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고 말도 말아요! 여는 빨래를 깨끗이 빨아서 널어놓으면 금세 새까매져서 널지도 못해요."
"진짜 그랬겠어요. 그런데 저기는 지금도 탄가루가 날리네요?"
"저기는 아직도 돌아가고 있으니까 그렇지요. 그래도 옛날에는 여기서 먹고살기 좋았어요."
시커먼 탄가루가 마구 흩날리던 '철암역 두선탄장' 앞 어느 밥집 사장님이 들려주던 이야기가 지금도 귀에 남아있습니다. 그때가 2014년 가을깨였지 싶습니다.

그동안에도 강원도 나들이 할 때, 여기 태백 철암 둘레로 몇 차례 지나가 본 적도 있었지요. 그러나 이번에 다시 가 본 철암역 둘레로는 엄청나게 많이 바뀌었더군요. 깜짝 놀랐답니다.

태백시 철암동은 석탄을 캐던 탄광 마을이었지요. 한 때는 개도 만 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던 먹고살기에 좋은 지역으로 이름난 곳이기도 했고요. 둘레에 있는 탄광에서 일을 하는 광부들이 많이 살던 곳이었고요.

세월이 많이 흘러 지금은 탄광도 이젠 다 문을 닫았지요. 그래도 제가 처음 태백 철암에 갔을 때가 2014년이었는데 그때만 해도 저기 철암역두선탄장에서 탄가루가 흩날리고 있었으니 탄광산업이 남아있을 때였는데, 여기도 이제 문을 닫고 멈춰 섰나 봅니다.

십여 년 앞서만 해도 시커먼 탄가루가 마구 흩날리던 곳인데 지금은 아주 깨끗하네요.
하기야 우리나라 마지막 탄광인 삼척 도계 광업소가 지난 6월 30일(2025년)에 문을 닫았다고 합니다.

지난 2014년 그 당시에도 이 앞쪽 철암천을 따라 쭉 늘어선 상가들을 통째로 <철암탄광역사촌>이라는 생활사 박물관으로 꾸리고 있기는 했어요. 이쪽 상가 쪽에는 크게 바뀐 게 없는데 아래층 점포들이 몇 군데 이름이 바뀐 게 보이네요. 예전에는 <봉화식당>이었던 곳이 지금은 <면사무소>라는 간판을 걸고 국숫집을 하고 있더라고요. 아마도 제가 처음 여기 왔을 때 밥을 먹으며 탄광 이야기를 들었던 곳도 봉화식당이란 그 자리였지 싶습니다. 푸근한 인상을 지닌 아주머니가 많이 먹으라며 반찬도 더 가져다주며 옛날 철암동 이야기도 들려주곤 했었지요.

이쪽에 옛 농협 자리에다가 <파독 광부 기념관>을 만들어 1960년대 독일에 가서 일을 한 광부들의 이야기를 담아 전시하고 있습니다. 이곳도 십여 년 전에 왔을 때는 없었던 곳인데 지난해(2024년) 강원도 나들이길에 지나가다가 보고 들어가서 둘러봤답니다.
1960년대에 우리나라는 열악한 경제상황을 이기려고 박정희 군사정권이 추진한 경공업 중심의 수출지향정책이 농촌 붕괴현상을 빚으며 그 결과 막대한 실업과 외화 부족 현상이 일어났었지요. 그 반면에 독일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라인강의 기적'이라는 놀라운 경제성장으로 독일인들은 힘든 육체노동을 하지 않으려 했고(다른 취업 기회가 많았기 때문에), 이때문에 노동력이 부족하여 외국인 노동자들을 받아들일 때였지요.
그때 '파독 광부'들이 생겼지요. 바로 독일인들은 외면하던 광부와 간호사가 되려고 10대1이 넘는 경쟁을 뚫고 독일로 가기를 희망했다고 합니다.
파독 광부들의 당시 월급은 평균 650~950 마르크(당시 원화 가치 13~19만 원)로 국내 직장인들의 월급 평균 8배나 되는 큰돈이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 다시 가보니, 한 해만에 또 달라져 있더군요. 선탄장 앞으로 갖가지 조형물을 두고 옛 철암을 소개하고 있고요.

또 맞은편에는 이렇게 큰 조형물도 생겼습니다. 아마도 광부들이 쓰던 헬멧과 머리에 쓰던 랜턴으로 보이네요.

광부의 노래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 막장 안에서
출근 후 입갱을 기다리는 대기실에서
동료와 즐거운 식사를 하면서
무사히 일과를 마치고 돌아오는 퇴갱길에서
광부는 그들의 희망을 노래했다.
그 노래 속에서 자신의 삶보다 가족을 생각하고
희망을 위해 노래했다.

또 여기에 <철암쇠바우골 탄광문화장터>가 생겼더군요. 실제로 작은 장이 열려 있었답니다. 10일, 20일, 30일, 이렇게 한 달에 세 번 장이 열린다고 합니다. 사진은 못 찍었는데 여기서 자두랑 양파, 사과 등을 샀답니다. 때마침 우리가 찾아간 날이 10일이었답니다.
아마도 어제까지(8일~9일) <쇠바우골 별밤 음악회>가 열렸었나 봅니다. 무대를 철거하는 모습이 보이더군요.


우와~! 여기도 뭔가 달라진 듯해서 들어와 봤어요. 바로 상가 뒤쪽으로 있는 철암천 건너편 모습이랍니다.
<광부의 출근>이란 글과 함께 광부의 모습을 커다란 조형물에 담았네요. 그 위쪽으로 보이는 곳은 마을인데 거기에도 벽화를 그려놓았군요.

여기가 철암천입니다. 예전에 없던 데크 길이 있네요. 오른쪽으로 보이는 건물들은 그 옛날 탄광촌의 집들이 공간이 좁으니까 건물 아래로 땅을 파고 들어가 집을 지으면서 기둥을 까치발처럼 위로 세워 지탱한 구조로 된 집들이었지요. 저 끝에 아이를 등에 업은 아내가 맞은편에 있는 광부 남편의 출근길에 손을 들어 잘 다녀오라는 인사를 하는 조형물이 서 있던 걸로 기억한답니다.
그때 이 마을을 다 둘러보면서 찍었던 사진이 많았는데, 안타깝게도 그 해(2014년) 사진 영상 자료들이 컴퓨터 하드를 날리는 바람에 몽땅 다 사라지고 말았네요. 애고... ㅠㅠㅠ

바로 이 자리에 서서 건너편 조형물을 바라본 모습인데 그동안 진짜 많이 바뀌었네요.

오늘은 태백시 철암동에 있는 <철암 탄광역사촌> 마을에서 이모저모 많이 바뀐 모습을 보면서 탄광 산업은 오래 앞서 문을 닫았지만 그것들을 잘 활용해서 나름대로 관광산업으로 탈바꿈한 풍경을 보니 보기에 참 좋았답니다.
사실 이번에 다시 철암 마을에 찾아간 목적은 따로 있었답니다. 그게 뭐냐고요? 하하하!
본디 오늘 가장 중요한 목적지는 영월이었는데 여기 태백 철암에 거쳐가려고요. 여기에 아주 남다른 밥집이 있어서였지요. 작년에 TV에서 어떤 여행 프로그램에서 본 밥집을 보고 오랫동안 찜해놓았던 곳이거든요. 궁금하시지요?
다음 이야기도 기대해 주세요. ^^
철암탄광역사촌 - 강원특별자치도 태백시 동태백로 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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