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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국가유산 이야기

김천 섬계서원 600년 조룡리 은행나무 남다른 포스가 있다!

by 한빛(hanbit) 2021. 1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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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 섬계서원 조룡리 은행나무

김천시 대덕면 조룡리 섬계서원에 있는 <조룡리 은행나무>입니다.

천연기념물 제300호입니다.

600살 가까이 된 은행나무이지요.

위 사진은 지난 11월 5일에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여기도 이날 처음 갔을 때는 앞서 소개한 농소리 은행나무 2차로 갔을 때와 같은 날이었는데 아직 물이 덜 들었답니다.

그래서 며칠 뒤에 다시 와야지! 하고 돌아왔었지요.

11월5일에 촬영한 섬계서원과 조룡리 은행나무

섬계서원 뒤뜰에 있는 이 나무는 오랜 세월만큼이나 모양새가 굉장히 남다르답니다.

첫날 갔을 때 나무 아래로 은행이 후두두둑~ 정말 많이 떨어지더군요.

아뿔싸~!

지난 11월11일에 다시 찾아갔는데 엿새 만에 은행잎이 이렇게 다 떨어지고 없네요.

또 때를 못 맞췄네요.

 

뒤늦게 사육신이 된 백촌 김문기 선생을 모신 섬계서원

은행잎은 다 떨어졌지만 오늘은 다행히 섬계서원에 문이 열려있어 안쪽을 구경할 수가 있었답니다.

섬계서원은 백촌 김문기 선생과 그의 아들 여병재 김현석 선생을 모신 곳이랍니다.

백촌 김문기 선생은 단종 복위 운동을 하다가 이개 등과 함께 처형을 당한 분입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이 사실이 실렸는데도 제대로 대접을 받지 못하다가 뒤늦게 사육신에 오른 분이랍니다.

아버지가 처형당했을 때, 아들도 그 소식을 듣고 아버지 뒤를 따라 목숨을 끊었다고 합니다.

섬계서원은 사당이 오른쪽 뒤편에 있답니다.

<白村 金先生 院墟碑촌 김선생 원허비 >입니다.

섬계서원 배향 공간인 세충사입니다.

여기에 백촌 김문기 선생 부자의 위패를 모시고 있답니다.

그리고 여기는 동별묘인데요.

<삼현별묘(三賢別廟)>라고 쓴 편액이 걸려 있습니다.

여기에는 영남의 3현인 반곡 장지도, 절효 윤은보, 남계 서즐 이렇게 세 분의 위패를 따로 모시고 배향하고 있지요.

반곡 장지도 선생은 고려말 문신으로 김천 출신 학자입니다.

윤은보와 서즐은 장지도 선생의 제자들이고요.

 

조룡리 은행나무

조룡리 은행나무는 섬계서원을 여기에 세우기 전부터 있었다고 합니다.

조룡리 마을 옛 이름이 <섬계리>였다고 하네요.

그래서 서원 이름도 <섬계서원>이라고 했고요.

백촌 김문기 선생의 신원이 회복되고 가장 먼저 세운 서원이 바로 여기이지요.

 

은행나무를 보러 가는 길목엔 온통 샛노란 은행잎이 융단처럼 깔려있습니다.

저 큰 나무에서 떨어졌으니 얼마나 많겠어요? 이 길목을 다 뒤덮었네요.

지난 2021년 5월에 가서 찍은 조룡리 은행나무

지난 5월에 가서 찍은 사진입니다.

초록빛이 가득한 은행나무도 꽤 멋스럽지요?

서원 뒤쪽에서 본 은행나무입니다.

은행나무 포스가 남다르지요?

나무 둥치도 굉장히 크지만 뻗은 가지들도 참 대단합니다.

 

조룡리 은행나무는 높이 28m, 가슴 높이 둘레 11.6m인 노거수랍니다.

가지의 길이는 동쪽 6.8m, 서쪽 12.3m, 남쪽 9.1m, 북쪽 13.4m이고,

가지는 동서로 19m, 남북으로 22.5m 정도의 크기로 퍼져 있습니다.

지난번에 왔을 때와 달리 서원 뒤뜰도 온통 샛노랗습니다.

위 3장 사진을 차례로 올려보면 이 나무의 크기가 짐작이 되지요?

조룡리 은행나무는 진짜 남다른 게 있는대요.

바로 은행나무 유주(乳柱)입니다.

석회암 동굴에서 볼 수 있는 종유석을 닮은 유주가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이 유주는 오래된 은행나무에 많이 달린다고 하는데요.

땅속의 뿌리로만 숨쉬기가 버거워서 이렇게 나무에 달려서 숨을 쉬는 거라고 하네요.

 

유주가 주렁주렁 매달렸어요.

코끼리 코 같기도 합니다.

젖꼭지 같기도 하네요. ^^

은행나무 옆에 있는 밭에서는 노부부께서 은행을 줍고 있었답니다.

이 분들이 바로 섬계서원 관리를 하는 분이시랍니다.

오늘 서원 문이 열려있었던 것도 바로 이 분들이 오셨기 때문이지요.

집은 김천 시내에 있는데 요 며칠 은행을 줍느라고 이렇게 오셨다고 합니다.

 

여러 번 왔었지만 서원에는 문이 잠겨있어서 늘 구경을 못했는데 오늘은 서원 안쪽도 자세하게 볼 수 있어서 참 좋다고 했더니 이제는 전화번호를 적어가라고 하시네요.

전화하면 오시겠다고요.

애고.........김천 시내에서 여기까지 오려면 한참 걸릴 텐데 전화하면 오시겠다는 말씀만 들어도 고맙네요.

덕분에 서원 구경도 잘했다고 말씀드렸더니 무척 좋아하시더군요.

또 백촌 김문기 선생의 후손이라면서 섬계서원과 은행나무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셨답니다.

 

샛노란 은행잎이 절정일 때를 기다려 두 차례 찾아왔는데 은행잎 때는 제대로 못 맞췄지만 섬계서원 구경도 정말 잘했고요. 살가운 어르신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어 오늘 횡재한 날입니다. ^^

 

아래는 지난 5월에 가서 찍은 섬계서원과 조룡리 은행나무 영상입니다.

https://youtu.be/UnFhYJ3Hr2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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