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와~! 이 신발 좀 봐!"
"금동신발이 굉장히 반짝반짝한데?"
"가만, 금동신발은 원래 백제 유물 아니야? 그런데 여기는 가야고분군인데?"
"게다가 이렇게 반짝거리는 금동신발 본 적 있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도 등재된 '가야고분군'은 1~6세기에 걸쳐 한반도 남부에 있었던 '가야'를 대표하는 7개 고분군이랍니다.
가야고분군은 주변의 중앙집권적 고대국가와 함께 하면서도 연맹이라는 독특한 정치체계를 이어왔던 '가야문명'을 증명하는 동아시아 고대 문명의 한 유형을 보여주는 중요한 유적입니다.
오늘은 그 가운데에 지난 5월 14일에 처음 문을 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 고분군 홍보관>과 고분군을 소개하려고 합니다.
홍보관은 이제 막 문을 연 따끈따끈한 곳이네요.
구미에서 전라도 쪽으로 나들이를 갈 때면 늘 거창, 함양, 남원을 거쳐서 갑니다. 그러면서 남원시 인월면과 아영면 둘레를 꼭 지나가곤 했지요. 그런데 여기에 이렇게 소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있는 줄 몰랐네요.
유곡리 성내마을로 들어가는데 가장 먼저 반겨주는 게 바로 이 큰 나무와 큰 고분입니다. 굉장히 인상 깊은 풍경이었답니다.
이곳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도록 멋짓 표지석이 서 있습니다.
지난 5월 14일에 개관한 홍보관입니다.
그런데 건물 형태가 매우 남다릅니다. 평지보다 더 아래쪽에 있습니다. 지하에 만든 홍보관입니다.
둘레에 있는 고분군을 바라보는 경관을 해치지 않으려고 일부러 이렇게 지하에 홍보관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고분군은 홍보관 뒤쪽에 있습니다.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은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와 아영면 두락리에 걸쳐 자리 잡은 곳입니다. 서로 다른 면소재인 양쪽에 걸쳐있는 고분군이라... 재밌네요.
박물관에 가면 흔하게 볼 수 있는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오른쪽 벽체를 디자인한 모양이 가야시대 때 발굴된 토기류의 모양새를 본떠 만든 듯합니다.
굽다리 접시나 긴목 항아리 등 유물에 있는 구멍을 낸 모양들이 재밌지요?
남원 운봉고원! 독립된 가야세력
'신선의 땅'이라고 하는 남원 운봉고원, 이곳은 조선 중기의 예언서 '정감록'에 사람들이 난리를 피해 살기 좋은 열 곳을 '십승지지(十勝之地)' 가운데 하나로 꼽혔으며, 조선 개국공신인 정도전이 "운봉이 없으면 호남도 없다."라고 했을 만큼 예부터 정치, 국방의 요충지였습니다.
가야고분군 7개 가운데 이곳 남원 운봉고원은 백두대간 동쪽의 고원지대로 남강과 섬진강이 시작되는 곳입니다. 동시에 팔량치를 넘어 경남 함양으로 이어지고, 서쪽으로는 여원치로 내려와 남원 치재를 지나 임실과 장수로 갈 수 있는 교통 요충지입니다. 그러다 보니, 동서 문화교류를 하는 관문이기도 합니다.
또 운봉고원의 가야 세력은 이러한 지리적 특징 때문에 백제와 신라를 이어주는 큰 대문 역할을 했지요.
운봉고원에 널리 퍼져 있는 가야고분군 가운데에는 광평리 유적, 청계리고분군, 월산리고분군 등도 있습니다.
가야문화의 시작을 알리는 광평리 유적에서는 가야 초기 무덤양식으로 알려진 덧널무덤 2기가 확인되었고요. 굽다리 접시, 넓은 입 항아리, 긴목 항아리 등이 출토되었답니다.
월산리고분군에서는 청자 닭머리 항아리와 쇠자루솥 등이 출토되었고요.
저는 이번에 월산리고분군에서 나왔다는 청자 닭머리 항아리는 처음 봤는데 무척 신기하더라고요. 항아리 몸통에다가 진짜 닭머리를 붙여놓은 게 보입니다. 닭 볏이 아주 또렷하게 보이네요.
이 홍보관에서는 청자 닭머리 항아리를 360도 돌려서 볼 수 있게 하는 영상도 있더군요.
금동 신발이 반짝반짝! 그런데 이건 백제유물 아니야?
앗~! 이건 금동 신발 아닌가?
그런데 굉장히 반짝반짝합니다.
