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한빛이 들려주는 문화재 이야기

<금산 가볼만한곳> 용호석이라고 아세요? 고려 공민왕 왕릉을 지킬 석물이 금산 땅에?

by 한빛(hanbit) 2021. 12. 28.
728x90
반응형

금산 용호석

충남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마을에 고려 공민왕과 관련된 석물이 있답니다. 그것도 두 가지나 됩니다. 사실은 이걸 보려고 지난 가을에도 한 차례 찾아갔던 적이 있었지요. 그땐 지도에 표시된 데로 찾아갔지만 전혀 엉뚱한 곳에 있어서 마을을 한바퀴 돌아서 찾아내었지요.

지난 10월에 찾아갔던 용호각

그런데 그때는 이 용호석 보호각 가까이에 가보지도 못했답니다. 왜냐고요? 벌떼 때문이었지요. 이 보호각 둘레로 벌떼들이 윙윙거리며 도는데 감히 가까이 갈 수가 없더라고요. 그래서 쿨하게~ 겨울에 다시 와보자! 했지요. 그래서 며칠 앞서 다시 찾아갔답니다.

 

고려 공민왕 왕릉을 지켰을 텐데...

<용호석>은 금산군 제원면 제원교 다리 아래쪽에 있습니다. 

제원리 마을이 저 앞에 보이고 제원교가 오른쪽으로 보입니다.

제원교

제원교 아래쪽 너른 주차장 앞에 용호석이 있답니다.

확실히 겨울철에 오니 벌떼 걱정 없어서 참 좋네요.

 

용호석은 고려시대 말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한답니다.

고려말 '홍건적의 난'을 피해 안동으로 내려온 공민왕이 지관한테 자신의 능묘를 정하도록 시켰다고 합니다. 지관은 금산 동쪽 20리 지점에 명당 자리가 있다고 하였대요. 이에 공민왕이 능묘 앞에 세울 석물을 만들라고 명했답니다.

 

그러니까 금산 용호석은 고려 공민왕의 왕릉을 지키는 석물로 만든 거였다는 게지요. 그런데 공민왕이 개경으로 다시 돌아간 뒤로 방치되어 있었다고 하네요. 만약에 공민왕이 다시 도읍으로 돌아가지 않았다면 아마도 귀한 대접을 받는 용호석이 되었겠지요?

 

역사에서 전하는 공민왕은 원나라의 오랜 식민지배에서 벗어나 자주적인 국권 회복을 꾀한 군주였다. 그러나 두 차례에 걸친 홍건적의 침입과 잇따른 내부 반란으로 개경이 함락되는 등 커다란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이에 공민왕은 개경을 버리고 경기도 이천을 거쳐 충북 음성, 충주, 죽령을 넘어 복주(지금의 안동)로 떠났다. 이듬해 공민왕의 환도 행렬은 “상주를 떠나 보은 원암을 지나서 옥주[옥천]에 한동안 머물다가 다시 회인을 거쳐서 청주로 갔다”고『 고려사』에는 기록되어 있다.

공민왕이 개경으로 환도하고난 뒤, 1374년에 공민왕이 신하에게 무참히 살해되는 비운을 맞이함으로써 천내리 능소는 끝내 실현되지 못했다. 이후 방치된 용호석은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으로 여겨 천내리 주민들에게 동제로 치성을 받게 되었다.

용호석은 돌로 만든 용과 호랑이를 말합니다.

제원교 앞에 있는 이건 바로 용석입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굉장히 꼼꼼하고 자세하게 표현했네요. 석공들의 기술은 정말 대단합니다. 

 

용의 모양을 한 용석(龍石)

용석을 살펴보니, 빈틈이 없을 만큼 꼼꼼하게 새겼네요. 

용석을 살펴보다

앞뒤를 다 살펴봐도 어느 것 하나 허투로 만든 게 아니더군요. 정말 멋지네요.

