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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문화재 이야기

<무주향교> 향교에 갈 때마다 궁금했다! 대성전 안에 모신 위패가~ 오성, 송조4현, 동국18현

by 한빛(hanbit) 2022. 12.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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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향교 대성전에 모신 위패들

지난주에는 전북 무주군으로 나들이를 다녀왔네요. 풍경 좋은 곳도 둘러봤고 멋스러운 누각도 봤지요. 그리고 오늘 소개할 향교도 들렀답니다. 향교나 서원 나들이를 무척 많이 다녔고 소개도 많이 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남다른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 무척 기쁘네요.

여긴 바로 무주읍내에 있는 무주향교랍니다.
보통 예부터 향교가 있는 지역은 거의 군(郡)과 (縣)이었던 곳이랍니다. 그만큼 행정 구역으로도 꽤 큰 곳이었다고 봐야지요.

무주향교 하마비

무주향교는 다른 곳과 달리 읍내 번화가에 있어 찻길 가에 있네요.
향교 앞에는 하마비가 있습니다. <대소인원개하마(大小人員皆下馬)> 신분의 높고 낮음 없이 누구나 할 것 없이 이곳에서는 모두 말에서 내리라는 뜻이지요. 그만큼 경건한 마음으로 들어가야겠습니다.

향교의 출입문인 외삼문에 들어서자 왼쪽으로 비석 군이 보입니다. 예부터 무주 고을에서 공적을 쌓은 분들을 기리는 빗돌이겠지요?

향교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오른쪽 벽체가 보이는 곳이 명륜당이고요. 가장 오른쪽엔 동재, 그 옆은 관리사무실, 또 사당으로 들어가는 내삼문, 그 안쪽으로 대성전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옛 유생들이 기숙사로 쓰던 동재와 서재인데, 동재에는 전통 가구(?)들이 보입니다.

무주향교 서재인데요. 동재에 견줘 매우 깔끔하고 새것처럼 보입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지난해(2021년)에 새로 지었다고 합니다.

동재 마루에 있는 걸 보니 매우 놀랍습니다.
전통 가마가 있습니다. 매우 화려하고 예쁘네요. 사극에서 많이 보던 그런 가마입니다. 양반 대감님네들이 타고 다니는 가마도 보입니다.

가마가 여러 개입니다. 종류도 다양하네요.

이건 웬 기러기?
이것도 사극에서 많이 보던 거지요?
바로 전통혼례 때 쓰는 것이지요.
무주향교에서는 전통혼례식도 치른다고 합니다.

무주향교 안내도인데요.
맨 처음 하마비를 비롯하여 내삼문, 명륜당, 동재와 서재, 그리고 외삼문, 동무와 서무, 대성전, 또 다른 곳에서는 잘 볼 수 없는 양사재도 있습니다.

무주향교는 역사가 꽤 깊더군요. 조선 태조 때에 처음 세웠으니 꽤 오래되었지요? 무려 630여 년이 다 되었네요.

무주향교 내삼문

본디 처음에 있던 곳에서 두 차례나 옮겨서 지금의 자리에 자리를 잡았다고 합니다.

무주향교 문화해설사 정순옥 님

오늘 무주향교에서 아주 남다른 얘깃거리를 들려드릴 수 있게 된 게 바로 이 분 때문이랍니다. 문화해설사로 근무하는 정순옥(50세) 님이십니다.
우리가 둘러보고 있자니, 사무실 쪽에서 나오시더군요. 우리가 둘러보는 데로 하나씩 설명을 해주시더군요. 향교에 청소하는 분들은 몇 번 본 적은 있는데 이렇게 해설을 해주는 곳은 드물거든요.

그런데 이 분이 조금 남다릅니다. 말투를 들으니, 어딘가 달라요. 실례인 줄 알지만 조심스레 여쭈었네요. 바로 필리핀 분이랍니다.

