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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국가유산 이야기

서로 닿지 않으려 애쓰는 600년 배려 나무?[예천 수한리소나무, 한티소나무]

by 한빛(hanbit) 2026. 6.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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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천 수한리소나무(한티소나무)

 
나무 모양이 워낙 멋있어서 마을 사람들이 오래전부터 자랑삼아 온 소나무가 있습니다. 바로 예천군에 있는 ‘수한리 소나무’입니다. 오늘은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이 아름다운 소나무를 둘러보겠습니다.
 

이 높은 두메산골에 마을이 있다니~!
에천군 감문면 한티재


이곳은 예천군 감천면의 수한리 한티마을입니다. 

한티재 가는 길

예천군 감천면 수한리 마을로 가는 길은 두 곳이 있는데, 하나는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벌방교에서 시작하는 길이 있는데 이 길은 굉장히 길고 길이 매우 험한 듯하더라고요. 실제로 내려올 때는 이쪽 길로 왔는데 길도 좁고 굉장히 가파른 구간이 많았답니다. 우리는 여기서 좀 더 가서 영주시 봉현면 노좌리 버스 정류장 앞으로 해서 올라갔답니다. 양쪽 길을 다 가본 결과를 미리 말하자면, 영주 노좌리 마을에서 올라가는 길이 훨씬 더 편했답니다. 그만큼 수한리 소나무는 마을 가장 꼭대기에 있었답니다.

이 산꼭대기에 마을이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만약 겨울철이었다면 여기 온다는 건 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었답니다. 이 좁고 험한 곳에 사는 마을 주민들은 겨울철에 여간 불편하고 힘든 일이 아니겠구나 싶었답니다.

예천 수한리소나무

이 나무가 바로 우리가 오늘 찾아온 예천 <수한리소나무>인데요. 한티재라는 고갯마루에 우뚝 서 있어 <한티소나무>라고도 한답니다. 이 소나무는 얼핏 보면 커다란 한 그루로 보이지만, 사실 두 그루가 거의 붙은 채 서 있습니다.

이해를 돕도록 바로 앞에 있는 안내판을 지운 모습입니다.

 

소나무 두 그루가 서로 마주 보고 있지만, 신기하게도 가지는 정반대 쪽으로 뻗어 있습니다. 좁은 땅을 함께 밟고 살아가면서도 서로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배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두 나무 사이에는 약 2m쯤 되는 또렷한 거리가 있습니다. 이 틈 사이로는 서로 가지를 전혀 뻗지 않았는데요. 서로에게 닿지 않으려고 애쓰는 듯한 모습입니다. 나무 꼭대기까지 저렇게 곧게 뻗으면서 자랐는데, 정말 신기하지 않나요? 

대신 위로 솟아오른 가지가 무척 많아서, 마치 부챗살을 넓게 펼쳐놓은 반송(盤松)처럼 무척이나 아름다운 자태를 자랑합니다. 서로가 살아가는 데 꼭 필요한 햇빛을 나눠 가지며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으로 보여 매우 대견스럽기까지 합니다.


같은 자리에서 쌍둥이처럼 자라서일까요? 두 나무는 똑같이 높이가 14m이고, 가슴높이 둘레는 3m를 조금 넘습니다. 크기 자체가 그리 크게 보이지는 않지만, 그 멋스러운 생김새만큼은 여느 큰 나무 못지않게 아름답습니다.

한티재에서 내려다보는 마을풍경


이 수한리 소나무는 한티마을을 대표한다 하여 ‘한티 소나무’라고도 합니다. 경상북도 기념물로 지정되면서 수령을 조사했더니, 무려 600년이 넘은 것으로 추정되어 놀라움을 자아냈습니다. 

고려 말기로 거슬러 올라가는 수한리 소나무(한티 소나무)의 역사

나무의 나이가 600살이 넘었다니 참으로 놀랍습니다. 이 오랜 세월 속에는 마을에서 내려오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고려 말기 충신 박공이 터 잡고 개척한 한티마을(AI생성 이미지)


지금으로부터 약 650년 전인 고려 시대 말기, 충신으로 이름을 널리 알린 ‘박공’이라는 선비가 이곳 수한리 마을을 개척했습니다. 

선비 박공은 한티재 바로 아래에 터를 닦으며, ‘고려를 향한 충절을 잊지 말자’는 뜻을 담아 마을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 고갯마루에 소나무 세 그루를 심었습니다. 마을 사람 모두가 이 소나무를 보면서 늘 푸른 절개를 배웠으면 하는 마음이었겠지요.

600년 세월을 간직한 소나무 아래에는 이렇게 작은 목숨들이 함께 살아가고 있답니다.

이 작고 여린 제비꽃도 수한리소나무의 너른 그늘 아래서 반짝반짝 빛을 내고 있네요.

어디 그뿐인가요? 이렇게나 작은 참새들도 수한리 한티고갯마루에서 연신 재잘대며 폴짝폴짝 뛰어다니더군요.

예천군 감천면 수한리 한티고개


소나무가 자라면서 마을 사람들은 이를 수호목으로 여기고 해마다 동제를 올렸습니다. 안타깝게도 세 그루 가운데 한 그루는 50여 년 앞서 말라 죽었고, 지금은 이렇게 두 그루만 남아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한티마을 동제(AI생성 이미지)

한티마을에서는 입향조의 뜻을 새기며 오랫동안 당산제를 올려왔다고 하는데요. 지금도 동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지는 마을 주민분들을 만나지 못해 직접 확인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습니다. 그만큼 산꼭대기에 있는 마을인 데다가 워낙 조용해서 사람 구경을 못했답니다.

행여 세월이 많이 흘러서 동제를 지내지는 않는다고 해도 오랜 전통을 자랑으로 여기며 살아온 분들이니 지금도 여전히 소나무를 보며 그 옛날 입향조의 뜻을 생각하며 신목으로 여기며 잘 관리하고 있는 듯했습니다.

수한리 마을

돌아오는 길은 왔던 곳과 반대로 예천군 감천면 벌방리 마을 쪽으로 내려왔는데, 영주 쪽에서 올라온 길보다 훨씬 더 좁고 가파른 데다가 구불구불 굽은 길이 많아서 조금 힘들었답니다. 초보운전자라면 영주 노좌리 쪽으로 올라오는 게 훨씬 더 쉬울 겁니다.
 
 

수한리 소나무경북 예천군 감천면 수한리 산 30-2

 
 

※ 한빛이 꾸리는 유튜브 채널인 한빛국가유산TV에서 만든 영상도 함께 보세요.
https://youtu.be/qmNJEo_tpnw?si=HomZuhQiA_uvbz7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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