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고성군 회화면 봉동리 마을에 옛집이 있다 하여 가봤습니다. 바로 <고성 봉동리 배씨 고가>입니다.
봉동리 마을을 예부터 '곰실 마을'이라 했나 봅니다.
곰실마을로 들어가는 길목에 새로 만든 다리 왼쪽으로 길이 잘 깔려있네요. 카카오맵 로드뷰로 보니, 지난 2020년경에 새로 길 공사를 했나 봅니다. 차로 저기 앞에 보이는 정자까지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자 앞에 주차장을 따로 만들어두었네요. 처음엔 길이 어떨지 몰라서 들머리 다리 앞에다가 차를 세웠다가 여기까지 와서 보고 다시 차를 끌고 왔답니다.
저기 앞에 초가가 보입니다. 그 옆으로 개울이 있네요. 꽤 넓은 개울입니다.
정자 건너편으로도 작은 공원처럼 만들었더군요.
오늘 우리가 둘러볼 곳입니다.
개울 건너에서 보는 봉동리 배씨 고가입니다. 아주 정겨운 풍경이네요.
지금은 개울이 꽤 넓지만 아마도 그 옛날에는 이렇지 않았을 겁니다. 나름대로 정비를 잘했더군요. 그 앞으로 옛집이 있습니다.
옛날 자료사진이 있어 봤는데 그 곁이 온통 논이네요.
잘 정비해놓은 걸 보니, 참 기분 좋네요.
봉동리 배씨 고가는 배찬열 씨의 집이라고 하는데 대략 1880 년경에 지어 4대째 살고 있었다고 합니다. 지난 1999년 봄까지 실제로 이 댁 사람들이 살던 곳이라고 합니다.
시도 민속문화재로 지정된 곳입니다.
이 집은 모두 3채가 있습니다. 가장 먼저 만나는 아래채인데요. 이 건물은 1920~1930년 경에 지었다고 합니다.
아래채 옆으로 좁은 길을 따라갑니다.
가장 뒤쪽까지 먼저 가 봅니다. 사랑채 뒷면을 보고 있습니다.
가운데 작은 창이 하나 있네요. 흙돌담으로 쌓은 담 볏짚으로 이은 초가가 무척이나 정겹습니다.
아마도 뒷간이지 싶습니다.
사랑채 창문이 귀엽네요.
초가가 바람에 날아가지 못하도록 새끼줄로 잘 매고는 끝에는 대나무를 매달아 다시 고정을 했네요.
해가 얼마 남지 않았을 때 닿아서 둘러보는데 초가와 하늘 풍경이 매우 멋스럽네요.
이제 안으로 들어가 볼까요?
왼쪽은 헛간으로 쓰는 아래채이고 오른쪽은 안채입니다.
드나드는 문을 따로 달지 않고 이렇게 만들었네요.
그리고 여기는 안채 오른쪽에 있는 사랑채입니다.
가운데 온돌방을 두고 양쪽 두 칸은 재를 보관하던 잿간으로 쓰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창고처럼 쓰네요.
안채의 옆면입니다.
사랑채 뒤쪽으로 아까 먼저 가서 봤던 뒷간이 보이네요.
짜잔~! 안채입니다. 매우 정겨운 모습입니다.
안채 앞에 절구통과 절구공이가 보이네요.
안방 문인데 방문 옆으로 작은 봉창을 따로 두었네요. 아마도 바깥에서 인기척이 나면 저 봉창을 열어서 확인하곤 했겠지요?
예전에는 안방 앞에다가 들마루를 두었다는데 지금은 이렇게 디딤돌을 놓았네요. 디딤돌 옆에 저절로 뿌려진 씨앗에서 자란 풀도 한 자리를 차지했네요.
방문을 열어보니, 아주 깔끔하게 되어 있었어요. 등잔도 있고 소반도 있고 물레도 있네요. 뒤쪽으로도 작은 창을 또 내었네요.
안방이 그리 크지는 않았지만 서까래들이 속살을 드러내고 있는 모습이 퍽이나 정겹습니다.
안방 곁으로는 부엌이 있는데 여기는 문이 따로 없습니다. 겨울엔 매우 춥겠다 싶네요. 부엌 한쪽에는 온돌방이 하나 더 있습니다. 작은방이네요.
작은방도 아주 깔끔하네요.
부엌은 따로 담장이 없습니다. 대신에 짚과 대나무를 엮어서 빙 둘러서 담장을 만들었네요.
부엌에 아궁이가 두 개가 있네요. 안방과 작은방에 불을 지피고 음식을 만들었겠군요.
참 정겹지 않나요? 어릴 적에 이런 비슷한 초가에서 살아본 적이 있어 매우 살갑습니다.
안채 부엌을 바깥에서 보면 이렇게 볏짚으로 담장을 대신하여 둘러놓은 게 보입니다. 매우 남다른 모습입니다.
안채의 옆면인데요. 이쪽으로도 쪽문을 내놨네요.
여긴 아까 들어올 때 가장 먼저 보았던 아래채입니다. 헛간으로 쓰이는 곳입니다.
헛간 안에는 쟁기도 보이네요.
옛날에는 이 돌담 곁으로 아주 좁은 흙길이었는데 새롭게 정비를 하면서 좁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길이 싹 바뀌었네요.
사랑채 옆으로 난 뒤꼍에는 커다란 감나무가 한 그루 있습니다. 그런데 감이 몇 개 달리지 않았어요. 감나무도 자기를 봐주는 사람이 없으면 열매도 많이 열리지 않는다더니 참말로 그렇습니다.
초가를 오랜만에 봐서 그런지 저 초가지붕에 계속 눈길이 갑니다. 참 정겹네요.
망태기............
이것도 참 오랜만에 봅니다.
옛날에 저 망태기에다가 소꼴을 베어서 담아오곤 했지요.
사랑채 방문
소 여물통이네요. 나무를 깎아서 만들었네요.
하하하~!!! 저 안에 똥장군도 보입니다.
우린 어렸을 때 이걸 홀치기, 훌치기라고 했는데, 홀테라고도 한다더군요.
낟알을 떨어낼 때 쓰는 걸로 알고 있어요.
사랑채
참 정겹고 살가운 집입니다.
그 옛날에는 평민들이 사는 흔한 집이었지만 구석구석 무척이나 쓸모 있게 만든 집이네요.
봉동리 배씨 고가는 마을에서도 뚝 떨어진 곳, 외딴곳에 있답니다. 낮게 두른 담장 사이로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공간만 두었네요. 어쩌면 대문이 따로 필요가 없었겠네요.
정겨운 풍경이 담긴 곳에 오면 한참 동안 머물게 됩니다. 돌아가기 싫을 만큼 오랫동안 머물고 싶었지요.
어떤 이들은 여기를 '볼 것 하나 없는 그냥 평범한 곳'이라고 하더군요. 하기야 이런 옛집에 뭐 딱히 볼 게 있을까요? 하지만 이런 풍경을 보면서 우리들의 어릴 적 추억을 불러들일 수 있어 그냥 보는 것만으로도 옛 추억이 떠오르고 생각나게 하지요. 그것 만으로도 이렇게 찾아와서 구경할 값어치가 너끈하지 않나요?
저는 참으로 좋았답니다. ^^
참 좋은 곳에 참 좋은 추억들을 떠올리며 행복해할 이들이 많이 찾아왔으면 좋겠네요.
★ 제 채널 한빛문화재여행TY에서 만든 유튜브 영상도 감상하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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