놀랍지 않나요?
우리나라 향교에서 외국인이 소개하고 들려주는 해설~

알고 보니, 무주에는 <반디랜드>도 있고 <태권도원>이 있어 외국인 관광객이 무척 많이 온다고 하는군요. 바로 외국인한테 우리나라 문화재를 영어로 설명하고 알려주는 일을 한다고 합니다. 무주향교에는 한국인 문화해설사도 물론 계시다고 하네요. 우리가 다녀온 날엔 쉬는 날이었다고 합니다.

무주향교 대성전

필리핀인 문화해설사 정순옥(레미)님의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들으며 우리 문화재를 둘러봅니다. 이번에는 대성전입니다. 내삼문으로 들어오면 대성전과 동무 서무가 있습니다.

무주향교 서무

무주향교 서무

무주향교 동무

무주향교 동무

무주향교 대성전과 동무, 서무는 단청이 굉장히 화려하네요.

향교 대성전 안에는 무엇이?

무주향교 대성전 안쪽 모습

이번 무주향교 나들이에서는 바로 이렇게 대성전 안을 볼 수 있다는 거였어요. 어느 향교에 가더라도 대성전 안쪽을 구경하기는 정말 어렵답니다.

물론 여기 무주향교에도 보통 때엔 잠가놓곤 한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문화해설사 정순옥(레미) 님 덕분에 이렇게 구경할 수가 있었답니다. 선뜻 문을 열어주시며 안쪽을 둘러보게끔 해주었답니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또 있습니까?

대성전 중심에는 공자의 위패를 모십니다.

향교의 가장 중심에는 유학의 으뜸이 되는 공자의 위패를 모신답니다.

향교의 으뜸이라 할 수 있는 성균관에서는 공자를 비롯한 5명의 성인과 송조 6현, 공문 10 철, 동방 18현의 위패를 모시고 배향합니다.

공자의 제자 맹자와 증자의 위패

그러나 현령이나 현감이 다스렸던 군현에서는 공자를 비롯해서 공자의 제자인 맹자와 증자, 안자와 자사를 모십니다. 이 다섯 분을 오성(五聖)이라고 합니다.

공자의 제자 안자와 자사

공자의 위패를 모신 바로 앞에 제자 네 분의 위패를 양쪽에 모셨더군요.

송조4현인 주희와 정이

송조4현 주돈이와 정호

또 그다음으로 송조 4현이라 하는데 송나라의 성현 네 분을 뜻합니다.
바로 휘국공 주희와 낙국공 정이, 도국공 주돈이, 예국공 정호, 이렇게 네 분의 위패를 모십니다.
이 송조 4현은 공자와 제자인 오성을 모신 그 뒤, 가장 앞쪽에다가 양 옆에 모셨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동국 18현인데요. 바로 우리나라의 으뜸이 되는 유학자를 말한답니다.

동국 18현

동국 18현은 우리나라의 유학자들인데요. 설총과 최치원을 비롯한 18 분을 말합니다.
동쪽과 서쪽에 따로 배향하는 차례가 있더군요.

동배향 제1위 : 홍유후(弘儒侯) 설총
동배향 제2위 : 문성공(文成公) 안유
동배향 제3위 : 문경공(文敬公) 김굉필
동배향 제4위 : 문정공(文正公) 조광조
동배향 제5위 : 문순공(文純公) 이황
동배향 제6위 : 문성공(文成公) 이이
동배향 제7위 : 문원공(文元公) 김장생
동배향 제8위 : 문경공(文敬公) 김집
동배향 제9위 : 문정공(文正公) 송준길
서배향 제1위 : 문창후(文昌侯) 최치원
서배향 제2위 : 문충공(文忠公) 정몽주
서배향 제3위 : 문헌공(文憲公) 정여창
서배향 제4위 : 문원공(文元公) 이언적
서배향 제5위 : 문정공(文正公) 김인후
서배향 제6위 : 문간공(文簡公) 성혼
서배향 제7위 : 문열공(文烈公) 조헌
서배향 제8위 : 문정공(文正公) 송시열
서배향 제9위 : 문순공(文純公) 박세채

이렇게 18분의 위패를 그 차례에 맞춰 모시고 있었답니다.

