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월 14일, 5년 만에 상주 쾌재정을 다시 찾았습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본 적 없던 뜻밖의 바위글씨(암각자)를 처음으로 발견하게 되었습니다.
첫날 다녀와서 벅찬 가슴으로 글도 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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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다시 상주 쾌재정, 안내판에도 없는 조선 시대 숨겨진 바위 글씨(각자)를 최초(?) 발견
5년 만에 다시 가본 쾌재정이 뭔가 달라졌다!안녕하세요, 한빛입니다.오늘은 참으로 가슴 벅차고 짜릿한 답사 이야기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무려 5년 만에 다시 발걸음을 한 곳, 바로 상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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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쾌재정은 조선 전기의 문신 나재 채수(懶齋 蔡壽, 1449~1515) 선생께서 머무시던 유허지입니다. 선생은 이곳에서 허균의 《홍길동전》보다 100년이나 앞선 한글소설 《설공찬전》을 집필하셨지요. 조선 중종 때 벼슬에서 물러난 뒤 처가가 있던 상주 땅에 내려와 지내셨는데, 바로 그때 쓰신 소설입니다.

그런데 바로 그 쾌재정 아래에서 나재 채수 선생의 발자취를 확실하게 증명해 주는 바위글씨가 제 눈에 띄었던 것입니다. 그 순간 가슴이 가쁘게 뛰던 전율은 지금 생각해도 또렷합니다.


바위에는 빗돌 형태로 홈을 파고 글씨를 정성껏 새겨 놓아 마치 하나의 비석처럼 만들어 두었습니다. 망원 렌즈로 당겨서 떠듬떠듬 읽어보니 ‘懶齋蔡先生杖屨之所(나재 채선생 장구지소)’라는 여덟 글자가 선명하게 들어왔습니다. ‘나재 채수 선생께서 지팡이를 짚고 신을 신으며 거닐던 장소’라는 뜻입니다.

바위에 계단식으로 파놓은 홈을 밟고 올라가 눈으로 직접 확인하고 싶었지만, 바위 아래쪽이 워낙 가파른 낭떠러지라 선뜻 다가가기 어려웠습니다. 결국 그날 이후 세 번이나 쾌재정을 더 찾아갔습니다. 막대처럼 긴 셀카봉을 새로 구입해 스마트폰을 끼우고 각도를 조절해 가며 촬영을 시도했지요. 약간 희미하긴 했지만, 여덟 글자를 정확히 확인하기에는 충분했습니다.



또한, 빗돌 좌측으로는 글씨를 새긴 시기를 알려주는 ‘庚子三月(경자 3월)’이라는 글귀도 확인했습니다. 채수 선생 타계 이후 후손이나 지역 유림에서 글을 새겼을 유력한 경자년 주기로는 1780년(정조 4년), 1840년(헌종 6년), 혹은 1900년(광무 4년) 등이 떠오릅니다. 서체와 각석 양식을 고려할 때 조선 후기에서 구한말 사이의 경자년 봄에 새겨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현장 안내판에도 전혀 말이 없었고 알려지지 않았던 바위글씨였기에, 이후 상주시 이안면 이안리 마을을 촬영하다 알게 된 채귀묵 선생께 전화로 바위글씨의 존재를 여쭤보았습니다. 다행히 어릴 때 이 바위에 올라가 놀며 글씨를 본 적이 있다고 기억하시더군요. 다만 지금은 마을 주민들조차 이 글씨의 존재를 아는 분이 거의 없을 것이라 전해주셨습니다.

이후 상주시청 국가유산 팀장님과도 통화를 나누었는데, 반갑게도 상주 지역 공무원으로 재직하셨던 김상호 선생의 저서 《경북 상주지역의 바위글과 그림》에 관련 내용이 나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저 역시 답사를 준비하며 찾아보았던 책이라 무척 반가웠습니다. 책 목차에 【12. 난재 유허비(懶齋 遺墟碑) 115】로 기록되어 있어 긴가민가했었는데, 이번 기회에 확실히 궁금증을 풀 수 있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나재 채수 선생의 깊은 발자취가 담긴 바위글씨를 확인하게 되어, 오랫동안 발품을 팔며 숨은 우리 문화유산을 찾아다닌 보람과 결실을 크게 느꼈습니다. 덕분에 수차례 현장을 재방문하고 마을 어르신 인터뷰까지 진행하느라 영상 제작은 조금 늦어졌지만, 그만큼 가슴 벅찬 작업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든 영상이 엊그제 완성되어 한빛이 꾸리는 유튜브 채널 [한빛국가유산TV]에 업로드되었답니다. 많이 많이 봐주세요.
오랫동안 잊혀 있던 귀한 우리 문화유산의 이야기, 많은 관심과 시청 부탁드립니다. 혹시 더 알고 계신 내용이나 궁금한 점이 있으시다면 언제든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고맙습니다.
https://youtu.be/S53hHeTPdTo?si=bShblUtO7hH1uW6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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