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남 쪽에 멋진 풍광을 자랑하는 정자들이 무척 많지요.
그중에도 섬진강 물줄기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멋진 정자 곡성 함허정에 다녀왔어요.
섬진강 물줄기는 어디에서 봐도 그 선이 아름답지요.
저는 낙동강이 바로 곁에 흐르는 곳에 살지만 4대 강 사업으로 강 넓이만 넓혀놓아서 섬진강처럼 아기자기하고 부드러운 멋은 없답니다.
[제호정 심광형이 지은 제호정 고택과 군지촌정사]
곡성 입면 제월리 섬진강가에 자리 잡은 함허정을 보러 갔는데 들머리에서 가장 먼저 반겨주는 건 제호정 고택이었답니다.
제호정 고택은 <함허정>을 지은 심광형 선생이 중종 30년(1535년)에 지은 집이고 선생의 호인 '제호정'을 따서 제호정 고택이라고 합니다.
돌계단 위에 있는 초가가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더욱 아름답네요.
제호정 고택
얕은 돌담으로 둘러싸인 고택 풍경이 무척 정겹습니다.
<군지촌정사>
제호정 고택의 바깥 부속 건물인데요.
군지촌정사(涒池村精舍)는 심광형 선생이 지역의 인재들을 발굴하여 가르치던 학당이랍니다.
선생의 할아버지, 아버지까지도 모두 병조참판과 해주 목사까지 지낸 분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선생은 지역 관찰사가 임금께 천거를 해서 벼슬길이 열렸으나 한사코 벼슬을 마다했다고 합니다.
중종 임금이 그 뜻을 알고 벼슬을 안 하는 대신에 지역의 훌륭한 인재를 길러내라는 명을 내려서 지은 학당이 바로 여기 군지촌정사랍니다.
그만큼 선생의 학덕이 매우 높았다는 걸 알 수가 있네요.
<심청골 한옥펜션>
이 고택을 지금 한옥펜션으로 쓰나 봅니다.
이젠 진짜 함허정을 보러 갈까요?
가는 길에 연자방아가 있네요.
예부터 이곳에서 쓰던 방아일까요?
오랜 세월의 흔적이 엿보입니다.
[섬진강 제월섬이 한눈에 보이는 함허정]
여기가 함허정입니다.
함허정 아래 강으로 내려가는 길도 만들어놨네요.
우와~ 여기서 봐도 정말 아름답네요.
여기가 함허정입니다.
팔작지붕 처마의 곡선 좀 보세요!
참 예쁘네요.
정자 한가운데에 방을 두고 사방으로 툇마루를 둔 멋진 정자입니다.
그 옛날에는 섬진강의 풍부한 물길이 넓어서 함허정의 풍광이 더욱 아름다웠다고 합니다.
섬진강 옆에는 하얀 모래사장이 있는 그런 곳이었다네요.
둘레에 섬진강을 굽어내려다보며 선 아름드리 큰 나무들이 굉장히 많이 있답니다.
그 옛날 물길이 넓었을 때를 상상해보면 여기 함허정이 정말 얼마나 멋지고 아름다운 곳인지 생각이 됩니다.
함허정(涵虛亭) 현판입니다.
이런 멋진 풍경 때문일까요?
예부터 조선 후기 한말까지도 옥과 현감이 새로 부임해 오면, 꼭 여기 함허정에서 '향음례'를 베풀곤 했답니다.
향음례는 술과 음식을 베풀며 지역 유지들과 새로 부임해온 현감이 상견례를 하는 자리를 말하는 거랍니다.
섬진강 물줄기 오른쪽 옆으로 보이는 곳이 '제월섬'이랍니다.
예전에는 강물이 풍부했는데 섬진강 상류에서 댐과 저수지를 만들면서 물길을 바꾸어 놓았다고 하네요.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생겨난 섬이지요.
지금은 오히려 이 제월섬 둘레를 잘 정비를 해서 계절마다 아름다운 풍경을 달리하며 선사한다고 합니다.
언뜻 봐도 열 개도 넘는 현판들이 걸려 있습니다.
그만큼 이곳에 시인묵객들이 많이 찾아와서 이 아름다운 풍경을 노래했겠지요?
현판 중에도 부채꼴로 된 것도 있네요.
눈에 확 띄더군요.
함허정을 감싸듯 둘러쳐진 담장은 강을 바라보는 눈길이 흐트러지지 않도록 야트막하게 쌓아서 둘렀습니다.
방문을 열어보니, 방이 굉장히 넓네요.
우리나라 한옥은 문과 창을 굉장히 많이 내놓았습니다.
한여름에도 이 문들을 모두 열어놓으면 굉장히 시원하겠네요.
함허정 아래로 데크길을 만들어서 강 가까이에 갈 수 있도록 한 게 참 좋아요.
봄철에는 저 아래가 온통 유채꽃밭으로 바뀐다더군요.
우리나라의 멋진 정자는 둘레 풍경이 모두 빼어나기 때문에 사시사철 언제 와도 아름다운 풍광이 맞아줄 겁니다.
함허정 지붕 위로 울창하게 자란 나무들이 마치 보호하듯 감싸고 있네요.
강가로 내려가서 함허정을 올려다봅니다.
과연 둘레 나무들이 정말 울창하고 멋지네요.
아래에서 올려다본 함허정도 아주 멋들어지네요.
정말 강물이 이보다 많았다면~ 하는 아쉬움이 드네요.
하지만 그래도 자연스러운 물길이 매우 아름답네요.
강물 뒤로 보이는 곳이 바로 제월섬이랍니다.
저 아래쪽으로는 낚시를 하는 이들도 여럿 있더군요.
내년 봄에는 유채꽃과 어우러진 함허정을 만나보고 싶네요.
꼭 한 번 더 가봐야겠습니다.
아래는 제호정 고택 이야기입니다.
https://redsky77.tistory.com/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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