대성전에는 어떤 분들을 모시고 있는지는 익히 잘 알고 있었지만, 지금까지 안쪽을 한 번도 본 적이 없어서 이런 배열로 특별히 모신다는 걸 아주 자세하게 알게 되었네요.
이 얼마나 고마운 일입니까?
이번 무주향교에서 문화해설사 정순옥 선생을 만난 건, 저희한테는 정말 매우 큰 행운이었답니다. 실제로 눈으로 보면서 이 안에 모신 분들의 위패를 하나하나 살필 수 있다는 건 참 좋은 경험이었답니다.

대성전에서 바라보는 내삼문 밖 풍경

무주향교 서무

대성전에서 보는 서무

무주향교 대성전은 아까도 말했지만, 단청이 매우 화려하고 아름답습니다. 참 예쁘네요.

선비를 길러내는 양사재(養士齋)

이번에는 향교의 좁은 문을 따라 양사재로 갑니다.
양사재(養士齋)는 말 그대로 선비를 기르는 곳입니다.

서당 공부를 마친 학생들 중에서 성적이 좋은 학생들을 뽑아 양사재에서 선비를 길러내는 곳이라고 보면 됩니다.

양사재까지 정순옥 님의 해설을 들으면서 구경을 하고 이제 다시 돌아 나왔는데...
우리한테 보여줄 게 있다고 하시네요.

왼쪽이 무주향교 동재, 오른쪽은 명륜당

바로 명륜당인데요. 여기도 문이 잠겨있었지만 열어서 안쪽을 보여주시네요.

우와~!
여기는 교실?
우리 어릴 때 국민학교 다닐 때 책걸상이 놓여있네요.
여기에서 갖가지 체험수업들을 한다고 합니다.
서예나 다도, 예절 등을 가르친다고 하네요.

무주향교 전교를 지냈던 분들 사진이 걸려 있습니다.

가장 오른쪽에 있는 이 분이 지금 현재 21대~22대까지 무주향교 전교(典校)이십니다.

글씨를 정말 잘 쓰지 않았나요?
모두 초등학생들이 쓴 거랍니다.

일요학교 학생들의 붓글씨 쓰는 모습

무주향교에서는 <무주향교의 나날>이란 체험 프로그램도 꾸리고 있다고 하네요.
한식대첩(음식과 다도 체험), 무주유생(유생플렉스), 양사재 음악회, 무주마실(무주향교 1박2일 캠프체험) 등 다양하게 꾸리고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여해보면 참 좋겠네요.

또 우리나라 전통 옷을 입고 체험하며 사진도 찍을 수 있답니다.
조선시대 유생들이 입었던 유생복을 입어볼 수도 있고요. 전통 혼례복을 입어볼 수도 있지요.

이렇게 갖가지 향교 체험까지 할 수 있는 무주향교!
참 좋은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매우 기뻤답니다.
게다가 오늘 이렇게 향교에 와서 글로만 보고 알았던, 그리고 실제로 저도 그렇게 글만 썼는데, 대성전에 모신 오성과 송조 4현, 동국 18현에 대한 위패와 그 배열을 아주 자세하게 눈으로 보고 알 수 있어 참 좋았답니다.
이 모두가 필리핀인 문화해설사 정순옥(레미) 님 덕분이었네요.
한국에 시집온 지 20 년이 되었다는데 우리말도 어찌나 잘하든지... 또 우리나라 문화재를 설명하는데 전혀 거리낌이 없고 막힘도 없이 해설하는 걸 보며 참 놀랍고 감동이었답니다.

이 자리를 빌려 정순옥 문화해설사 님께 고맙다는 인사를 전합니다.
고맙습니다.~!!! ^^

무주향교에는 화장실도 이렇게 멋지게 만들어 놓았답니다. 편하게 볼일 볼 수 있어 이것 또한 남달랐답니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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