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저기서 배롱나무꽃 피는 소식이 전해집니다. 제가 사는 곳 가까이에도 배롱나무꽃으로 이름난 곳이 있지요. 바로 대구 달성군 하빈면에 있는 <육신사>입니다. 정확하게 말하면 육신사 들머리 길입니다.
<육신사>가 무언지 궁금하시지요? 바로 알려드릴게요.
하빈면 묘골(묘리) 마을에 있는 육신사는 박팽년, 성삼문, 이개, 유성원, 하위지, 유응부 이 여섯 분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랍니다. 이름만 들어도 아시겠지요?
네 맞습니다. 바로 조선 중기 이후 충절을 상징하는 대표 인물들이지요.
1456년 단종 복위 운동에 처참하게 목숨을 바친 여섯 충신들입니다.
그런데 이 분들의 위패를 모신 사당이 왜 여기에 있냐고요?
처음에는 이 곳에 사육신 가운데 박팽년 선생의 위패만 모셨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선생의 현손인 계창공이 할아버지의 기일에 여섯 충신이 함께 사당 문 밖에서 서성거리는 꿈을 꾸었답니다.
그에 놀라 계창공이 사육신 여섯 분의 위패를 봉안하고 모시게 된 것이지요. 그 뒤로 여섯 분 사육신을 모신 사당이라고 해서 <육신사>가 되었답니다.
또 박팽년 선생은 여섯 충신 가운데에 유일하게 후손이 남아있는 분이기도 합니다. 아시지요? 그 옛날 조선의 법에는 역적으로 몰리면 삼족을 멸하고 집안의 남은 사람들은 모두 관노가 되거나 관비가 되었지요.
그런데 당시에 박팽년 선생의 손자 박비(朴斐)는 유복자(遺腹子)이었기에 죽음을 면하게 된 거랍니다. 갓 낳았을 적에 당시의 현명한 사람을 힘입어 딸을 낳았다고 속여서 말을 하고 이름을 비(斐)라고 했으며, 죄인들을 점검할 때마다 슬쩍 계집종으로 대신하곤 함으로써 홀로 화를 모면하여 제사가 끊어지지 않게 되었다. 박충후는 곧 그의 증손으로서 육신(六臣)들 중에 유독 박팽년 선생만 후손이 있게 된 것이라고 합니다.
이다음에 육신사에 얽힌 이야기는 따로 한 번 소개할까 합니다.
오늘은 육신사 가는 길에 만나는 아름다운 배롱나무꽃 이야기입니다.
배롱나무꽃이 제법 많이 피었습니다. 엊그제(7월 25일) 가서 촬영한 사진인데요. 이제 3분의 1 정도만 피었습니다.
배롱나무꽃을 나무 백일홍이라고 말하듯이 꽃이 적어도 100일 동안은 핀다고 하지요.
앞으로도 오랫동안 이 예쁘고 화사한 꽃을 볼 수 있겠네요.
배롱나무 꽃망울을 다 터트리면 온통 붉은 빛으로 물들 겁니다.
지금도 이렇게 예쁜데 그땐 더욱 아름답겠지요?
때마침 자전거를 탄 아주머니들이 지나갑니다.
이쪽 코스는 자전거 동호인들한테도 꽤나 이름난 곳이지요. 차들이 그리 많지 않아 잔차 타기에 아주 좋은 곳이랍니다.
우리 부부도 예전에 딱 저런 모습을 하고 육신사 라이딩을 한 적이 있지요.
이 글 쓰면서 예전 사진을 찾아보니 있네요. 하하하
지난 2008년 육신사 육각정에서 묘골 마을을 내려다보며 찍은 사진이네요.^^
우리 부부는 저 시절엔, 날이면 날마다 저러고 다녔네요. 하하하~!!!
자, 지금부터는 육신사에서 찍은 배롱나무꽃 사진 구경하세요. ^^
제 블로그에 오시는 이웃 분 한 분(?)은 이 지난해부터 이 배롱나무꽃이 그리 좋아졌다고 하셨지요?
