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꺄악~~!"
"야호~!"
머리 위에서 환호성을 내지르는 소리가 연신 들려옵니다.
촬영을 하며 듣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웃음이 터지곤 합니다. 하하하~!!!
단양!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오래된 추억, 그리고 고마움
단양 <조덕수 고택>은 남한강이 굽이쳐 흐르는 가곡면의 상덕천 마을에 있는 옛 집이랍니다.
여기는 지난 2008년 겨울에, 2박 3일 일정을 잡고 자전거로 구미에서 영주 마구령을 넘어 단양군 영춘면으로 들어와서 단양의 문화유산들을 여러 곳 둘러볼 때 가보려고 계획했던 곳인데, 시간이 너무 늦어져서 못 가고 바로 고개를 넘어 단양 읍내로 들어갔었지요.
이때 가곡면 덕천리 마을에 있는 <조자형 가옥>을 꼭 가보고 싶었지요. 그때만 해도 조덕수 고택을 조자형 가옥이라 했습니다. 그런데 이미 해는 지고 겨울이라 이내 캄캄해진 터라 더는 둘러볼 수가 없었답니다.
그날 조자형 가옥이 있던 마을을 지나쳐 고개를 넘어야만 신단양 읍내로 들어갈 수가 있었는데 어떤 고마운 분이 그 위험하고 캄캄한 고갯길을 자전거를 타고 가는 우리 뒤에서 자동차 불빛을 비춰주며 일부러 천천히 따라와 주시더군요.
얼굴도 모르는 분이 어찌나 고맙던지요. 고갯길을 넘어와서 환한 곳이 나오니 그제야 자기 갈 길을 가시더라고요.
그래서인지 단양! 하면 그 추억이 가장 먼저 떠오르고 단양 사람들이 모두 착하게 보인답니다. 정말 고마웠습니다.
바로 저 빨간 다리(고수대교) 오른쪽으로 보이는 구불구불 길이 우리가 캄캄한 밤에 자전거를 타고 넘어왔던 길이랍니다.
워낙 고마웠던 기억이라 잠깐 옆으로 이야기가 빠졌네요.
남한강이 굽이치는 덕천리 마을 옛 집
덕천리 마을 표지석과 우리 마을 자랑비
덕천리 마을은 본디 영춘군 가야면이었답니다. 1914년 행정구역 통폐합에 따라 단양군 가곡면에 편입되었지요.
남한강이 휘감고 돌아가는 물돌이 안쪽에 있는 마을이랍니다. 마을 앞으로는 남한강이 흘러가고 앞으로는 두 산이 높게 바라보이는 매우 아름다운 강촌마을이지요.
오늘 우리가 둘러볼 곳은 그 옛날 꼭 가보고 싶었던 바로 그 옛 집, <단양 조덕수 고택>입니다.
아하, '조자형' 이름을 새긴 문패가 걸려있네요.
그러게요. 옛날에는 이 집을 <조자형 가옥>이라고 했습니다.
이 문패의 주인공인 조자형의 6대 조인 조덕수 선생이 1770년경에 지었다고 알려진 집이랍니다.
이렇게 이름이 바뀌게 된 까닭이 바로 그 옛날 이 집을 처음 지었던 윗대 어른의 이름을 넣은 거였군요.
대문 옆에 걸린 멍석과 삿갓이 먼저 반겨줍니다.
대문에 들어서면 이런 구조로 된 기와집이 나옵니다.
'ㄱ' 자로 안채를 두고
또 그 앞쪽에는 'ㄴ' 자 모양으로 행랑채를 놓아 트여있는 'ㅁ' 자 모양으로 된 집이랍니다.
이렇게 친절할 수가 있나요?
보통 옛 집에는 문을 꼭꼭 잠가놓고 있어 안쪽 모습을 못 보게 할 때가 많은데요. 둘러보고 문은 꼭 닫아달라는 안내 쪽글을 친절하게 붙여놨습니다. 고맙습니다.
문을 열고 보니, 현대식 욕실이 나오네요. 재밌습니다. ^^
본디 행랑채는 '一' 자 모양으로 된 초가집이었으나 지금은 시멘트 벽에 기와를 올리고 온돌방을 덧달아서 'ㄴ' 자 모양으로 바뀌었다고 하네요.
안채에 딸린 옆쪽에는 부엌이 있고요.
이 지역 보통 방식과는 다르게 부엌 옆에다가 아랫방을 둔 게 남다르다고 합니다.
바로 여기인데요. 부엌 옆에 딸린 아랫방입니다.
안채 대청입니다. 지금이라도 저녁상을 차려놓고 식구들이 한데 둘러앉아 밥을 먹으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듯한 풍경입니다.
대청 위에는 청명헌(淸明軒)이라 쓴 편액이 걸려있습니다.
이 댁 식구들이 모두 모여서 밝고 맑게 웃으며 행복하게 보냈을 모습들을 상상하게 합니다.
안채 사랑방 앞에 가마솥이 걸려 있습니다. 솥뚜껑으로 아궁이를 막아놓았네요.
덕천리 마을은 패러글라이딩 명소
옛 집 뒤로 난 길을 따라오니, 이렇게 집 뒤에서 볼 수가 있습니다.
지금도 연신 머리 위를 뱅뱅 도는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의 소리가 들립니다.
알고 보니, 저기 마을 앞에 보이는 산꼭대기에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더군요. 거기에서 출발해서 이 마을을 돌고 있더라고요.
바로 저 꼭대기입니다.
한참 동안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었네요.
요즘 이 마을은 패러글라이딩 명소로 거듭나고 있네요. 조용하고 한적한 강촌마을이었는데 이렇게 바뀌었군요.
남한강이 흐르는 덕천리 마을
이제 고택을 나와서 덕천리 마을을 한 바퀴 둘러봅니다.
마을 들머리에 있는 덕천리 마을회관입니다. 이층 집으로 아주 멋들어지게 지은 집입니다.
작은 교회도 보이고요.
아하~! 그랬군요.
저기가 바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고 착륙하는 곳이더군요.
마을 앞 남한강 안쪽으로 넓은 터가 있는데 이 조용한 마을에 자동차가 왜 저리 많은 걸까? 했더니 패러글라이더들이 모두 저기로 내리더라고요.
어떤 이장님의 공적비도 있고요.
마을회관 옆에는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느티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느티나무 앞에 큰 연자방아 돌판이 하나 있는데 이걸 매바우라고 하더군요.
이 매바우 위에 작은 돌에다가 '서로 사랑하라'라는 글을 적어서 세웠네요.
귀엽기도 하고 마을 사람들의 맘씨를 느낄 수도 있네요.
또 이 뒤쪽으로는 홍수기념비도 있습니다.
앞서 소개했던 <단양 사의루> 이야기에서 말했던 1972년에 난 큰 물난리 때문에 단양 사람들의 주거지가 거의 80%가 피해를 입었다고 했지요.
가곡면 덕천리 마을 홍수 흔적 기념비입니다.
옛 집 <조덕수 고택>이 있고 또 패러글라이딩 명소로 거듭난 남한강을 품고 있는 덕천리 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며 즐겁게 보냈답니다.
조덕수고택
충북 단양군 가곡면 덕천리 49
★한빛이 꾸리는 유튜브 채널인 <한빛국가유산TV>에서 제작한 단양 조덕수 고택 이야기를 담은 영상 한 편 보고 가세요.★
https://youtu.be/Ulqp4gKYiO0?si=8Y4xO8Zd77-1_JGB
https://sunnyhanbit.tistory.com/4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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