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붉은 신북천에서 피어난 영웅, 운강 이강년과 갈평운강전승기념공원
산세가 험준하고 물길이 고운 문경읍 갈평리. 지금은 평화롭고 고즈넉한 이 시골 마을의 신북천 변에는, 100여 년 전 일제의 침략에 맞서 겨레의 자존심을 지켜낸 뜨거운 함성이 서려 있습니다.
바로 구한말, 태백산과 소백산을 넘나들며 의병을 이끌었던 운강 이강년(李康秊) 선생의 최대 승전지이자, 정미의병 역사에 빛나는 '갈평리 전투'의 현장입니다. 마침내 이곳 갈평리에, 그날의 숭고한 정신을 기억하기 위한 ‘갈평운강전승기념공원’이 새롭게 문을 열었습니다.

요즘 한창 한빛국가유산TV에서 임진왜란 의병장들의 삶을 찾아서 촬영을 하고 있는데, 운강 이강년 선생의 삶을 돌아보게 되었답니다. 그러다가 알게 되었는데, 갈평리 마을이 일제에 맞서 이강년 선생이 이끄는 의병들이 크게 이긴 전승지였다고 하는군요.

운강 이강년 선생의 삶, 무관에서 의병장으로

운강 선생은 효령대군의 18세손으로 1858년에 문경 도태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23세에 무과에 급제해 선전관을 지낸 무관 출신이었습니다. 하지만 나라운이 기울자 벼슬을 내던지고 낙향했고, 1896년 명성황후 시해와 단발령에 분개해 문경에서 처음으로 의병을 일으켰습니다.

선생은 독자적인 의병 전술서인 『속오작대도(束伍作隊圖)』를 직접 작성해 철저하게 규율을 갖춘 의병대를 만들었습니다.
문경에서 처음 의병을 일으켰던 창의지는 도태마을(가은읍 상괴리)이었는데, 안동 관찰사 김석중이란 자가 있는데요. 마을 사람들 머리를 강제로 깎고, 갖가지 악행을 일삼던 인물입니다.
의병을 일으키자 화들짝 놀란 김석중은, 부하 두 명과 도망치다가 이강년 부대 의병들에게 붙잡힙니다. 운강 선생은 잡혀 온 그들을 추상같이 꾸짖었고, 그 자리에서 그들의 목을 베었습니다. 운강 선생의 의병활동이 이렇게 시작되었지요.

1907년 고종 황제의 강제 퇴위와 군대 해산 이후에는 호서·영남·강원 일대 40여 개 의병부대를 아우르는 '도창의대장(都倡義大將)'에 추대되어 신식 무기로 무장한 일본 군경에 맞서 신출귀몰한 유격전을 펼쳤습니다.
승전의 역사, 갈평리 전투의 현장
의병활동 후기에 드는 1907년 9월 11일~12일 이틀 동안 운강 의병부대가 일본군 1개 소대를 궤멸시킨 격전장이 바로 이 마을 갈평이고요. 또 12년 후인 1919년 4월 15일에는 갈평장터에서 만세시위를 벌인 곳이기도 하답니다.


갈평전투 당시 일제는 이강년 부대를 토벌하려고 일본군 보병대와 순검, 밀정들을 대거 동원했지요. 갈평리로 들어선 일본 군경 일당이 마을을 약탈하고 신북천에서 방심하며 쉬고 있을 때, 험준한 지형에 몰래 매복해 있던 이강년 의병대가 기습 공격을 감행했습니다.
이 전투에서 선생은 일본군 소좌 지휘부를 타격하고 수많은 최신식 총기와 탄약을 노획하는 대승을 거두었습니다. 갈평리 전투는 "신식 무기를 가진 일본군도 지형과 결기로 이겨낼 수 있다"는 확신을 전국의 의병과 민중들에게 심어준 희망의 불씨였습니다.
기억의 공간으로 거듭난 갈평운강전승기념공원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이 영광스러운 승전지가 바로 이곳, ‘갈평운강전승기념공원’으로 다시 살아났습니다.

신북복지회관 앞 약 700평 부지 위에 들어선 이 공원이 올해(2026년) 초에 완성되어 세웠다고 하네요.




이 공원에 높이 4.2m에 달하는 웅장한 상징조형물이 서 있습니다. 운강 선생의 흉상과 함께 신북천 변에서 타오르던 횃불과 전투 장면이 세심하게 새겨져 있어 보는 이를 숙연하게 만듭니다.


또한 공원 한편에는 운강 부대의 주요 전투 이동로가 새겨진 8폭 석조형물이 자리해 있어, 선생이 거쳐 간 산천과 피땀 어린 진격의 길을 한눈에 둘러볼 수 있습니다.












훗날 1908년 작성 전투에서 적탄에 부상을 입고 포로가 된 선생은 서대문감옥에서 순국하는 순간까지 일제에 굴하지 않는 대의를 지켰습니다. 나라가 가장 어두웠던 시절, 불꽃 같은 삶으로 겨레의 밝은 빛이 되어준 운강 이강년 선생.
오늘, 아름다운 문경 갈평리의 전승기념공원을 거닐며 선생이 남긴 뜨거운 애국심과 승리의 기억을 다시 한번 가슴 깊이 새겨보는 건 어떨까요?



또 갈평마을에서 멀잖은 곳에 운강 이강년 선생의 삶을 더욱 자세하게 알 수 있는 곳이 무척 많이 있답니다.
운강이강년기념관, 운강이강년생가, 처음 의병을 일으켰던 창의지 도태마을, 농암장터, 고모산성 등 운강 선생의 발자취가 깃든 유적지가 굉장히 많이 있으니 함께 둘러봐도 좋겠네요.
갈평 운강전승기념공원은 신북종합복지회관 앞에 있는데요. 카카오맵에는 아직 표시가 안 되어 있네요.
공원 주소는 경북 문경시 문경읍 갈평리 737-53입니다.
갈평리 경모각과 기념비 - 문경시 문경읍 갈평리 산 127-1
운강 이강년 생가 - 문경시 가은읍 대야로 1613-14
나중에 한빛국가유산TV 영상이 완성되면 링크 걸어둘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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