이렇게 세우지는 않았겠지요? 카카오 맵 로드뷰로 보니까 2018년에는 저 기둥의 가운데쯤까지 내려와 있더군요. 애고애고~~~ 합천군에서 이런 건 제대로 고쳐주었으면 좋겠네요.

 

https://youtu.be/5Nj59Pu3H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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