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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이 들려주는 국가유산 이야기

이 좋은 '관광 꺼리'를 왜 이렇게 버려두었을까? 100년 만에 발견되었다는 옛 부상터널(금오산터널)

by 한빛(hanbit) 2025. 7.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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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시 남면 부상리 마을 표지석

"엥? 옛날에 여기에 역이 있었다고?"
"응. 그렇대. 옛날에는 철길이 구미 쪽으로 나지 않았었대."
"그럼 김천역에서 구미로 가지 않고 바로 이쪽으로 와서 약목, 왜관, 대구까지 갔단 말이야?"
"그런데 여기 어디에 철길이 있어? 옛날에 철길이 지금도 남아 있는 건가?"
"아니, 철길은 없어졌대. 하지만 그 옛날 터널이 발견되었다고 하더라고."

여기는 김천시 남면 부상리 마을입니다.
이 마을에 경부선 철도가 지나갔다고 합니다. 금오산 뒤쪽에 있는 부상리 마을에는 지난 1905년 1월 1일에 개통되어 1916년 11월 1일까지 꾸리다가 폐쇄된 철도입니다. 11년 동안만 철길로 쓰였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지만 그때는 부상리 고갯길 높이가 만만치 않았나 봅니다. 
 

국수 맛집 거리 부상고개

 

부상리는 아주 오래 앞서부터 국수 가게들이 꽤 많았답니다. 국수 맛집이 많았지요. 여느 시골처럼 모두 도시로 떠나고 어른들만 남아있지요. 그러다가 4번 국도인 새 길이 생기면서 그나마 넓은 찻길로 다니다 보니, 사람 없는 곳이 되고 말았지요. 

그렇게 마치 사라지기라도 할 것 같던 마을이 국수 맛집이 많은 곳으로 소문나서일까요? 희한하게 되살아나고 있는 마을이 되었답니다. 날이 갈수록 하나둘 밥집이 많아졌고요.

대부분 국숫집인데 바깥에서 볼 때는 허름한 곳이라 장사를 하긴 하는 걸까? 의심되지만 가게보다도 더 넓은 주차장까지 마련한 곳도 있고요.

이렇게 예쁘게 색칠을 하고 장사를 하는 집도 있습니다. 

밀밭칼국수

얼마 앞서 제가 한 번 소개했던 부상고개 꾸지뽕과 뽕잎가루로 반죽을 한 국수 맛집 <밀밭칼국수>도 이 마을에 있답니다.
예부터 이 마을에는 뽕나무를 많이 심었다고 하네요. 양잠업(養蚕業)을 많이 하던 곳인데 그 옛날 우륵이 이 마을에서 만든 명주실만으로 가야금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뽕나무 상(桑)’자를 써서 부상리(扶桑里)입니다.

일제강점기 때 경부선 철도, 금오산역과 금오산터널(부상터널)
부상성당

일제강점기 때에 경부선 철도가 이 마을로 지나갔다고 하는데 놀랍습니다.
지금은 철길이 김천, 대신, 아포, 구미, 약목, 왜관 이렇게 지나가는데, 그때는 구미가 빠져 있었다고 하네요. 흔히 박정희 전 대통령이 구미로 돌려놓은 거 아닌가? 하는 얘기를 한다는데 벌써 일제강점기 때에 철길을 놓았고 또 1916년까지 운행하다가 없어진 폐역이자 철길이라고 하니 그 말은 틀린 말이네요.

부상성당 옆 하천

부상성당 옆으로 하천이 흐릅니다. 이 하천길 끝즈음이 옛 금오산역이 있던 터라고 추정한다네요. 우리는 오늘 옛 철길 위에 있던 터널이 있다고 해서 찾아갑니다. '금오산 터널'이고 '부상 터널'이라고도 합니다. 이 터널이 지난 2006년에 거의 백 년 만에 발견되었다고 하더군요.
http://www.kimcheon.co.kr/default/index_view_page.php?idx=14608

[김천신문] 경부선 옛 부상터널 100년만에 발견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근대화과정을 거치면서 까맣게 잊혀졌던 옛 경부선철도 남면 부상리 구간의 금오산터널(일명 부상터널)이 원형 그대로 100년만에 발견돼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www.kimcheon.co.kr

위 링크에 지난 2006년에 <김천신문>에 실린 기사에 자세하게 나와 있더군요. 몇몇 주민들의 기억에만 있던 옛 부상터널을 100년 만에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나온 뒤, 앞으로 이 터널을 되살려 관광 사업으로도 꾸린다는 계획도 있었나보더라고요. 그리고 몇몇 자료들을 찾아보니, 실제로 금오산 역 옛 터부터 터널까지 깨끗하게 정리하고 새롭게 정비도 했나 보더군요. 그런데 왜?

우리가 찾아낸 자료들을 가지고 부상터널을 찾아가 봤어요. 마을 앞 찻길 가에도 크게 바뀌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이 안쪽으로 들어오니 시간이 거꾸로 간 듯, 아니면 시간이 멈춘 듯한 골목길 풍경입니다.

"여기다~!"
"어디? 여기 어디?"

부상터널 남쪽 들머리 쪽

골목 모퉁이를 돌아오니,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보입니다.

아, 맞군요. 여기가 바로 부상터널입니다. 아래로 내려갈 수 있는 계단이 있고 난간도 있는데 실제로 내려갈 수는 없겠더라고요. 굉장히 가파른 계단이었어요.