용석은 70*80cm가량 되는 돌판 위에 조각되어 있어요. 소용돌이 모양의 돌기 사이에다가 꿈틀거리는 용의 몸체를 새겼답니다. 여의주를 물고 있고요. 이빨이나 용의 비늘 같은 부분까지 매우 세밀하게 새겼네요.

 

제원교 아래로 흐르는 물은 천내라고 합니다. 예전에는 여기에 천내나루가 있었다고 하네요.

금강 하구둑으로부터 276km 지점이라고 합니다.

금산은 역시 인삼의 고장입니다. 어디를 둘러봐도 인삼밭입니다.

여기는 새로 인삼밭을 만드려나 봅니다. 

용석에서 멀잖은 곳에 호석이 있습니다.

용석이 있던 자리에서 230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처음엔 지도가 잘못 표기되어 있어서 전혀 엉뚱한 데서 찾아다녔답니다. 

카카오맵으로 본 용호석의 위치입니다.

맨 아래쪽이 천내 위로 흐르는 제원교이고 그 곁에 용석이 있어요. 용석에서 길을 따라 가면 바로 호석이 나온답니다.

카카오맵에는 사진 맨 위쪽에 표기되어있어서 전혀 엉뚱한 곳임을 알 수 있어요.

 

호랑이 모양을 한 '호석(虎石)'

이번에는 호석을 찾아갑니다.

바로 호랑이석이랍니다.

몸은 서쪽, 머리는 북쪽을 보고 있습니다.

개경으로 돌아간 공민왕을 그리워하는 걸까?

호석은 110*80cm 크기의 네모난 받침돌 위에 앉은 모양으로 새겼답니다. 털 무늬가 아주 잘 표현되었네요.

호랑이는 용석에 대면 좀 단순한 모양새입니다. 그런데 얼굴 모양은 무척 익살스럽게도 보이더라고요.

앞면 얼굴 모양이에요. 히죽~ 웃고있는 모습이네요.

입을 크게 벌리고 있어요.

가만히 들여다보니, 이런 표현들이 무척 재밌습니다. 이빨도 그렇고요.

금산 용호석의 호석

호석이 앉아있는 모습도 퍽이나 재밌습니다. 앞발을 세우고 앉아있는데 옆모습을 보면 긴 꼬리를 앞발 사이로 집어넣어 한쪽 발을 감고 있는 모습입니다. 이런 표현들이 무척 재밌네요.

 

천내리 마을 사람들은 이 용호석을 마을 수호신으로 여겨 해마다 정월 초사흗날 자정에 산신제를 지낸 뒤 정월 열나흗날 저녁에 용호석제를 지낸다고 합니다.

 

금산 용호석의 호석

용호석을 둘러보고 나오는 길에 이 마을 주민 한 분을 만났답니다. 이런 문화재에 관심을 가지고 와서 보는 게 남달랐나 봅니다. 그러더니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이왕이면 이 용호석을 보러 오는 이들이 좀 더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넓은 주차장도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씀도 하시더군요.

 

실제로 피같은 세금을 엉뚱한데 쓰는 일들이 많이 있지요. 또 저도 여러 번 경험했는데 지역마다 문화재 담당하는 분들한테 궁금한 게 있어 물으면 그 담당자 조차도 문화재와 지금 상태에 대해서 제대로 잘 모르고 있을 때가 더러 있더군요. 지역 공무원들은 우리 문화재를 마주하는 마음가짐이 좀 달라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습니다.

 

금산 천내리 고인돌

아까 호석 앞에서 만났던 마을 분이 이 마을에 고인돌도 있다고 한 번 가보라고 알려줘서 찾아온 천내리 고인돌입니다.  

금산 천내리 고인돌에는 성혈이 남아있는 고인돌을 비롯해서 모두 12기가 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선사시대 돌칼과 돌화살촉, 붉은 토기 등이 나왔다고 합니다.

 

오늘은 금산군 제원면 천내리 마을에 있는 고려 공민왕의 왕릉을 지킬뻔했던 석물인 용호석을 둘러봤습니다.

 

https://youtu.be/PAyr-OOQLuQ

 

728x90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