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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과 나들이

<구례 연곡사 풍경 1> 이렇게나 수난을 겪은 절집이 또 있을까? 지리산 피아골 연곡사를 들여다보다!

by 한빛(hanbit) 2022.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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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으로 가는 길>을 알리는 지리산 피아골입니다. 피아골 가장 안쪽에 아주 멋진 절집이 있다고 해서 찾아갔지요. 바로 구례 지리산 연곡사입니다.

지리산 연곡사는 '백제 성왕 22년(544)에 인도의 고승인 연기조사가 창건한 사찰이다'로 시작하는 안내판입니다. 구례 화엄사를 창건한 바로 그 연기조사입니다. 그런데 연기조사가 인도의 승려라는 것과 확실히 어느 나라 승려인지는 정확하게 모른다는 설이 있더군요.

 

또 연곡사를 창건할 때가 백제 성왕 22년(서기 544)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삼국시대에 때 구례는 신라에 속한 곳이었다고 하네요. 그렇게 따지면 서기 544년은 신라 진흥왕 4년(서기 544) 때와도 맞물리네요. 

어쨌거나 안내판에 따르면 지리산 연곡사는 연기조사가 창건한 절집이라고 하고요.

연곡사 안내도를 보면, 굉장히 많은 볼거리들이 있는 걸 알 수 있어요. 안내도 전각이나 볼거리들에 번호를 매긴 게 모두 24번까지 있습니다. 놀랍네요. 실제로 여기엔 국보가 2점, 보물이 4점이나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나 많은 유물이 있는 연곡사를 한 번에 다 소개하기가 어려울 듯해서 이 글은 두 꼭지로 나눠서 소개하려고 합니다. 오늘은 주로 연곡사 아름다운 풍경을 중심으로 소개할게요. 그다음은 연곡사의 볼거리들에 담긴 이야기들을 소개할 겁니다. 기대해주세요~!

 

380여 년 절집의 수난을 딛고 새로 태어난 구례 연곡사

지리산 연곡사 일주문

지리산 연곡사 일주문인데요.

지리산 연곡사 홍살문

아 참, 여기 들어오기 앞서 들머리에는 홍살문이 있더군요.

 

연곡사는 예부터 수난을 참 많이 겪은 절집이랍니다. 모두 세 번이나 불이 났다고 하는데요. 1597년 정유재란 때 일본의 손에 불이 나서 타버리고, 1907년에 의병들이 연곡사로 모여들자 일본군들이 절을 불을 질러서 일본인의 손에만 두 번이나 불이 났다고 합니다. 또 6·25 한국전쟁 때는 지리산 계곡에 있는 만큼 또다시 전투로 폐허가 되고 전체가 불에 타버리게 되었다지요. 그야말로 380여 년 수난에 수난을 겪은 구례 연곡사입니다.

이렇게 많은 수난을 겪는 바람에 절집이 완전히 없어졌다가 다시 복원해서 세운 게 1980년대라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까지도 계속 고쳐짓고 새로 지으면서 지금은 전각이 꽤 많은 곳이랍니다. 그래서인지 연곡사는 전각들이 모두 새것처럼 깨끗하고 단청도 무척 또렷합니다.

연곡사 천왕문

 

홍살문을 지나 일주문, 일주문을 지나 천왕문에 들어갑니다.

천왕문 너머로도 전각이 보이네요.

무시무시한 사천왕상을 구경합니다. 천왕문 안쪽에도 단청이 무척이나 화려하고 곱더군요.

천왕문으로 들어서면 오른쪽으로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오늘 하늘이 남달리 파랗고 예쁘네요. 

천왕문 지나 절집 안으로 들어가려면 또 이렇게 계단을 올라가야합니다.

이렇게 올려다보는 풍경도 파란 하늘이 있어 더욱 아름답네요.

풍경이 참 아름다울 거란 생각에 가슴이 설렙니다.

 

남명이 예찬한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도 붉은 지리산 피아골

 

굉장히 큰 루가 있네요. 멋집니다.

한편에는 <피아골 순국 위령비>가 있습니다.

우리가 잘 아는 대로 여기 지리산 피아골은 한국전쟁 직후 빨치산의 아지트였지요. 이들을 토벌하려는 군경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곳입니다. 피아골의 이름도 그렇게 죽어간 이들의 피가 골짜기를 붉게 물들였기에 붙여진 것이라는 말이 있으며, 당시 죽은 이들의 넋이 나무에 스며들어 가을철 피아골 단풍이 그 어느 단풍보다 남달리 붉다고도 한다지요. 실제로는 피아골 지명은 곡식의 하나인 '피'를 많이 키워서 <피밭골>이라고 했답니다. 

