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 여기 밥집이 맞나요?
설마 이게 다 주차장?
그럼 저기가 밥집이라고?
얼마 앞서 남원 나들이 갔다가 우연히 들르게 된 밥집이 있답니다.
시골 마을이라서 마땅히 밥 먹을 곳이 없더군요. 일요일에는 문 닫는 곳이 많더라고요.
그렇게 전화를 해보고 문을 열었다기에 아무 거나 먹자 하고 간 집이었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상가 건물에 뭔가가 많이 있습니다.
황토옹기 한증탕도 보이네요.
그런데 지금도 영업을 하는 곳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무튼 겉으로 보기엔 그랬어요.
우리가 갈 곳은 여기인가 봅니다.
상가 왼쪽에 들머리가 보이네요.
<웰빙한식뷔페>라고 쓴 간판이 보입니다.
우리가 찾아온 밥집 이름은 <황토옹기한식뷔페>입니다.
이 건물 3층으로 올라갑니다.
그런데.....
여기 진짜 밥집이 맞나요? 여기까지 올라오면서도 속으로는 아무래도 잘 못 온 건가?
다시 돌아갈까? 하고 그 짧은 시간에 몇 번을 망설였답니다.
하하, 나중에 알고 보니, 이 생각은 나만 한 건 아니더라고요. 남편도 똑같은 생각을 했다고 해요.
역시 밥집은 틀림없네요.
우리가 찾아간 때가 2시가 조금 넘은 때였어요. 밥때가 지나서인지 안은 조용했어요. 그래도 한 테이블에 대여섯 사람이 밥을 먹고 있더군요.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바로 이 그릇입니다.
모조리 도자기 그릇입니다.
아아, 이래서 밥집 이름에 '황토옹기'가 들어갔던 거군요.
그런데 이게 흙으로 만든 옹기그릇이라 굉장히 무겁습니다.
이 그릇에 음식을 담아 먹는 우리는 참 좋은데 설거지하는 분들은 너무 무거워서 다루기가 쉽지 않겠구나! 하는 걱정이 살짝 들었어요.
차림표에는 <선식한식뷔페>라고 쓰여있네요.
한 사람에 1만 원입니다.
9살 밑으로는 7천 원!
그리고 특선 예약 메뉴가 따로 있네요.
불낙전골, 돼지갈비전골, 흑돼지수육, 흑돼지생삼겹살 이런 메뉴들도 있어요.
그리고 우리 눈길을 확 끌었던 게 바로 이 수육이랍니다.
헐~! 한식뷔페에 수육이 나온다고요? 와우!
한식뷔페는 먹을 게 많아서 참 좋아하지요.
수육을 비롯해서 갖가지 반찬들이 줄지어 있습니다.
커다란 밥통에 고슬고슬한 밥이~
저 많은 반찬들을 보고 또 놀랐어요.
어쩜 모두 우리가 딱 좋아하는 반찬들이었어요.
김치는 딱 봐도 손수 담근 김장김치였고요. 장아찌도 많았고 산나물도 많았어요.
뭐라고 할까요? 딱 토속음식이었답니다.
안 그래도 배가 고픈데 이 수육을 보는 순간! 미치겠더군요.(?)
수육을 계속 따뜻하게 데워주기 때문에 진짜 맛있더라고요.
들깨시래깃국, 이것도 정말 맛있었답니다.
미역국도 따로 있었고요.
두부조림까지...
수육에 김치 한 조각 얹어서... 예술입니다.
시래기라서 구수하고 들깨를 넣어 고소했어요.
음식이 어느 한 가지도 맛없는 게 없었어요.
그리고 어쩜 하나같이 다 우리 입맛에 이렇게 잘 맞는지 몰라요.
아, 식혜도 있었어요. 먹느라고 사진이 없네요. ㅠㅠ 너무 달지도 않고 엿기름 맛이 훨씬 더 많이 나는 건강한 식혜더군요.
맛있게 먹고 나오면서 뜻밖에 맛있는 밥집을 알게되어 참 좋다고 인사를 드렸더니, 주인아주머니가 따라 나오면서까지 배웅을 해주더라고요.
그런데 이 난간에다가 나물을 말리고 있기에 여쭸더니, 여기서 하는 음식들이 거의 채소들인데 모두 손수 농사를 짓는 거라고 하더군요. 게다가 나물들은 따로 이렇게 잘 손질하고 말려서 한 해 동안 쓴다고 했어요. 그러면서 이 나물 창고도 보여주셨지요.
이 많은 나물들로 정성껏 음식을 해주는 밥집입니다. 그러니 맛이 없을 수가 없지요.
그리고 덕분에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었는데, 주말에나 공휴일에는 주로 산악회 사람들의 예약손님이 온다더군요. 어쩐지 아까 메뉴판에 특선 예약 음식이 따로 있었던 게 그 까닭이었습니다.
평일에는 거의 현지인들 중심이고요. 어쩐지 이렇게 시골마을 외진 곳에 있는 밥집이 어떻게 운영이 될까? 많이 궁금했는데 참 좋군요.
그리고 이 넓은 주차장과 큰 건물이 예전에는 초등학교였다고 합니다.
이제는 이해가 되는군요.
진짜 주차를 어디에 해야할까? 전혀 걱정할 거 없습니다.
아까 생각이 납니다.
바로 여기 들어설때 이 앞에서 잠깐 망설였던 생각이요.
돌아갈까? 배는 고프지만 딴 데 더 찾아볼까?
나뿐 아니라, 울 남편도 나랑 같은 생각을 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함께 웃었답니다.
큰일 날 뻔했습니다.
3층까지 올라가는 내내 망설였지만 정말 오길 잘했다는 생각에 스스로 칭찬까지 해주었답니다. 하하하~!!!
혹시 여기 가게 되더라도 전혀 놀라지 마세요.
밥집도 맞고요. 심지어 현지인 맛집인 데다가 딴 데서는 흔히 먹을 수 없는 나물 반찬이 참 많다는 걸요.
그야말로 말 그대로 저기 위 차림표에서 보던 '선식' 신선이 먹는 음식을 한 상 받고 내려온 기분이었어요.
황토옹기한식뷔페
전북특별자치도 남원시 아영면 인풍리 201 3층
☎ - 063-633-4536
아, 참! 오후 3시까지만 영업을 하신답니다.
그 뒤엔 농사를 지으러 가신대요.
대신에 미리 전화해서 이야기해 주시면 기다리시기도 한답니다. ^^
그리고 쉬는 날은 없답니다. 짬짬이 개인 일을 보러 가는 것뿐...
남원의 또 다른 볼거리도 함께 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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