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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문화재 이야기

[청양 두촌사] 우연히 금산 전투에서 순절한 두촌 임정식 선생의 [순의 대제]를 보고 왔습니다.

by 한빛(hanbit) 2021. 9.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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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정말 아주 뜻밖의 선물을 한 아름 안고 돌아왔습니다.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저희 부부가 문화재 여행을 많이 하고 다니지요.

오늘은 청양에 있는 문화재를 몇 곳 둘러보려고 갔답니다.

면암 최익현 선생 상(청양 모덕사)

가장 먼저 의병을 모아 항일의병운동을 하시다가 대마도에 유배되어 순절하신 면암 최익현 선생 사당이 있는 모덕사에 갔습니다.

여기서 둘러보는데 마침 여기 관리하는 분께서 우리가 구미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오늘 아주 뜻깊은 제례를 지내는데 한 번 가보라고 권하시네요.

그분도 지금 막 거기 가려고 한다면서요.

이런 행운이 또 있을까요?

향교나 서원 나들이를 정말 많이 하고 다니는데 정작 봄가을로 한다는 석전봉행 같은 건 실제로 본 적이 한 번도 없었거든요.

정말 좋은 기회네요. 이런 귀띔을 해주셔서 어찌나 고마운지... ^^

 

 

[두촌 임정식 의병장 순의 대제]

여기 가기 전에는 두촌 임정식 선생에 대해서 전혀 몰랐답니다.

그리고 청양이 이렇게 독립운동을 하다가 돌아가신 분들이 많다는 것도 오늘 처음 알았답니다.

정말 충절의 고장이구나! 하는 걸 많이 깨달은 날이랍니다.

 

두촌 임정식 선생(1560~1592년)은 임진왜란 때에 중봉 조헌 선생의 휘하의 부장으로 <금산전투>에서 의병 100 명을 이끌고 싸우다가 전사하신 분이랍니다.

금산 칠백의총에 두 번째로 이름이 오른 분이라고 합니다.

청양군 정산면 백곡리 마을 가장 높은 곳에 600 년이 넘은 은행나무가 서있는 곳에 있는 <두촌사> 사당에서 열렸습니다.

선생이 의롭게 순절하신 바로 그날이 음력 8월 18일이라고 합니다.

네. 바로 오늘(9월 24일)입니다.

선생께서 이 마을에서 태어나 사셨던 생가가 바로 여기랍니다.

두촌 임정식 선생은 조선 중기 문신이었다고 합니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중봉 조헌 의사가 의병을 일으키자 이를 따라 의병 100 명을 모아 참여하였다가 1592년 8월 1일 금산에서 왜군과 전투를 벌인 끝에 순절하셨습니다.

해마다 선생이 의로운 죽음을 맞이한 날에 제향을 올리고 있다고 알려주네요.

오늘이 바로 그날입니다.

우리가 갔을 때 이제 막 제례를 지낼 준비를 끝내고 입장을 하고 있었습니다.

선생의 후손들과 유림들, 그리고 청양군 관직에 있는 분들과 마을 주민들이 함께 모여서 제례를 올리고 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다들 힘들겠지만 이렇게 뜻깊은 자리에 모였습니다.

이 분은 제례를 지내는 동안 처음부터 끝까지 절하는 것과 술 올리는 것, 모든 차례를 알려주는 일 등 총진행을 맡아서 하시더군요.

제가 이런 제례는 처음이라서 이런 분을 가리키는 존칭이 있지 싶은데 잘 몰라서 죄송하네요.

아무튼 총 MC 같은 분이었어요.

두촌(杜村) 임정식 선생의 영정과 그 아래에 차려진 제단입니다.

제단에 차려진 음식들 중에 돼지머리와 무를 통으로 올린 것, 실파와 미나리도 단으로 묶어서 통째로 올린 게 무척 신기했습니다.

제가 뒤에서 살짝 봤는데,

저 책이 모두 한문 글씨로 빼곡하더군요.

술술 읽으시면서 이끌어가시더군요.

이것도 아마 제례를 지낼 때 각기 맡은 사람의 이름과 차례를 적은 글 같았어요.

제례를 지내는 동안 수도 없이 많은 절을 하고 또 술을 올리고 하시더군요.

제례를 지내는 동안 아주 남다른 걸 몇 가지 봤는데요.

먼저 미리 준비한 대야의 물에다가 손을 씻고 들어가더군요.

이렇게 손을 씻고 제단에 나아갑니다.

몸과 마음을 깨끗하게 하고 제단에 나간다는 뜻으로 보입니다.

그다음, 제단 앞쪽에 따로 상을 놓고 그 위에 술단지와 술잔이 있었답니다.

이렇게 여기에서 술잔에 술을 받아서 안으로 들어가더군요.

그렇게 술잔을 받아 들고 제단 앞으로 나아가서 잔을 올리고 절을 합니다.

또 하나 향로를 따로 들고 들어가는 모습도 봤습니다.

제례 봉행에 여러 가지 절차들이 굉장히 많아 보였답니다.

저마다 이 날을 위해 많이 준비하셨겠지요?

이런 행사를 처음 보는 저로서는 무척 신기하더군요.

아 참, 두촌사 제례 봉행에 초헌관으로는 청양 군수 님이 맡아서 하시더군요.

잔을 올리고 말씀하시는데 초헌관 청양군수 김 OO라고 하는 걸 얼핏 들었네요.

보통 한 지역의 수장이 초헌관을 맡아서 하나 보더군요.

구미에도 예전에 보니까 박정희 대통령 생가에서 제례를 지낼 때 초헌관에는 구미 시장이 맡아서 하더군요.

임정식 선생의 영정 앞에 차린 제단에서도 차례로 나아가 술잔을 올리고 또 절을 올리고... 

제단 아래에 있는 분들도 절을 여러 차례 올리더군요.

두촌 선생의 후손이 세운 <두촌사 묘정비>인 듯합니다.

마당 한쪽에 세웠는데 오늘은 제례 봉행 때문에 전체를 제대로 찍을 수는 없었어요.

제례 봉행이 다 마칠 때까지 더 보고 싶었지만 오늘 남은 일정들이 있어서 한 시간쯤 머물다가 돌아 나왔습니다.

문화재 나들이 나갔다가 이렇게 뜻깊은 제례 봉행을 다 구경할 수 있고 참 기쁜 날입니다.

또 청양이 예부터 충절이 높은 고장이구나! 하는 걸 새삼 다시 느끼고 돌아왔답니다.

 

끝으로 청양 모덕사에 계신 선생님! 이렇게 뜻 깊은 자리에 초대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오늘 저희 부부는 참 행복한 날이었답니다.^^

 

청양 두촌사 임정식 장군의 순의대제 모습을 담은 <한빛문화재여행TV>영상을 함께 소개합니다.

 

https://youtu.be/eMSAuVC6iG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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