 

피아골 순국 위령비는 지난 광복 74주년(2019년)에 세웠다고 합니다. 한국전쟁 때 무려 2만 명 이상이나 되는 군인과 민간인들이 동족의 가슴에 서로 총부리를 겨누며 죽어가야 했던 슬픈 역사가 깃든 이곳에 세운 위령비는 그만큼 아프고 큰 울림이 있는 역사와도 같습니다.

 

잠깐 뒤를 돌아다봅니다. 우리가 올라왔던 길이 내다보이네요.

삼홍소(三紅沼)

흰 구름 맑은 내는 
골골이 잠겼는데
곱게 물든 가을 단풍(丹楓)
봄꽃보다 고와라
천공(天公)이 나를 위해
뫼 빛을 꾸몄으니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조차 붉어라

- 남명 조식(1501~1572)의 시-

지리산 피아골에 '삼홍소'라는 곳이 있다지요? 그 이름이 바로 남명 조식 선생의 시인 삼홍소三紅沼에서 따온 거라고 합니다. 피아골 단풍이 워낙 붉고 예뻐서 그렇게 지었다고 합니다.

바로 연곡사에 있는 저 높다란 루의 이름이 <삼홍루(三紅樓)>라고 합니다.

남명 선생께서 예찬한 지리산 피아골 삼홍소처럼 여기 루 이름도 그렇게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

단풍이 절정인 가을에 피아골을 찾는다면,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조차 붉게 보일 겁니다. 참 멋진 이름이네요.

 

구례 연곡사 삼층석탑

구례 연곡사 삼층석탑(보물 제151호)입니다.

이 석탑은 일반 탑에 견줘 조금 남다른 게 있답니다. 바로 기단인데요.

보통 석탑의 기단은 이중으로 쌓는데, 여기는 3중으로 되어 있습니다. 또 탑신은 지붕과 몸돌이 하나라고 합니다. 그걸 저렇게 하나하나 깎아내어 한 층 한 층 지붕을 만들었다고 해요. 참 놀라운 석공 기술입니다.

 

1967년에 해체하고 복원할 때에 기단 안에서 '동조여래입상'이 발견되기도 했답니다. 

아, 오늘은 정말 하늘이 사랑스럽습니다. 

우리가 찾아간 때는 늦가을에서 이제 막 초겨울로 접어들 때인 11월 말이었답니다. 하늘빛이 예뻐서 참 좋았던 날로 기억하지요.

삼홍루 앞에 서면 저 위쪽에 또 다른 전각들이 많이 보입니다.

먼저 삼홍루 왼쪽으로는 종각도 매우 아름답네요.

위 전각이 바로 삼홍루를 옆에서 보는 거랍니다.

아, 연곡사에서도 템플스테이를 한다고 하네요.

연곡사 가장 왼쪽으로는 <현각선사 탑비>와 <의병장 고광순 순절비>가 있습니다. 

연곡사는 일제강점기에 '고광순' 의병장 순국지입니다. 고광순 의병장은 일제에 맞서 남원, 화순 등에서 일본군을 물리친 호남 의병의 선구자입니다. 여기에서 일제에 맞서 싸웠지만 끝내 치열하게 싸우다가 순국한 곳이지요.

이렇게 숭고하고 뜻깊은 역사가 깃든 곳이 바로 <구례 지리산 연곡사>랍니다.

연곡사 관음전에는 편액이 한글로 쓰여있네요. 와우~!! 매우 기쁩니다.

연곡사 대적광전

관음전 옆에는 연곡사의 중심 전각인 <대적광전(大寂光殿)>입니다. 절집을 모두 1980년대에 다시 복원을 한 데다가 최근까지 새로 만들고 보수한 거라서 전각들이 매우 깔끔하고 거의 새것 같습니다.

대적광전 겹처마 웅장한 모양새와 화려한 단청이 매우 아름답습니다.

처마 밑에는 여의주를 입에 문 용이 무려 네 마리나 있습니다. 화려한 데다가 위엄까지 느껴집니다.

여전히 하늘빛은 아름답습니다.

대적광전 동쪽으로는 명부전이 있네요. 여기도 깔끔 깔끔~

대적광전은 옆모습도 아주 멋지네요.

처마 양쪽으로 치켜 올라간 것과 선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대적광전에서 뒤돌아서서 아래를 내려다봅니다. 저 아래에 맞은편으로 산도 붉고 물도 붉고 사람도 붉다는 <삼홍루>가 늦은 오후, 역광 아래에서 더욱 운치가 있습니다.

 

오늘은 지리산 피아골 구례 연곡사를 풍경 중심으로 소개를 했는데요. 다음 편에서는 연곡사의 여러 국보와 보물들에 얽힌 이야기를 들려드릴게요.

 

★ 영상은 전체를 다 담은 것이니 먼저 보셔도 됩니다. ★

 

https://youtu.be/8Q6IbYquht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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