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동군 매곡면 수원리 마을에는 아주 남다른 비각이 있답니다. 바로 <송계서원 유허비각>입니다.
영동군 향토유적 제 16 호로 지정된 문화재랍니다. 그런데 이게 왜 남다른지 아세요?
서원 유허비라는데 서원 마당 안에 있지 않고 위 사진처럼 찻길 가에 있습니다. 까닭은 서원이 지금 현재는 없어졌기 때문이랍니다.
송계서원(松溪書院)은 1666년(현종 7)에 처음 세운 서원입니다. 매계 조위(梅溪 曺偉), 송당 박영(松堂 朴英), 남정 김시창(嵐亭 金始昌), 오촌 박응훈(梧村 朴應勳) 등을 봉안하였고 숙종 말에 삼괴당 남지언(三槐堂 南知言), 일석 박유동(一石 朴惟棟)을 추가로 모셨답니다. 이를 두고 송계 육선생(松溪 六先生)이라 하였으며, 봉안문은 우암 송시열이 썼다고 합니다.
송계서원은 대원군의 서원 철폐 때 허물어졌답니다. 1898년(광무 2)에 지방 유림들이 계를 만들고 매년 음력 3월 보름날 육 선생의 위패를 묻은 단소에서 배향제를 받들어 오고 있으며, 1956년에 송계서원 유허비각을 세웠다고 합니다.
유허비각 안내판은 거의 지워졌네요.
송계서원유허비각 편액
송계서원 육 선생을 적은 빗돌입니다.
文莊公 梅溪 曺先生 諱 偉 (문장공 매계 조선생 휘 위)
文穆公 松堂 朴先生 諱 英 (문목공 송당 박선생 휘 영)
孝節公 嵐亭 金先生 諱 始昌 (효절공 남정 김선생 휘 시창)
梧村 朴先生 諱 應勳 (오촌 박선생 휘 응훈)
三槐堂 南先生 諱 知言 (삼괴당 남선생 휘 지언)
一石 朴先生 諱 惟棟 (일석 박선생 휘 유동)
송계서원 유허비각 바로 옆에는 <송계서원 단소>가 있습니다. 아주 가까이에 있었네요.
송계서원단소(松溪書院壇所)
단소는 제단이 있는 곳을 말하는데요.
여기 송계서원 단소는 바로 이 서원에 모셨던 송계 육 선생의 위패를 묻은 곳이랍니다.
서원이 훼철되고 그 위패를 여기에다가 묻었다고 합니다.
송계 육 선생께 제사를 올리는 단소입니다.
文莊公 梅溪 曺偉 先生 (문장공 매계 조위 선생)
文穆公 松堂 朴英 先生 (문목공 송당 박영 선생)
孝節公 嵐亭 金始昌 先生 (효절공 남정 김시창 선생)
梧村 朴應勳 先生 (오촌 박응훈 선생)
三槐堂 南知言 先生 (삼괴당 남지언 선생)
一石 朴惟棟 先生 (일석 박유동 선생)
之壇 (지단)
2017년에 이 단소를 새로 세웠나 봅니다.
그리고 이 단소를 세울 때 힘을 보탠 분들의 명단을 뒷면에다가 적었네요.
송계서원이 훼철된 후 선현의 위패를 원촌 뒷산에 묻고 매년 음력 3월 15일 세일제(歲一祭)를 해왔으나 세월이 흐름에 참여 유림들이 연로해져 산에 오르기 힘들어지고 또 대나무가 성해 위패 묘소를 유지 보전키 어려워 뜻이 있는 황간향교 유림과, 각 문중의 협조를 얻어 영동군의 보조금으로 이곳에 단소를 만들었다. 선현의 유덕과 가르침은 후학들의 귀감이 되고 삶의 지침이 됨을 알고 있다. 앞으로 길이길이 뜻을 받들어 충효의 고장이 되도록 힘쓸 것이다.
서기 2017년 4월
송계서원장 곽정균
위 글을 보니까 원래는 위패가 묻혀있던 곳이 원촌리 뒷산이었나 봅니다. 유림들이 연로해져서 산에 오르기가 힘들어 지난 2017년에 이곳에다가 옮겨 새로 세웠다고 합니다.
그러고 보니, 송계서원 육 선생 중에 네 분은 제가 잘 아는 분들이네요.
매계 조위 선생은 김천 율수재에서 뵈었던 분이고,
송당 박영 선생은 제가 사는 구미에서 뵌 분이고요.
https://redsky77.tistory.com/87
남정 김시창 선생은 김천 신암에서 뵌 분이네요.
삼괴당 남지언 선생은 영동에서 뵌 분입니다. 모두 참으로 훌륭한 분들이시지요.
이 네 분만 봐도 모두 대단한 분들이시네요.
주소는 영동군 매곡면 민주지산로 3309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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