아하, 여기 홍보관이 이제 막 문을 연 곳이라더니, 아마 개관에 맞춰 새로 만든 복제품이 아닐까 싶었어요.
가만, 그런데 이런 금동 신발은 백제 유물에서 많이 본 건데?
그렇습니다. 예전에 익산 국립 박물관이나 국립 공주 박물관에 갔을 때 입점리고분군이나 나주 복암리고분군, 또 공주 무령왕릉에서도 이와 비슷한 금동 신발이 출토되었다는 걸 본 적이 있습니다.
금동신발 아래에 스파이크가 달려있는 게 재밌습니다.
알고 보니, 이곳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에서 출토된 유물 가운데에 금동신발과 청동거울, 유리제 구슬과 흑옥으로 만든 목걸이가 나왔다고 합니다.
정치, 지리로 봐도 요충지였던 곳이라고 하더니, 백제나 신라와도 문화 교류를 활발했다고 했던 곳이라는 걸 증명하고 있네요. 금동신발이나 유리구슬 목걸이는 백제와 교류하면서 수입된 유물이라고 합니다.
가야시대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에서 출토된 금동신발과 청동거울, 유리구슬 목걸이 등이 있습니다.
가야고분에서 금동신발이 나온 건 여기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백제와 굉장히 활발한 교류가 있었던 증거가 됩니다.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은 모두 40여 기가 된다고 합니다.
이밖에도 처음 보는 유물도 봤는데요. 바로 위 사진에 나오는 물건입니다.
이게 뭘까요?
그럼 위 사진 두 장은 뭘까요?
네. 바로 말에 쓰였던 물건들이랍니다.
발걸이 같은 말갖춤새의 부속품들이랍니다.
바로 위 사진에 있는 유물은 '기꽂이'입니다. 기마무사들이 쓴 것으로 보이는데요.
말 안장 끝에 덧붙여 다섯 번이나 휘게 만들고 그 끝에다가 깃발을 꽂을 수 있게 한 기꽂이였습니다. 그동안 많은 박물관에 다녀봤지만 기꽂이는 처음 봅니다.
유물이 출토된 32호 고분의 발굴 당시 모습을 재현한 것도 보입니다. 갖가지 유물들 가운데에 백제에서 수입된 금동신발도 보이네요.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은 지금도 발굴 중?
고분군 홍보관에서 잘 살펴보았으니, 이제는 실제로 고분군을 보러 갑니다. 홍보관에서 나와 직선으로 보이는 저 길을 따라가면 그 위에 고분군이 보입니다.
왼쪽이 인월면 유곡리고분군이고요. 오른쪽은 아영면 두락리고분군입니다. 이 둘을 합쳐서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이라고 합니다.
집 뒤로 보이는 가야시대 고분
아마도 새 홍보관을 만들기 앞서는 여기에다가 작은 홍보관으로 꾸린 듯합니다.
가야고분군과 이 고분군의 각각 위치들을 잘 설명해 놓았습니다.
고분군 오른쪽인데요. 바로 두락리 쪽 고분군이지요.
그런데 저 아래 보니, 아직도 발굴 중인 가요? 일요일인데도 부지런히 일을 하고 계시더군요.
커다란 봉분을 이고있는 고분군입니다.
부지런히 흙을 실어나르는 트럭도 보입니다.
저 모퉁이를 돌아 아래쪽에도 뭔가 작업을 하고 있나 봅니다.
커다란 고분 옆에도 마치 봉분처럼 보이는데 저기는 여러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아마도 그 오랜 세월을 살아오면서 나무들한테 집을 내어준 듯 보입니다.
반짝거리던 금동 신발과 청동거울이 나왔던 32호 고분입니다. 어떤 지배층 지도자가 묻혔을 곳이지요.
32호 고분 앞쪽에 하얀 토끼풀꽃이 가득 피었네요.
고분군에서 내려다보면, 저기 비닐하우스 뒤쪽으로 네모난 지붕을 이고 있는 곳이 바로 홍보관입니다. 여기서 봐도 지붕을 낮게 하고 지하에 홍보관을 만든 게 참 좋아 보입니다.
오늘은 남원 지역에서 옛 가야의 흔적을 찾아보는 시간이었네요.
이제 막 문을 연 남원 유곡리와 두락리고분군 홍보관을 둘러보며 옛 가야의 역사와 문화도 함께 살펴볼 수 있는 아주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남원 유곡리와두락리고분군 홍보관 -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인월면 유곡리 1127-6
☎ 063-620-6158
남원 고분군과 홍보관을 둘러보셨다면 가까운 둘레에 있는 곳도 함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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