이쪽이 부상터널 남쪽 들머리인데 잘 다듬은 돌로 쌓은 게 보입니다. 그러나 저 아래로 온갖 쓰레기가 버려져 있네요. 물도 살짝 흐르는 듯도 하고요. 

내려가서 볼 수는 없고 이렇게 위에서 봐도 딱 터널이네요.
자료에는 이 터널 가장 위쪽에  '일진무강(日進無疆)'이라 쓰여 있다고 하는데 나뭇가지와 덤불에 가려져 안 보입니다.

아치형으로 잘 다듬어 쌓은 터널이 보이네요.

이 좋은 관광 꺼리를 왜 버려두었을까?

우리가 부상터널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는 걸 보고 바로 안쪽 집에 있던 어른께서 묻습니다. 
"어디서 나오셨어요? 시에서 나왔어요?"
 
우리가 터널 사진을 찍고 하니 아마도 시청에서 나왔다고 생각한 듯합니다.
어른 말씀으로는 여러 해 앞서 터널 앞까지 터도 싹 다 닦고 정리도 하더니 그냥 이렇게 버려두었다고 하면서 냄새도 많이 나고 벌레도 많이 생긴다면서 좀 치워줬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또 어르신은 어릴 때 저 아래에 내려가서 놀기도 했다는 말씀도 해주셨어요. 

자료가 없어서 이 부상터널을 찾기가 힘들었다고 하니까 여기 우리 집 주소 찾아서 오면 된다고 말씀하시더군요.
그렇습니다. 부상터널(금오산 터널) 남쪽 주소는 김천시 남면 농남로 998-9입니다. 우리 말고도 철도 동호회나 여행하는 분들이 더러 찾아오나 봅니다. 이 주소를 참고하면 좋겠네요.

어르신께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이제는 북쪽, 그러니까 김천시 쪽으로 난 터널을 찾아갑니다.

여느 시골처럼 빈집들이 꽤 많네요.

그래도 골목길은 무척 예쁩니다.

부상고개에는 옛길과 새로 난 4번 국도가 나란히 붙어 있습니다.

밀밭칼국수

부상터널 북쪽 구간은 바로 얼마 앞서 소개했던 <밀밭칼국수> 바로 위쪽에 있더군요.

밀밭칼국수에서 20~30m쯤 떨어진 곳에 이렇게 생긴 파란 담장이 나옵니다. 이 담장 옆으로 난 길을 따라 돌아갑니다.

오오, 여기 길이 있네요. 그런데... 풀이~

그래도 터널을 볼 생각으로 발을 쿵쿵 울리며 혹시 있을지도 모를 뱀이 들으라고 소리 내며 갑니다.
저기 밭 너머로 보이는 곳에 작은 못이 보입니다. 

애고~! 못 가까이 가도 터널은 보이지 않습니다. 밭 바로 아래쪽으로 터널이 있습니다. 반대쪽에서 보면 터널 들머리가 보이기는 할 것 같은데 이렇게 나무도 풀도 울창해서 길 가에 서서 본다고 해도 어렵겠네요. 게다가 갓길도 없는 찻길인데 차들은 또 어찌나 많이 다니던지...
아무튼 풀이 없는 겨울에 다시 한 번 와봐야겠습니다.

부상터널을 잘 개발해서 관광꺼리로 만들어도 정말 좋을 텐데...
근대사박물관 길섶카페

이곳 부상고개 부상터널은 일제강점기 때에 만들었지만 11년만 운행하다가 폐지가 된 철길이고 그 뒤 오랜 시간 버려지듯 묻혀 있던 곳입니다. 그러나 최근 몇 해 안에 희한하게도 국숫집들이 다시 옛 명성을 되찾으며 하나둘 생겨났고 민간이 꾸리는 <근대사 박물관>도 있지요.

누에봉주르 카페

이 시골마을에 번듯한 카페도 몇 군데 있습니다. 
이 카페는 부상리 마을의 특징을 잘 나타낸 이름을 문패로 걸었네요.

<누에 봉주르(nous et bonjour)>는 프랑스 말로 '우리, 그리고 안녕'이란 뜻을 담았다는데, 우리를 뜻하는 '누에(nous et)'를 그대로 담았네요. 이 지역 주요 소득원이었던 누에, 우륵이 가야금을 만들 때도 부상리 누에에서 나온 명주실로만 썼다는 곳, 
하나 더, 독립운동가 왕산 허위 선생의 식구들이 금오산 아래 북삼과 오태의 밤길을 걸어 일제의 눈을 피해 바로 여기 <금오산역>에서 기차를 타고 만주로 이주했다는 아프지만 뜻깊은 역사가 담긴 곳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이야깃거리가 넘치는 마을 부상리, 옛 금오산 터널(부상터널) 둘레를 잘 정비해서 청도나 영동처럼 와인터널이나 또다른 관광자원으로 잘 쓰이면 참 좋겠네요. 이대로 버려두기엔 너무 아깝고요. 또 마을을 깨끗하게 하고 사람이 더욱 북적이는 마을로 만들 수도 있고요.

부상터널 북쪽 들머리(김천 혁신도시 방면) 밀밭칼국수에서 20~30m 위쪽 - 경북 김천시 남면 부상리 811-3
부상터널 남쪽(약목 방면) 들머리 - 김천시 남면 농남로 998-9
 
 
https://sunnyhanbit.tistory.com/4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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