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영동군 매곡면 노천리 마을은 예부터 효자 마을로 이름이 났다고 합니다. 49번 국도 길가 비탈진 언덕 위에 비각이 하나 있지요. 바로 오촌 박응훈(梧村 朴應勳, 1539~1590) 선생의 효행을 기리며 나라에서 내려준 정려가 있는 곳입니다.
영동군 향토유적 제54호입니다.
찻길에 바로 붙은 비탈진 언덕이라서 자동차는 <내동마을회관>에 세워두고 걸어서 와 구경합니다. 저 위에는 정자도 따로 있네요.
이 마을은 충주 박씨 세거지라고 합니다. 오촌 박응훈 선생은 임진왜란 때에 의병장으로 활동하던 '박이룡(朴以龍 , 1533∼1595)' 장군의 동생이랍니다.
효자 오촌 박선생 응훈 지려(孝子 梧村 朴先生 應勳 之閭)
오촌 선생은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했다고 합니다. 부모상을 당하여 장지를 구할 때 호랑이가 나타나 묘소를 정해주었다고 하고요. 또 부모님 무덤에서 시묘살이를 할 때에 호랑이가 그 곁을 내내 지켜주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답니다. 이 전설 같은 이야기가 선조 임금한테까지 전해져 그의 효행을 널리 알리고자 선조 34년(1601년)에 정려를 내려주었다고 합니다. 또 현종 때에는 송계서원에 배향되었답니다. 송계서원은 얼마 앞서 제가 송계서원 유허비각과 송계서원 단소를 자세하게 소개한 적이 있지요.
★ 송계서원 유허비각과 송계서원 단소는 맨 아래에 따로 올려둘게요. 함께 읽어보세요. ★
이 효자문에는 두 개의 정려가 있답니다. 그래서 쌍정려(雙旌閭)랍니다.
열부 통덕랑 박수현 처 공인 선산 김씨 지려(烈婦 通德郞 朴守玄 妻 恭人 善山 金氏 之閭)
옆에는 또 다른 정려가 있는데요. 바로 열려문이랍니다.
통덕랑 박수현의 처 열부 선산 김씨를 표창하는 정문으로 경종 3년(1723년)에 정려되어 쌍려문이 된 것이랍니다.
열부 선산 김씨 부인의 정려문에는 안쪽 벽에다가 연꽃 그림을 그렸네요.
그리고 오촌 선생 효자문 안에는 호랑이 그림을 그렸습니다.
역시 부모님 산소 곁에다가 움막을 짓고 시묘살이를 할 때 호랑이가 지켜주었다더니 이런 그림 하나도 예사로 안 보입니다.
이 이야기는 전설 같은 이야기이지만 실제로 있었던 일이라고 합니다.
오촌 선생은 훗날 이 호랑이가 사냥꾼에 잡혀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전북 무주 현령을 찾아갔다고 하네요. 자초지종을 들은 현령이 선생의 효심에 감동해 관군까지 동원해서 호랑이 사체를 그의 집까지 옮겨줬대요.
오촌 선생은 이 호랑이 사체를 그의 아버지 산소 맞은편 선산에다가 정성스럽게 묻어줬대요. 실제 황간면 소계리 상주골에는 호랑이 무덤인 호총(虎塚)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이다음에 황간 나들이를 가면 이 호랑이 무덤도 한 번 찾아볼까 합니다. ^^
단기 4289년에 이 빗돌을 세웠나 봅니다. 그러면 1965년이군요.
아 참, 단기를 서기로 바꾸는 법 아세요?
단기를 서기로 바꾸려면
BC 1년이 단기 2333년이 되므로 단기에서 2333을 빼면 된답니다.
그러니까 단기 4298년은 4298-2333=1965년이 되겠네요.
효자문 아래로 내려오면, 요즘 한창 새로운 길을 만들고 있는 게 보입니다.
바로 <노천 효자길 탐방로>입니다. 효자가 많이 난 마을이라더니, 이렇게 탐방길까지 만들어서 알리고 있군요. 참 잘하는 일입니다.
최근에 한창 만들고 있는 노천 효자길 탐방로입니다.
잘 다듬어놓은 길을 따라 잠깐 올라오니, 저기 앞에 아까 아래에서 보았던 정자가 보이네요.
정자를 세운 것도 얼마 안 되었나 봅니다.
아래로는 49번 국도와 초강천이 보입니다.
어머나~! 저기 아래에 방송국에서 나온 차가 보입니다.
충북MBC에서 나왔네요. 아마도 우리처럼 여기 <박응훈 효자문>과 '노천 효자길 탐방로'를 소개하려는 영상을 찍나 봅니다.
이렇게 지역 방송에서도 마음쓰고 찾아와서 소개를 하는 걸 보니, 무척 기쁘네요. 이런 곳은 널리널리 알려지면 좋은 일이지요. 무척 흐뭇합니다. 하하하~!!!
★ 오촌 박응훈 선생을 배향하던 송계서원과 관련된 글을 함께 보면 더욱 좋겠지요? ^^ ★
https://sunnyhanbit.tistory.com/176
영동군 매곡면 노천리 34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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