뜻하지 않게 이렇게 오랫동안 병실 생활을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지난 9월 15일 한가위 명절 연휴 첫날, 예천에 아주 멋진 서당이 있다 해서 구경하러 갔답니다.
경북 예천군 감천면에 있었던 조선후기 김방경 등 4인의 선현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한 서원이었던 물계서원(勿溪書院)이 그 뿌리랍니다. 고종 때 서원철폐령 때문에 훼철되고 아직까지 복원되지 못한 채 있다가 지금은 물계서당(勿溪書堂)만 서원이 있던 자리에다가 세웠다고 합니다.
너른 터에 엄청나게 큰 바위들이 굉장히 많은 곳이었어요.
서당 건물 자체도 높다란 비탈 위에 세워져 있었고 높다랗게 기단까지 쌓고 그 위에 세워진 거랍니다.
아, 그런데 서당 촬영 시작한 지 채 10분도 안 되어서 서당 건물에는 올라가 보지도 못하고 오른쪽에 보이는 비탈진 곳에 올라가서 팔을 높게 번쩍 들고 촬영하다가 내려오면서 그만 비탈에서 미끄러지고 말았답니다.
정말 눈 깜짝할 사이였지요.
미끄러져 자빠지면서 아~~!......................................
'이건 뭔가가 다르다'라는 걸 바로 알아챘어요.
보통 때에도 제가 잘 자빠지는 편이에요. 많이 조심해서 다니기는 하지만 자주 넘어져서 발을 삐거나 무릎이 까질 정도로 다칠 때가 많았지요. 그러나 이번에는 그때 느낌과 사뭇 달랐답니다.
아니나 다를까? 그 자리에 주저앉아 일어나지를 못하겠더군요. 어떻게든 일어나서 걸어보려고 발을 내디뎠는데 발 앞쪽을 잠깐이라도 디디지를 못하겠더라고요.
뼈에 이상이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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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연휴가 끝난 바로 다음 날이라서 그런지 원래 그런 것인지 아래층 외래 환자들이 엄청나게 많았어요. 그날 오후 4시에 수술을 했지요.
수술 시간은 한 시간 반 정도 걸렸고 5시30분에 병실에 돌아왔는데, 허리 척추에 마취주사를 놓고 하는 수술이었고
허리 아래로는 그 어떤 감각도 없었답니다.
의사 선생님들이 여럿 들어와서 수술을 하는데 정신이 또렷해서 다 듣고 화면도 보았는데 잠깐 자고 일어난 듯 진짜 잠깐만에 끝이 났어요.
수술을 마치고 저체온증이 와서 어찌나 춥든지...
산소를 코에 대고 한 시간 쯤 있으니까 몸이 다시 따뜻해지더군요. 무통주사를 맡고 있는데도 진짜 너무나 아팠어요.
통증이 '○ ○ ○ 수술' 5시간 넘게 하고 와서 겪었던 아픔보다도 더 아팠답니다.
2박3일 동안 무통주사와 진통제, 항생제까지 계속 맞으면서 아픔을 참아야 했어요. 게다가 하필이면 내 옆자리에 그날 새로 들어온 환자가 치매 환자라서 밤새 소리 지르는 바람에 더더욱 아프고 견디기 힘들었답니다.
힘든 일도 많았지만 어른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서 즐겁게 보낼 수 있었답니다. 어른들도 모두 한결같이 저한테 굉장히 잘 해주었지요. '젊은 사람이 어쩜 그렇게 나이 많은 늙은이들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한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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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일주일에 한 번씩 통원치료를 한동안 해야 한다더군요.
어차피 수술까지 한 곳이라 나들이 한다는 생각으로 통원치료를 할 생각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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