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을 둘러볼 때는 언제나 마음이 편하답니다. 그래서 이렇게 자주 찾아다니는지도 모르겠네요.
제천 금성면 중전리 마을에 있는 <중전리 고가>는 조선 후기에 지은 전통 가옥입니다.
집을 통째로 낮은 돌담으로 빙 둘러 쌓았답니다.
왼쪽 건물은 화장실, 오른쪽 초가를 얹은 데는 창고입니다.
그리고 정면에 보이는 이 건물은 문간채입니다. 그러면서 사랑채로 쓰는 곳이라고 하네요.
애고 저런~!!!
중전리 고가 머리 위로 높다란 길이 나 있네요.
바로 중앙고속도로입니다.
정말 보기에 안 좋네요.
창고에는 연자방아로 쓴 큰 맷돌이 보이네요.
문간채에 딸린 마루가 꽤 큽니다. 그 뒤로 안채로 들어가는 통로가 보입니다.
이 집의 구조는 트여있는 ㅁ 자 모양으로 된 집이랍니다.
안채가 이렇게 ㄱ 자로 되어 있고요.
문간채는 ㄴ자로 되어 있습니다.
이 둘을 합쳐서 트여있는 ㅁ 자가 됩니다.
문간채에 딸린 아궁이입니다.
여기는 아궁이 앞에 따로 둥그렇게 파놓았네요.
여기 앉아서 뒤에 보이는 마른나무들을 넣고 불을 피우고 또 장작도 넣기도 했겠네요.
어릴 적 생각이 나네요.
그땐 불 피우는 것도 힘들었어요. 눈도 맵고 코도 맵고... 다른 집에서 쓰는 곤로가 그리도 부러웠지요.
ㄴ 자에 해당하는 건물 앞에는 쪽마루도 있네요. 해가 드는 오후에 저기 앉아 있으면 무척 따듯할 것 같아요.
안채는 아궁이가 바깥에 나와 있네요.
안채는 계단을 두 개쯤 놓은 기단 위에다가 세웠네요.
두 칸이 대청인데 뒤쪽으로도 창처럼 문을 내서 여름엔 무척 시원하겠습니다.
사실 이 집을 처음 지을 때엔 재실로 쓰려고 했다네요.
<영모재 중건기>가 그걸 알려줍니다.
단기 4327년 9월에 중건한 걸로 쓰여있네요. 1994년이군요.
1960년대에 진주 류 씨 단양백공파 종중에서 파조(派祖)인 유승미(柳升湄)의 재실로 쓰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처음에는 여기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었는데 충주댐 건설로 이쪽으로 옮겼다고 하네요.
어릴 때 우리 지역에서는 부엌을 '정지', 또는 '정짓간'이라고 했지요.
이렇게 옛 집에 오면 저절로
"우와~! 정지다!!!" 라고 외치게 됩니다.
부엌에는 위쪽이든 아래쪽이든 반드시 공기가 통하는 구멍을 만들었답니다. 바로 불을 지펴서 생활했기 때문에 연기가 잘 빠져나가고 바람이 드나들 수 있도록 만들었지요.
문간채에 방문과 쪽마루가 무척 정겹네요.
안채 왼쪽으로 돌아가면 헛간이 있습니다.
어머나~! 헛간에는 디딜방아도 있습니다.
무척 오랜만에 봅니다.
건물의 앞과 뒤, 그리고 옆면까지도 모두 쪽마루를 내어서 무척 편리하게 만들었네요.
헛간 쪽에서 내다보니, 진짜 딱 트여있는 ㅁ 자이네요.
그런데 진짜 저 머리 위로 고속도로가 지나가니 풍경을 망쳐도 너무 망치네요.
풍수지리로도 괜찮을는지 모르겠네요. 애고...
문간채 뒤쪽으로 쌓은 돌담은 꽤 높네요.
그 아래로 여린 배추가 한 줄로 올라와 있는 게 무척 정겹습니다.
어머나~! 초가 사이에서 피어난 풀
저 틈에 씨앗이 저절로 뿌려졌나 봅니다.
부추꽃
뒤꼍으로 이어진 곳에는 돌담이 더욱 높네요. 그 뒤로는 산인데 담장이 높아서 더욱 안전하겠네요.
세상이 워낙 빨라지니 이렇게 빠르고 편리한 길이 나는 건 좋은데 실제로 좋은 경치는 다 망치네요.
제천 황학수 장군 거주터
중전리 고가에서 바로 보이는 집이 있어요.
이 집은 독립운동가인 황학수 장군이 살던 집이라고 하네요.
대한제국 무관학교를 졸업한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에 군대가 강제로 해산되자 고향으로 돌아와 동명학교를 세우고 제자들을 길러냈다고 합니다. 또 3.1 운동에 참가한 뒤에는 상하이로 망명하여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임시의정원 의원도 했고 만주에서도 무장독립투쟁을 했다고 합니다.
광복이 되자 고향으로 다시 돌아와 돌아가실 때까지 여기서 사셨다고 합니다.
제천 정원태 가옥
이밖에도 제천에서 또 다른 옛집을 찾아갔는데..................................
아뿔싸~! 문이 꽁꽁 닫혀있어 바깥에서 사진 몇 장 남기는 게 다였네요.
여기는 <제천 정원택 가옥>인데요. 담장도 어찌나 높던지 안쪽 구경을 아예 못하겠더군요.
옛집을 잘 보존하는 듯하기는 한데 문화재로 지정된 곳인데도 이렇게 꽁꽁 닫아놓아서 먼길 달려와 헛걸음을 하게 하네요.
어쨌거나 멋스러운 옛집 <제천 중전리 고가>는 구경 잘했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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