그 생각 하면서 부지런히 담았습니다. ^^
모내기를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듯했는데, 어느새 논에는 모들이 저만큼 자랐습니다.
육신사까지 들어가는 버스도 있습니다.
육신사 들머리에 커다란 산문이 있습니다. 엄청 큽니다.
충절문(忠節門)이라고 합니다.
파란 하늘, 하얀 뭉게구름과도 잘 어울리는 핑크빛 배롱나무꽃입니다.
우와~!! 이 꽃들이 활짝 다 피면 얼마나 예쁘고 화려할까?
육신사 충절문
가만, 여러분 혹시 보셨나요?
저 위에 있던 사진에서도 벌써 눈치 채신 분들이 계실 거예요.
네. 맞습니다.
어느새 벼 이삭이 팼습니다.
벼 이삭이 팰 때면 향긋한 쌀 냄새가 난답니다. 그 향에 저절로 이끌리게 되지요.
모내기를 끝낸 들판을 소개한 적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벼 이삭이 패이고 계절은 참으로 정직하군요.
굉장히 풍요로워 보이지 않나요?
얘들아~ 아무 탈 없이 무럭무럭 햇볕 잘 먹고 물도 많이 먹고 잘 자라거라.^^
요즘 꽃이 있는 곳에 가도 꿀벌들을 보기가 쉽지 않습니다. 언젠가 뉴스에서도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실제로 꽃 사진을 찍으러 가면 예전에 견줘 꿀벌 사진 찍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꿀벌이 사라지면 4년 안에 인류도 멸망한다!
1921년 노벨 물리학상을 수상한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 1879-1955)이 말한 이 무시무시한 말이 자꾸만 걱정되는 시대이기도 합니다.
그만큼 자연은 우리한테 정말 중요한데 우리는 자꾸만 훼손하려고 합니다.
배롱나무 꽃술을 자세하게 들여다본 적이 있나요?
참 예쁘지요?
노란 꽃술이 마치 춤을 추는 것 같습니다.
논두렁 마른풀 잎사귀에 앉은 잠자리도 만났어요.
오늘은 배롱나무꽃 찍으러 왔기에 다시 차를 타고 육신사가 있는 마을 안까지 가 봅니다.
어머나~! 예전에 왔을 때에 못 보던 건물이 생겼네요.
바로 <사육신 기념관>입니다.
이래서 예전에 가본 곳이라도 세월이 지나 다시 꼭 가봐야 합니다. 이렇게 바뀌는 모습들을 볼 수 있으니까요?
지금도 새로 짓고 있는 한옥 건물들도 많습니다.
이 묘골 마을에는 옛 한옥집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아주 오래된 집들도 많고 요즘 새로 들어서는 한옥들도 많이 있지요.
육신사 <도곡재>입니다.
지난날엔 이 안까지 구석구석 다 둘러본 곳인데 오늘은 날이 너무 더워서 엄두가 나지 않네요. 바람이 선선한 가을날에 다시 찾을 생각을 하고 차로 가며 구경합니다.
여기가 바로 <육신사>입니다.
육신사가 있는 묘골 마을엔 담장도 무척이나 예쁘네요.
조금 더 빨리 왔으면 또 능소화가 흐드러지게 피어 활짝 웃고 있었겠네요.
여름철에도 이렇게 예쁜 꽃들을 볼 수 있으니 참 좋습니다.
담벼락과 어우러진 한옥들이 멋스럽지요?
담벼락 곡선 좀 보세요.
역시 우리 것이 좋은 것이여~! ^^
오늘은 대구 근교 달성군 하빈면 묘골 마을에 있는 육신사 앞까지 배롱나무꽃을 찾아왔습니다.
적어도 한 달은 더 활짝 피어있을 듯하네요.
언제라도 와서 예쁘고 화려한 배롱나무꽃구경도 하시고 사육신의 넋이 담긴 육신사도 함께 둘러보는 건 어떨까요?
올가을에는 육신사를 더 집중해서 소개해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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